"예전에는 은평구에 집 보러 오는 사람들도 드물었어요. 한 때 미분양 지역으로도 유명했으니까요. 뉴타운 개발로 아파트 매매가격도 많이 올랐고 매물도 별로 없어요."
서울 은평구가 뉴타운 등 각종 개발호재 영향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은평구는 서울 다른 지역에 비해 낙후지역으로 여겨져 왔다. 주택 매매가격 역시 서울시내에서 낮은 축에 속했다. 하지만 뉴타운 개발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등 개발 호재가 이어지며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GTX A노선은 총 83km 길이로 파주, 운정, 일산 킨텍스, 대곡, 연신내, 서울역 등을 지나 동탄에 이르는 철도다. 연신내에서 서울역이 한 정거장으로 이용이 가능해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투자자들도 은평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GTX A노선은 내년에 착공돼 오는 2023년에 개통될 예정이다.
은평구 매매가격도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16일 은평구 부동산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불광동은 반년 새 아파트 매매가격이 최고 7000만~8000만원 정도 올랐다.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대단지 아파트의 경우 4억 중반대 매물을 찾기가 힘든 상태다.
30년 정도 연식이 된 미성아파트, 대호아파트가 전용면적 84㎡ 기준 4억5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불광동 한 중개업소 대표는 "미성, 대호아파트는 지난달 초에만 해도 4억대였는데 한달새 5000만원이 올랐다"며 "GTX A노선의 교통 개선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단지 아파트인 래미안, 롯데캐슬, 힐스테이트는 전용면적 84㎡ 기준 5억5000만원부터 6억원 사이로 가격이 형성돼 있다. 불광동에 위치한 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지난해만 해도 4억8000만원선이었는데 올들어 5억대에 진입해 꾸준히 올랐다"면서 "매물도 귀하다보니 가격 상승흐름이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달 초 북한산힐스테이트 1차 전용면적 59.99㎡은 4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북한살힐스테이트 1차 전용면적 114.94㎡는 5억6000만원에 매매됐다.
▲ 불광동 롯데캐슬과 현대홈타운(사진:윤다혜 ydh@) |
은평구에서 저렴한 동에 속하는 응암동도 6·19대책에 대한 영항과 주변 뉴타운 개발로 지난달부터 가격이 급등했다. 응암동 한 중개업소 대표는 "초여름부터 최고 5000만원 정도 뛰었다"며 "물량도 많이 빠졌고 특히 로얄층은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백련산힐스테이트 분양 당시 은평구는 미분양지역인데도 웃돈이 1억원까지 붙었다"고 설명했다. 백련산 힐스테이트는 백련산 끝자락과 접한 고지대에 있지만 재개발 구역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이다. 백련산힐스테이트는 지난주만 해도 백련산 힐스테이트 1차는 84.21㎡ 4억7500만원에, 2차 전용면적 84.59㎡는 4억9700만원에 거래됐지만 이번 주에는 5억원에 진입했다.
응암동에서 작은단지에 속하는 리더스, 센타폴리스, 하늘애, 애필리움, 서강스카이빌 1·2차도 지난달 초 4억원에서 4억5000만원으로 가격이 뛰었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응암동에서 4억원대 매물은 찾기 힘들다"며 "앞으로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은평구 매매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은평구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1월 0.12% ▲2월 0.09% ▲3월 0.15% ▲4월 0.20% ▲5월 0.27% ▲6월 0.37%로 계속 상승중이다.
은평구는 신규 분양에서도 훈풍이 불고 있다. 지난달 28일 은평구 수색·증산뉴타운에 위치한 'DMC 롯데캐슬 더 퍼스트'의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324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총 1만2305명이 지원해 평균 37.9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 민간분양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던 '보라매 SK뷰'의 27.68대 1을 뛰어넘었다.
응암 1·2구역 재개발사업 물량도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응암 제2구역에서 대림산업과 롯데건설 컨소시엄으로 들어서는 '응암2 e편한세상 롯데캐슬' 2441가구가 하반기 분양을 앞두고 있다. 현대건설이 공급하는 '응암 제1구역' 재개발 단지 879가구(일반분양 320가구)도 12월에 분양될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만 1만여 가구가 새로 분양할 예정이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 삼송 아이파크(사진:윤다혜 ydh@) |
덕분에 서울 은평구와 인접한 고양시 삼송지구도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송 아이파크 전용면적 84㎡ 기준 매매가격은 5억8000만~6억5000만원 정도로 형성돼 있다.
삼송역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아이파크 전용 84㎡는 지난해 11·3 대책 때 5억원에 진입해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다 6·13 대책쯤부터 5000만원정도 올랐다"면서 "지난달에는 7억원까지 갔으나 입주 2년을 맞아 물량이 생겨 가격이 좀 떨어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삼송지구에는 신세계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 고양과 이케아 2호점 입점이 계획돼 있어 관심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른 부동산 관계자도 "교통 호재와 뉴타운 개발로 집값 상승 기대감 때문에 수요자 문의가 많은 상태"라며 "장기 투자를 목적으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