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이 바레인에서 초대형 정유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 건설사는 해외사업 손실 경험과 저유가 지속으로 지난 2~3년 해외수주 기근에 시달렸지만 최근 다시 일감을 늘려나가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달 30일 바레인 국영석유회사 밥코(BAPCO)로부터 '바레인 밥코 정유 프로젝트(BAPCO Modernization Program)'에 대한 낙찰통지서(Letter Of Award, LOA)를 접수했다고 1일 밝혔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 프로젝트를 프랑스 엔지니어링·건설업체 테크닙(Technip), 스페인 건설사 테크니카스 레우니다스(Tecnicas Reunidas, TR)와 공동 수주했다. 총 수주금액 42억달러(약 4조5000억원)중 13억5000만달러(1조4586억원)에 해당하는 부분을 삼성엔지니어링이 수행한다. 작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의 20.8% 규모다.
이번 사업은 바레인에서 원유생산을 도맡고 있는 시트라(Sitra) 공단내 밥코 정유플랜트를 현대화하는 프로젝트다. 노후한 원유증류시설을 교체하고 잔사유 수소첨가 분해시설(Residue Hydrocracking Unit) 등을 새로 설치하는 게 핵심이다.
테크닙과 TR이 주요 프로세스 설계를, 삼성엔지니어링은 탈황설비와 유틸리티 설계를 나눠 맡으며, 조달과 공사는 3개사가 공동 수행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밥코 정유시설 하루 원유처리량은 기존 26만7000배럴에서 36만0000배럴로 늘어나게 된다. 완공은 2022년 목표다.
▲ 밥코 윤활기유 생산 플랜트(BAPCO Lube Base Oil Plant, LBOP) 전경(사진: 삼성엔지니어링) |
삼성엔지니어링은 2011년에도 시트라 공단내에 '밥코 윤활기유 생산 플랜트(BAPCO Lube Base Oil Plant, LBOP)'를 짓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 프로젝트는 무재해 1000만인시(Man-Hour)를 달성하고, 열악한 지반 조건에도 공기를 맞춘 점이 높게 평가돼 2012년 중동 유력 경제주간지 MEED(Middle East Economic Digest)로부터 '품질대상'을 받았다. 앞서 발주처와 쌓은 신뢰가 이번 수주에도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세계적인 건설사들과 협업해 초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따른 위험요인을 분산시키고 사업 수행력을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정유분야 세계 최고 수준 경쟁력을 가진 테크닙과는 베트남 '푸미(Phumy) 비료 플랜트 프로젝트'를 공동 수행한 경험도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바레인에서 프로젝트 3건을 성공 수행한 경험이 있다"며 "발주처와의 협력관계와 지역사업 경험을 발판 삼아 이번 프로젝트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후속 수주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오만과 태국에 이어 이번 바레인 수주까지 올해 7조1000억원의 누적 수주고를 쌓았다. 이는 작년 연간 수주액보다 42% 늘린 규모다. 수주잔고는 9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조7000억원 늘었다. 이는 작년 매출 대비 1.4년 가량의 일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