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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겨냥' 잇단 초강수, 강남 집값 잡을까

  • 2018.01.22(월) 13:14

재건축발 기대심리 차단, 집값 상승 진화 포석
재건축 위축…공급 부족으로 중장기 가격 상승 우려
부담금 안내는 단지 쏠림·일반 아파트 시장 풍선효과도

정부가 강남 등 재건축 시장을 겨냥해 잇단 초강수를 띄우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재건축연한 연장과 안전진단 강화 등 재건축 요건 강화를 시사한데 이어 이번엔 '재건축부담금 예상액 공개' 카드를 꺼내들었다.

 

"많게는 8억 4000만원의 부담금을 내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을 발표하면서 일종의 충격요법을 통해 재건축 시장에 대한 투기세력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기대심리가 잦아들면 수요도 주춤할 것이란 기대다.

 

하지만 일반 아파트 시장 등으로의 풍선효과는 물론이고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받지 않는 단지로의 쏠림 및 가격급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론 집값 안정은 커녕 공급 위축이 되레 가격상승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잠실 주공 5단지/이명근 사진기자


◇ 재건축부담금 최고 8억원대'집 한 채 값인데'

국토교통부는 강남 4구 15곳의 재건축부담금은 조합원 1인당 평균 4억4000만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이중 한 단지는 무려 8억40000만원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국토부가 조합설립이 완료된 서울시 주요 재건축 아파트 20개 단지(강남 4구 19개 단지 및 기타 5개 단지)에 대해 재건축부담금을 시뮬레이션 한 결과다. 20개 단지의 조합원당 평균 부담금은 3억7000만원으로 예측했다. 정부는 최근의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되는 경우 부담금 수준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재건축부담금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따라 재건축사업에서 발생하는 개발이익이 조합원 1인당 3000만원을 넘으면 많게는 50%까지 부과된다. 재건축 기간 해당 지역의 평균 집값 상승률을 넘는 금액에 대해 적용한다.

정부는 올해부터 재건축부담금이 부과됨에 따라 오는 5월부터 재건축부담금 예정액을 통지하도록 했다.

 

재건축부담금 통지를 앞두고 정부가 시뮬레이션 한 금액을 굳이 공개한 것을 두고 일종의 충격요법을 쓴 것으로 시장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재건축 부담이 웬만한 집 한 채 값이라는 점을 공개하면서 재건축 투자 수익이 크지 않다는 점을 알려 시장 과열을 잠재우려는 의도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지난 18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재건축 연한을 현행 30년에서 40년으로 연장하고 안전진단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멈추지 않자 재건축 발 투기수요를 차단하기 위해 전방위 압박에 나선 것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강남 집값 상승을 주도하는 재건축 시장의 과도한 기대감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며 "초기엔 실망매물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재건축 시장을 잠재워야 일반 아파트 시장의 상승세를 조기진화할 수 있다는 포석이 깔려있다고 내다봤다.

◇ 재건축 시장 위축이 공급 위축으로…풍선효과도

 

재건축 시장의 위축도 불가피해 보인다. 일부 단지의 경우 재건축 사업을 아예 중단하거나 연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부담금을 내는 단지와 안 내는 단지간 양극화가 벌어지고, 또 개발이익이 많은 단지는 그나마 사업 추진이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단지는 답보상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연말 가까스로 관리처분 인가를내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을 피한 잠실 미성·크로바, 한신4지구 등과 올해부터 부담금을 내야 하는 잠실주공5단지, 반포 3주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간에 희비가 갈릴 것이란 지적이다. 부담금을 피한 단지의 경우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양지영 R&C 연구소장도 "정부가 공개한 예상 부담금은 사실 너무 높다"면서 "조합원들 사이에서 재건축 추진과 관련해 갈등이 생길 것이고 결국 사업 자체가 늘어질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이는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게 되는 것을 뜻한다. 결국 공급이 부족해지면 가격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재건축 시장만 놓고 보며 가격이 잡힐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풍선효과로 인해 일반 아파트 시장으로 (가격 상승세 혹은 수요가)옮겨 붙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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