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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팡질팡 부동산정책]③'문제는 공급이라니까'

  • 2018.09.06(목) 11:15

수요규제로는 한계…공급 확대 정책 전환
실제 공급시기와 시차 불가피…효과 미지수

“부동산 규제로 시장에서 넘쳐나는 에너지를 잡기는 힘들다”

지난 1월 똘똘한 한 채 열풍에 서울 강남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당시 한 부동산 전문가에게 '정부가 대응할 수 있는 대책은 어떤 것이 있을까'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시간이 약 9개월 지났지만 여전히 반복되는 규제의 한계가 느껴진다. 정부 정책을 비웃듯 집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 규제의 허점을 파고들거나 정부 정책을 역이용하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결국 정부 목표인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땜질식 규제 방안이 아니라 큰 틀의 방향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부도 이를 수용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미 서울 집값이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상황이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공급 확대 효과를 쉽게 예단하지 못하고 있다.

 

 

◇ 공급으로 방향 전환?

6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정부는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주택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르면 이번주중 세금 규제와 주택공급 확대를 포함한 집값 안정화 대책이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국토부는 지난달 27일 수도권에 24만2000가구 규모의 택지지구 14개를 추가로 조성하기로 했다. 2022년까지 수도권에 44개 신규 공공택지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택 공급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속도가 더 붙었다. 이에 당초 예상보다 더 많은 숫자의 택지가 확보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경기도 지역에서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의 등 8개 지역에서 지구지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지역이 서울 강남 접근성이 좋은 경기 과천시다. 이 지역에는 미니 신도시 규모로 주택 7100가구가 공급될 전망이다.

서울에서는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이 점쳐진다. 강남구 세곡동과 서초구 내곡동, 은평구와 강서구 일대 등이다. 다만 그린벨트 해제 권한이 있는 서울시는 도심 유휴지 등을 대상으로 공급확대를 위한 택지 발굴을 우선으로 한다는 입장이다.

 

소규모 재건축이나 가로주택정비사업, 자율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 정비사업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내용도 검토되고 있다. 이미 지난 6월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빈집 및 소규모 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임대 면적이나 세대수 기준 충족시 용적률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자율주택정비사업 대상에 기존 단독주택과 다세대주택에 더해 연립주택도 확대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와 함께 서울시 상업지역 혹은 준주거지역에 공급되는 주상복합 등의 주거 면적을 높이는 방안도 거론된다.

◇ 공급 확대, 효과 있을까

주택 공급 확대는 '양날의 검'이다. 중‧장기적으로 공급을 늘리며 서민들에게 지금 당장 집을 사지 않아도 된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부여해 집값 안정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이에 반해 택지 개발 등 주택 공급 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개발 이슈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부작용을 낳는다.

서울시가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주택 공급 결정에 어려움을 표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서울시는 그린벨트 해제가 집값 안정 대신 오히려 택지개발 이슈로 주변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통한 주택 공급(소규모 주택정비 제외)과 수도권 대규모 신도시 조성 등에는 선을 긋고 있는 국토부 역시 입장은 다르지 않다. 일각에서는 거주와 투자 수요가 끊이지 않는 서울에 주택 공급을 확대하면 오히려 투기를 조장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주택 공급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계속 제기돼왔다. 단순히 수요 억제만으로는 시장을 안정시키기 힘든만큼 공급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수요가 집중되는 서울 등 주요지역에 대한 공급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같은 주장의 골자다.

 

문제는 시장이 과열돼있는 까닭에 공급 확대 정책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중‧장기적으로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에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시그널을 받아들여 수요가 분산되면 집값 안정화 효과가 있겠지만 반대의 경우 개발 이슈만 더해져 투자 심리만 더 자극할 수 있어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주택 공급이 확대되면 집값 안정을 기대할 수 있지만 택지 조성과 분양 승인 등을 거치면 시간이 많이 소요돼 단기간에 집값을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오히려 최근 과열된 시장에 개발 이슈 영향으로 주변 지역 부동산 가격을 띄우는 부정적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불안 심리를 잠재우는 효과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집값이 불안정해지면서 서민 무주택자들도 시장에 참여해 비정상적으로 과열된 측면이 있다"며 "지금 집을 사지 않아도 주택 공급 확대를 통해 나중에 집을 살 수 있다는 신호를 준다면 집값은 지금보다 안정화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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