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의 핵심 키워드를 뽑아내 더 쉽게, 더 재밌게 설명해드리는 '뉴스투뿔' 김춘동입니다.
요즘 온통 부동산 얘기로 떠들썩합니다. 서울 주요지역 아파트 가격이 하룻밤 자고 나면 억 소리 나게 오르다 보니 상대적인 박탈감에 시달리거나 지금 사도 늦지 않을까 고민하는 분들도 부쩍 많아졌는데요.
정부가 지난 13일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자연스럽게 아파트 가격이 계속 갈지 아니면 이젠 꺾일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그런데 9.13 대책을 보면 크게 주목받지 않은 정부의 비밀병기가 있다고 합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대놓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는데요.
주인공은 이번 달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 주택임대차정보시스템(RHMS)입니다. 비즈니스워치 원정희 기자가 19일자로 쓴 '다주택자 꼼짝마!…임대소득 샅샅이 파헤친다' 기사를 보면 이 시스템은 부처별로 흩어져 있던 임대차 정보를 모두 한데 모아 엮었습니다.
이 정보들을 활용해 자가와 빈집 여부 등을 확인한 후 공시가격과 실거래 가격, 전월세 가격 정보 등과 연계하면 임대소득을 훨씬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합니다.
가령 건축물대장이나 재산세대장을 보면 주택 소유 현황을 알 수 있는데요. 이 건축물대장에 나와 있는 소유자의 주택 소재지와 주민등록 자료를 비교하면 자가 거주 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전월세 확정일자를 신고하지 않았거나 월세 세액공제 정보가 없더라도 전기사용량을 체크하면 공실 여부도 알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게 임대 여부와 임대 소득 파악입니다. 기본적으론 전월세 확정일자나 월세 세액공제 등을 활용하고요. 이 자료가 없으면 한국감정원이 가지고 있는 주택 유형이나 규모별 전세금 같은 자료를 통해 전·월세금을 추정할 수 있다고 합니다.
국토부가 이 시스템을 시범운영했더니 전국적으로 임대주택이 692만 채 정도였고, 이 중 임대료 정보가 드러나지 않은 경우가 73%에 달했는데요. 앞으론 이 주택들도 임대소득 정보를 추정해 세금을 매길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 16일엔 국세청이 국토부 자료를 근거로 고가 아파트를 여러 채 임대하면서 세금을 탈루한 세무검증 대상자 1500명을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전국에 아파트를 60채나 가지고 있으면서도 명의를 다른 사람으로 돌려 세금을 내지 않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이 있는데요. 풍부한 데이터와 정확한 통계는 부동산 정책에서도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주택임대차정보시스템이 정부의 기대대로 꿩 잡는 매가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김춘동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