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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원가 공개]②집값 '거품' 파악될까

  • 2018.11.20(화) 15:49

정치권·시민단체 '공공주택, 분양원가 공개 당연'
"원가 공개항목, 지금보다 확대해야" 입장

10여년 만에 분양가격 공시항목이 다시 확대된 배경에는 집값 이상급등이란 공통점이 존재한다. 2006~2007년에도 그랬고, 올해도 서울 집값이 작년 말보다 10% 가까이 오르면서 부동산 정책은 정치권에서도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분양원가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은 주택을 공급하는 건설사가 과도하게 분양가를 높게 책정해 수익을 늘리고, 이로 인해 집값에 거품이 끼었다고 강조한다. 분양가격 공시항목을 늘리면 원가를 정확히 파악해 분양가를 낮출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집값 안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 공공주택 분양원가 공개, 서민주거안정 첫걸음

내년 1월부터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공동주택 분양가격 공시항목은 12개에서 62개로 늘어날 예정이다. 택지비를 비롯해 공사비와 간접비 항목이 2007년 수준으로 세분화되고, 공조설비공사가 별도 항목으로 구분되면서 2007년보다 1개 항목이 더 늘어났다.

그동안 경실련 등 시민단체와 분양가격 공시항목 확대를 주장한 정치권 일각에서는 분양원가 공개 뿐 아니라 분양가 상한제, 후분양제 등을 통해 '서민 주거안정'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선제적 조치로 공공택지에 건립되는 공공주택의 분양가격 공시항목 확대를 정부에 강력히 요구했다. 분양가격에 반영되는 요인을 세세하게 공개하면 서민들이 더 저렴하게 공공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경실련 관계자는 "그동안 소송 등을 통해 입수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분양원가와 실제 사용되는 금액 차이가 매우 컸다"며 "실제 공사에 투입되는 공사비 내역서가 함께 공개돼야 분양원가 검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공공주택은 국민 세금이 소요되는 만큼 분양가격 공시항목을 확대하는데 있어 당위성은 충분하다는 의견도 있다. 더 나아가 공공주택 분양가격 항목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면 이를 바탕으로 민간아파트 분양가도 추정할 수 있어 합리적인 분양가 산정이 가능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건설사들이 공사비용을 산정할 때 간접비 등을 두루뭉술하게 산정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공공주택은 세금이 들어가기 때문에 공시항목 확대로 이전보다 공사비를 적확하게 사용하고 이를 통해 세금을 방만하게 써왔던 것을 제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공주택 분양원가를 분석하면 민영 아파트 분양가격도 추정할 수 있어 간접적으로 이들 분양가를 낮추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집값도 잡는다…장기적으로 항목 더 늘려야

분양가격 공시항목 확대를 찬성하는 측에서도 공공주택 분양가격에서 거품을 제거해 서민 주거안정을 도모할 수는 있지만 전체 집값을 잡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최근의 집값 상승은 분양가를 통제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주택 공급은 줄어든 반면 수요는 크게 늘어난 게 주원인으로 꼽히고 있어서다.

 

 

그럼에도 공시항목 확대를 가장 강력히 주장하는 경실련 측은 실제 집값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분명 존재한다는 입장이다.

경실련 관계자는 "2007년 분양가격 공시항목이 늘어난 이후 서울 강남 지역 집값은 상승세가 둔화되거나 이전보다 가격이 떨어진 곳이 나타났다"며 "다만 2012년 3월 공시항목이 다시 12개로 줄면서 그 효과가 제한적이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이번 공시항목 확대는 정권에 상관없이 일정기간이상 지속되고, 지금보다 더 공시항목을 늘려가야 부동산 시장 안정에 더 효과적이라는 게 분양원가 공개를 주장하는 측의 목소리다.

이 관계자는 "적어도 5년 이상 지금 수준의 공시항목을 유지해야 집값 안정 효과가 제대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는 분양가격 공시항목 확대에 머물지 말고 공공 비용이 투입되는 공사 지출이 얼마인지 누구나 알 수 있도록 상세한 공사비내역 공개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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