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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만으로는..." 새 먹거리 찾는 중견건설사

  • 2019.06.20(목) 10:30

정부 규제로 정비사업 막혀 주택 수주 더 어러워져
리모델링·임대·레저·물류 등으로 영역확장
"당장 수익내기 어려워도 새 먹거리 발굴해야"

주택 사업은 정부 규제로 막히고 가뭄에 콩 나듯 나오는 정비 사업은 덩치 큰 대형 건설사와 겨뤄 차지해야 한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 기존 주택 시공 사업에서 벗어나 리모델링, 임대, 레저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국내 중견 건설사들의 얘기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들은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수주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활로를 찾기 위해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입을 모았다.

신영은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지난 2017년 11월부터 임대사업을 실시해 이달 2호점인 '지웰홈스 서초'(사진) 임대를 시작한다.

◇ 전담부서 신설 '신사업 잰걸음'

반도건설은 지난 10일 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수주하며 토목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이 회사가 처음으로 단독 수주한 토목 단지는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명동지구 '첨단산업 및 지식기반 산업기지 조성사업'으로 509억원 규모다. 반도건설은 또 본계약을 앞둔 김해 대동첨단산업단지 조성사업(총사업비 1조1000억원 규모) 수주에도 참여 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기존 공공택지 중심의 주택사업에서 토목SOC(사회간접자본)사업, 도시정비사업, 복합개발사업, 대형개발, 비주거상품으로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효성중공업은 리모델링 사업에 닻을 올렸다. 이 회사는 지난 1일 서울 강동구 둔촌현대2차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의 시공권을 확보했다. 총 공사금액은 610억원이다.

리모델링은 정부의 재건축시장 규제로 건설사들이 정비사업에서 벗어나 새롭게 주목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다. 리모델링은 가능 연한이 15년 이상으로 재건축 가능 연한(30년)보다 짧아 빠른 사업 추진이 가능하고 초과이익환수제,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등의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사업다각화를 위해 올해부터 리모델링 전담부서를 만들고 수주에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해외 건설 프로젝트 등 해외영업도 시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분양 대신 월임대료를 받는 임대주택 사업에 속도를 내는 곳도 있다.

신영은 2017년 11월 '지웰홈스 동대문'으로 임대주택 사업에 진출했다.

임대만 보증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임대 후에도 임차인을 위한 각종 서비스 사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주로 역세권 1·2인 가구를 대상으로 하며 동대문점의 경우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60만~73만원 수준으로 운영한다.

신영 관계자는 "사업영역을 확장하자는 취지에서 임대사업을 시작해 4호점까지 계획하고 있다"며 "2호점인 서초점을 준공해 곧 임대를 시작하고 3호점인 왕십리도 이미 착공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신세계건설은 물류센터 시공뿐만 아니라 스마트 물류시스템 개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신세계건설이 지난 4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물류산업대전에 전시한 '물류용 자율주행로봇(AGV)'.

◇ 이런 수주도 한다!

주택이나 토목 외 전혀 다른 영역에서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건설사들도 있다.

호반건설은 골프와 리조트 등 레저 사업을 키우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리솜리조트를 2500억원에 인수하면서 계열사 호반호텔앤리조트를 출범하고 올해초 덕평CC, 서서울CC 두 골프장을 인수했다. '종합레저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걸음이다.

레저·관광 사업을 신사업으로 밀고 있는 부영은 단순 인수에서 벗어나 시공 및 운영 등도 고려중이다. 부영 관계자는 "그동안 호텔이나 리조트 등을 인수만 했다면 최근엔 부지 매입, 개발, 운영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건설은 스마트물류시스템을 개발해 물류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시스템은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분석 등 첨단 신기술과 지능화된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물류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고 최적화해 준다.

그동안 물류센터 시공만 해왔다면 운영시스템 구축까지 확대한 것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유통시설, 물류센터 등을 짓기만 하다가 지난해부터 주택브랜드 '빌리브(VILLIV)'를 론칭하며 주택사업을 시작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며 "최근 선보인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통해 물류센터 시공과 시스템까지 동반 수주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주택만으로는..."

이처럼 중견 건설사들이 신사업 확보에 나선 이유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와 주택시장의 침체 등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6월 전국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전망치는 77.3으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올랐다. HSSI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거나 분양 중에 있는 단지의 분양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로, 100 이하면 시장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업자가 더 많다는 뜻이다. 6월 HSSI 전망치는 전월 보다는 소폭 올랐으나 70선으로 여전히 분양시장에 기대감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형업체에 비해 중견업체의 기대감이 낮다. 대형업체의 6월 HSSI 전망치는 82.0으로 전월 대비 5.6포인트 오른 반면 중견업체는 71.7로 6.3포인트 내렸다. 주택 수요가 많은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분양 사업을 하는 대형업체와 달리 중견업체는 미분양 리스크가 높은 지방에서 주택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정비사업 규제로 주택을 인·허가 받기도 힘든 상황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주택 인·허가 실적은 전국 3만5616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23.8% 감소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중견건설사는 대형건설사에 비해 재건축 등 정비사업 수주가 힘들고 택지 등 여유 땅이 없다"며 "돌파구를 찾기위해 주목했던 리모델링 등 분야는 시장이 크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택·건설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어 다방면으로 사업을 모색하는 분위기"라며 "새롭게 도전하는 비주택 사업 부문들은 당장 수익이 나거나 주택사업처럼 수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겠지만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취지에서 시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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