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가까이 표류하던 위례신도시의 트램(Tram‧노면 전차) 사업이 다시 속도를 낸다.
위례신도시에서 계획된 철도망 4개 중 한 곳도 삽을 뜨지 못한 상황에서 트램 사업의 본격화는 일대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개통까지 최소 5년은 걸리는데다 인근 지역의 입주 물량이 많아 집값 반등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울시는 ‘위례선 도시철도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다음 달부터 10개월간 진행한다고 4일 밝혔다.
위례 트램은 위례신도시 교통편의 향상을 위해 지하철 5호선 마천역에서 8호선 복정역‧우남역 구간을 연결하는 도시철도 노선으로 5.44km, 정거장 12개소, 차량기지 1개소가 건설된다.
이번 용역을 통해 해당 ▲도시교통권역의 특성‧교통상황 및 장래의 교통수요 예측 ▲도시철도의 건설 및 운영의 경제성‧재무성 분석과 그 밖의 타당성의 평가 ▲정거장 위치와 차량기지 등 개략적인 노선망 ▲사업기간 및 총사업비 등의 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오는 12일 입찰참가업체 등록 및 사업수행능력평가서를 제출받아 업체별 사업수행능력을 평가하고, 26일부터 30일까지 가격 입찰을 통해 낙찰자를 결정한다.
트램 사업의 본격화는 아직 철도 노선이 없는 위례신도시에 낭보다.
지난 2003년 2기 신도시로 조성된 위례신도시는 계획된 4개 철도사업 중 착공에 들어간 노선이 ‘제로(0)’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주민들은 새벽부터 버스를 타고 ‘지옥의 출근길’을 겪으며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위례에 들어서기로 한 노선은 위례 트램을 비롯해 위례신사선(위례~강남 신사역), 위례과천선(위례~경기 과천), 8호선 연장 등이다.
위례신사선은 추진 10년 만인 지난해 10월에야 겨우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 위례과천선은 노선 문제로 인한 지자체 간 갈등으로 표류하고, 8호선 연장은 토지보상이 늦어지면서 개통이 2021년으로 미뤄졌다.
위례 트램 사업도 지난 2008년 광역교통대책에 포함된 이후 10년간 민자적격성 문턱을 넘지 못하다가 지난해 말 공공사업 방식으로 방향을 틀었고, 정부가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겠다고 밝혀 사업 추진에 힘을 실어줬다.
서울시는 토지비를 제외한 총 트램 사업비를 18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올해 추경으로 10억원을 확보하고, 향후 1790억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제현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위례신도시 교통편의 향상을 위해 추진하는 위례선(트램)의 조기 착공을 위해 관련 절차 이행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내실 있는 기본계획 용역 성과를 도출해 시민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고품격 대중교통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트램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일대 주민들의 기대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서울시가 위례 트램 사업을 공공사업으로 전환하고 지난 5월 관계기관 간 업무협약을 체결하자, 각종 부동산 커뮤니티 등엔 교통난 해소로 인한 집값 반등을 기대하는 주민들의 게시글이 다수 올라왔다.
업계에선 위례 트램 사업이 가속화돼도 철도 개통까지의 소요 시간, 공급 물량 확대 등으로 당분간 집값이 반등곡선을 그리긴 힘들 것이란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특히 인근 강동구에서 올해 1만1000가구가 입주하고, 하남 미사(감일지구 포함)에선 3600가구가 준공되는 등 대규모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개통까지도 5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착공 시기는 오는 2021년 말로 보고 있는데, 완공 시기는 기본계획이 나오면 정해진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2023년말 완공되고, 2024년 이후 개통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위례 트램은 아직 공사가 본궤도에 오른게 아니라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된다는 것이어서 집값에 영향을 미칠만한 이슈는 아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