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아파트 매입에 따른 연간 금융비용(대출 이자)이 6개월 만에 100만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금리가 내려가고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매섭게 치솟던 아파트값 상승세가 멈춘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인해 대출 증가가 억제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19일 부동산정보서비스 직방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 아파트 구입에 따른 전국 연간 금융비용은 평균 337만3000원으로 2018년 하반기 437만원에 비해 99만7000원(22.8%) 하락했다. 이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를 가정한 아파트 구매 대출 이자액을 시뮬레이션한 결과다.
올해 상반기 전국의 아파트 구매 대출 이자액은 2016년 하반기(연간 332만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16년만 해도 금리 인상, 아파트 매입가격 상승 등으로 연간 금융비용도 상승 추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2019년 들어 금리와 매입가격 모두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수도권은 2018년 하반기 581만원에서 2019년 상반기 488만원, 지방은 같은 기간 각각 273만원에서 231만원으로 각각 16%, 15% 내려갔다.
권역별로 보면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경기도로 작년 하반기 465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370만원으로 95만원 줄었다. 이어 대구(-79만원)·인천(-59만원)·제주(-59만원)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서울 지역의 아파트 매입 금융비용도 연간 909만원으로, 작년 하반기(933만원)보다 24만원(2.5%) 감소했다. 다른 지역보다 이자액 감소폭은 작았다. 서울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 폭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에서 발표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신규취급액기준)도 올해 6월 2.74%로 2016년 8월 2.70% 이후 가장 낮다. 아울러 7월에 이뤄진 정부의 기준금리 인하와 미국의 금리 인하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 가능성은 더 커졌다.
이처럼 금리가 하락하고 금융비용 부담도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아파트 매매가격까지 내려가는 건 과거의 시장흐름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라는 게 직방 측 설명이다.
2013년부터 연간 금융비용이 줄어들면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하고, 금융비용이 늘어나면 아파트 가격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2019년 상반기엔 금융비용과 아파트 매매가격이 동반 하락했다.
이에 대해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상반기처럼) 금리가 하락하고 금융비용 부담도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이 하락한 것은 과거 흐름과 비교해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정부가 9·13 부동산 대책 등을 통해 대출 자금의 주택시장 유입을 억제하고 있는 것이 매매가격 안정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낮은 금융비용으로 자금 유입 차단이 완화될 경우 시중자금이 빠르게 주택 매매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만큼 정부의 자금 유입 억제 정책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