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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HUG, 분양보증수수료 얼마나 비싼데?

  • 2020.01.16(목) 09:29

HUG 보증수수료 부담에 우는 지방·중소 건설사들
신용등급‧사업장별 수수료 편차커…결국 '독점 보증' 폐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과도한 분양보증수수료를 대폭 인하해줄 것을 건의합니다!

올해도 대한주택건설협회(주건협)가 발표한 주택업계 건의사항에 어김없이 HUG의 분양보증수수료 인하가 포함됐습니다.

주건협은 국내 8000여개 중소 건설사로 이뤄진 협회로서 업체들의 애로사항을 대변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매년 건의사항을 발표해 오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HUG의 보증수수료 인하는 단골 손님격으로 나오는 요구입니다. 그만큼 중소 건설사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거죠.

주택업계의 건의가 계속되자 HUG도 보증수수료를 몇 번 매만지긴 했는데요. 여전히 '과도한 수수료'라며 우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가 뭘까요.

분양보증은 주택을 짓던 회사가 부도가 나도 주택 완공이나 분양대금 환급 등을 보장해주는 일종의 보험으로, 국내에선 HUG가 독점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인사이드스토리]HUG만 하던 분양보증, 독점 깨지면?

보험에 가입하려면 보험료를 내는 것처럼 주택 사업자가 HUG의 분양보증을 받을 때도 보증료를 내야 합니다.

보증료는 ▲보증금액 ▲보증료율 ▲보증기간(보증기간에 해당하는 일수/365)을 곱해서 산정하는데요. 주택업계가 '인하'를 요구하는 것은 '보증료율'입니다.

보증료율은 대지비부분, 건축비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요.

대지비부분 보증료율은 연 0.138%로 동일하고요. 건축비부분은 '건설업체 신용평가등급'과 '사업장 보증심사평가등급' 두 가지를 적용해 매트릭스 방식으로 산정합니다.

건설업체 신용평가 등급은 AAA부터 D까지 총 15개 등급으로 구성되고요. 사업장 보증심사는 1~5등급으로 나뉩니다. 건설업체 신용평가 등급이 높을수록, 사업장 보증심사 평가등급이 높을수록 보증료율이 낮은 구조입니다.

가령 'ㄱ' 건설사의 신용평가등급이 최고 등급이 AAA면서 'ㄱ' 건설사가 분양하는 사업장에 대한 보증심사평가도 1등급이면 연 보증료율은 가장 낮은 0.158%가 됩니다. 반면 기업의 신용평가등급이 가장 낮은 D등급을 부여받은 'ㄴ' 건설사가 분양 사업장 평가 등급까지 최하인 5등급을 맞으면 연 보증료율은 최고 0.469%까지 올라갑니다.

보증료율 편차가 최고 0.311%까지 나는데요. 중소 건설사들이 '과하다'고 지적하는 부분이 바로 여깁니다.

중소 건설사는 주로 지방에서 주택을 분양하는데요. 지방은 미분양 물량도 많고 지역 경기도 위축돼서 지방 사업장의 평가 등급이 잘 나오기가 힘듭니다. 대형 건설사에 비해 신용평가등급도 낮고요.

대형 건설사에 비해 분양 여력이나 환경이 녹록치 않은 중소 건설사가 보증료는 더 낼 수밖에 없는 거죠.

보증료율만 봐서는 보증료 부담이 와닿지 않아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비즈니스워치가 지난해 11월 서울과 충북에서 분양한 각각의 아파트 입주자모집공고에 기재된 분양가격, 대지비, 건축비, 보증금액 등에 HUG의 분양보증료 산식을 대입(보증기간은 3년으로 설정)해 보증료를 추산해 봤는데요.

강남에서 분양가 11억~14억원대의 주택을 분양한 'A'아파트는 시공능력평가 20위권에 드는 대형 건설사가 시공하고 땅값 비싼 강남에 분양했습니다. 업체신용등급과 사업장 보증심사평가 모두 최고 등급으로 설정해 단순 계산해본 결과, 보증료는 1억4023만원 정도로 추정됩니다. 전체 분양금액(약 394억원)의 0.36% 수준이죠.

반면 충북 'B' 아파트를 분양한 건설사는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100위권 밖인 데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충청북도가 여전히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7번째로 미분양 주택이 많은 만큼 중저 등급(BB+, 5등급)으로 설정해 봤는데요. 이럴 경우 보증료는 총 9억5618만원으로 전체 분양금액(약 1644억원)의 0.83%에 달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에 대해 주건협 측은 "사업성평가 배점이 낮을 수밖에 없는 지방일수록 높은 보증료율이 적용돼 사업의 예측가능성이 저하되고 사업추진에 어려움으로 작용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건설업체의 신용평가등급을 기준으로 보증료율을 산정하되, 사업장별 평가등급에 따라 최대 0.1% 범위 내에서 가산 또는 할인해 보증료율 편차를 줄여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서울의 한 아파트. 기사 내용과 무관./채신화 기자

하지만 HUG의 대응은 그리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HUG의 입장은 "분양보증이 소비자 보호 차원의 보험 상품인 만큼 리스크를 기반으로 책정하는게 맞다"는 건데요. 그러다 보니 보증료율도 대부분 한시적으로 인하해줬습니다.

2018년 이재광 HUG 사장이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면 조정하겠다"고 밝힌 뒤 같은 해 7월 총 15%가량(대지비부분, 건축비부분 수수료율) 내렸는데요. 근본적인 문제(보증료율 체계 등)를 개선하지 않았고, 일회성 인하에 불과하다는게 주택업계의 주장입니다.

이런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이유로는 늘상 '독점 분양보증'이 꼽힙니다. 각각 연간 50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과 보증료수익을 내는 HUG가 수수료 인하 여력이 되면서도 적극적으로 인하하지 않는 건 경쟁 상대가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HUG의 말마따나 리스크가 큰 곳에 대해 더 많은 비용을 물리는 것은 당연한 시장 논리입니다. 다만 경쟁구도가 형성이 되면 리스크에 대한 평가방식이 조금씩 다를 수 있고, 여력이 되는 한도 내에서 다른 비용(수수료)을 책정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HUG의 독점 보증 문제는 지난해에도 분양가 통제, 이를 통한 분양 지연 등이 논란이 되면서 불거진 바 있는데요.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동주택 분양보증 업무를 민간 보증보험회사로 확대하는 내용의 주택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5개월째 계류중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분양 보증 기관이 한 곳밖에 없는게 항상 문제"라며 "보증료가 아무리 높다고 해도 보증을 받아야 분양을 할 수 있고, HUG가 아니면 보증을 받을 수 없는데 별 수 있겠느냐"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혹시 밉보여서 보증을 안 해주거나 보증서 발급할 때 시간을 끌까봐 강하게 요구도 못하는 실정"이라며 "분양 보증 기관이 여러개 있으면 경쟁 체제가 성립되면서 보증료도 더 합리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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