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 검색

HUG 분양보증 '27년 독점' 깰 기관은?

  • 2020.08.25(화) 15:48

국토부, 주택분양보증시장 개방 연구 용역 발주
SGI서울보증 추가될수…분양가통제 우려 여전
업계 "공제조합·일반보험사까지 열어줘야"

27년간 닫혔던 주택 분양보증 시장의 문이 열릴까.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독점하던 분양보증 기관 확대가 검토되면서 주택 시장에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경쟁체제가 성립되면 분양보증 수수료율 인하, 분양가 통제 기능 완화 등의 순기능이 예상돼서다.

다만 이제 막 검토 단계로 시장 개방을 예단할 수 없고 현행법상 추가 대상 기관이 '준정부기관'의 성격을 띠는 SGI서울보증 뿐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지난 4월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린 견본주택 내부 모습./이명근 기자 qwe123@

◇ SGI서울보증 추가되면…

국토교통부가 이달 21일 주택분양보증부문의 개방효과 분석이 포함된 연구용역('주택 분양보증 제도의 발전 방향')을 발주했다.

주택 분양보증은 선분양 주택 시장에서 건설사 등의 부도에 대비해 아파트 계약자들이 내는 분양대금을 보호하는 것으로, 지난 1993년 주택사업공제조합(현 HUG)을 출범한 이후 지금까지 HUG가 독점 수행하고 있다. 현행법상 주택 사업자가 30가구 이상의 주택을 선분양하려면 HUG의 분양보증이 있어야만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고 분양을 할 수 있다.

그동안 분양보증 독점을 깨려는 시도는 꾸준히 있었다. 특히 HUG가 지난해 고분양가 관리지역에 대한 분양가 산정 심사 기준을 높이는 등 '분양가 통제' 기능을 강화하자 그 필요성이 더 높아졌다.

HUG는 분양가가 높으면 분양보증서를 발급하지 않는 식으로 분양가 관리의 핵심 역할을 맡아 왔다. 일반분양만 5000가구에 달하는 강동구 '둔촌주공'의 경우 수개월간 HUG와 분양가 씨름을 하다가 결국 선분양을 포기하기도 했다.

이에 2017년 공정거래위원회가 '경쟁제한적 규제에 대한 개선안' 발표를 통해 HUG의 주택 분양보증 영역을 2020년까지 시장에 개방할 것을 요구했다. 국토부는 공정위의 지적을 받아들이면서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최근 들어서야 연구용역을 발주하며 검토를 시작하는 모습이다.

현재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주택 분양보증 업무는 HUG 또는 국토부 장관이 지정하는 보험회사가 수행할 수 있게 돼 있지만 그동안 따로 보험회사를 지정하지 않았다. 국토부 장관은 보험회사 중 '보증보험을 영위하는 보험사'만 지정할 수 있는데 현재로선 SGI서울보증 한 곳만 대상이 된다.

SGI서울보증은 민간보험회사여서 국토부 산하의 HUG와 같이 '분양가 통제'를 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공공성을 강화해야 하는 단지는 분양가를 적정하게 유지할 수 있게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지만 분양가격을 인위적으로 낮추기 위해 분양보증 자체를 안 해주는 (그동안 HUG의 방식)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분양보증 시장이 개방되면 이런 문제들이 개선되면서 분양 사업장들이 좀 더 안정적으로 분양보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공제조합·일반보험사까지 확대돼야"

건설업계의 반응은 아직은 시큰둥하다.

분양보증 시장 개방 시 보증수수료 인하나 사업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점에선 내심 기대하고 있지만 연구용역 발주가 시장 개방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이제 막 검토하는 단계라서 중간 과정에 어떻게 바뀔지도 모르고 안 될수도 있어 기대감이 크진 않다"고 말했다.

중견·중소건설사를 회원사로 갖고 있는 대한주택건설협회 측도 "연구용역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몰라서 그 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SGI서울보증만 추가돼서는 시장 활성화가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다.

SGI서울보증은 민간회사이긴 하지만 정부가 공적자금을 대거 투입했고 현재도 예금보험공사가 90%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결국 SGI서울보증도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아 HUG처럼 분양가를 통제하는 방향으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전문가들은 개방의 폭을 더 넓힐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덕례 실장은 "기본적으로 모든 업권엔 회원사들의 금융지원을 해줄 수 있는 공제 조합이 있다"며 "건설부문의 공제조합을 만들어 분양보증 기능의 일부를 담당하는 게 다른 업역과의 형평성에도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건협은 보증기관 경쟁체제 도입을 위한 자체적인 '제2의 공제조합' 설립을 추진 중이기도 하다. 지난 5월 관련 용역을 발주한 상태로 올해 12월께 결과가 나오면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일반 사기업인 손해보험사 등 민간으로 영역을 확대하지 않으면 자율경쟁에 따른 순기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눈과 귀를 열면 돈과 경제가 보인다[비즈니스워치 유튜브 구독하기]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많이 본 뉴스 최근 2주 한달

산업·부동산 경제·증권 디지털·생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