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감염병 사례에서 나타난 글로벌 경제의 일시적 충격 후 반등, 이른바 V자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U자, L자 경로마저 우려됨에 따라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과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16일,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경제·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부동산시장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규제가 덜한 지역을 중심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거래 절벽이 이어지고 강남을 중심으로 집값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각종 규제에도 아랑곳않던 부동산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기대심리'가 꺾이면서 집값하락기를 맞았던 때와 비슷한 전철을 밟는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사스(2003년), 신종플루(2009년), 메르스(2015년) 때와는 산업은 물론이고 경제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파가 다르다는 얘기다. 부동산시장도 과거 이같은 전염병으로 인한 영향은 크지 않았다.
이보다는 1998년의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직격탄을 맞았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외환위기 때 서울 아파트 값은 무려 14.6% 빠졌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묘하게 상황이 닮아 있다. 참여정부 당시 집값을 잡기 위해 초강력대책을 쏟아냈지만 2004년 '반짝' 하락 이후 매년 큰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참여정부 마지막해인 2007년 강남은 하락세로 전환하는 등 꺾이기 시작했고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으로 불리었던 서울 외곽이 강세를 보였다. 이듬해 9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축적한 부동산규제 영향까지 겹치면서 2010년부터 4년간 서울집값은 8.95% 떨어졌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2005년 8.31대책이 나왔지만 사람들의 (집값상승) 기대심리가 안꺾여 2006년까지 상승세가 이어졌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기대심리를 꺾이게 했다"고 설명했다.
안 부장은 "지금도 최장기간 집값 상승세를 이어간 것은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과 사람들의 기대심리 때문"이라며 "정책으로 컨트롤 안되는게 기대심리인데 코로나가 단초가 돼 기대를 꺾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지난해 12.16대책을 계기로 강남이 꺾이고 풍선효과로 인해 집값이 상대적으로 낮은 서울 외곽과 경기도 등 규제가 덜한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닮았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강남4구는 최근 7주 연속 하락세다.
문재인 정부들어 2년여 동안 12.16대책을 포함해 무려 19번의규제를 쏟아냈다. 대출과 세금을 전방위로 옥죄고 분양가상한제 등의 시행을 앞두고 있는 등 규제들이 누적돼 있는 상황이다. 이런 규제들이 기대심리 하락과 가격조정기와 맞물리면서 더 큰 효력을 낼 가능성이 있다.
다만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0%대에 도달하는 등 금리수준이 과거보다 현저히 낮아 과거 만큼 하락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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