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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주택시장, 내집마련은?…"유보해야" vs "급매 잡아야"

  • 2020.03.17(화) 16:43

고가‧다주택자, 세금부담 앞두고 매각 여부 고심
집값 조정 가능성에도 실수요자, 매수 타이밍은 엇갈려

코로나19(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내 집 마련을 계획한 실수요자들의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의 집값 예측이 엇갈리고, 거래 시장도 크게 위축된 까닭이다. 이런 상황에서 급매물을 잡을지, 지연되는 분양을 계속 기다려야 할지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반대로 고가 주택 보유자나 다주택자들은 집을 팔아야 할지를 두고 계산이 한창이다. 6월 이전에 주택을 처분하지 못하면 보유세 부담이 현실로 다가온다. 그렇다고 가격을 크게 낮추기는 어려워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팔까, 버틸까

우선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매물이 등장할지 여부가 관심이다. 정부는 지난해 12.16 대책을 통해 시세 9억원 이상과 규제지역 내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한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인상, 세금부담을 크게 늘리며 시장 안정을 꾀했다.

특히 세금부담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평가받는 공시가격 현실화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표준단독주택과 표준지 공시지가에 이어 오는 19일 공동주택 공시가격 열람과 의견수렴이 이뤄진다.

이를 통해 주택 보유자들의 보유세 부담 급증이 현실로 다가오게 된다. 다만 정부는 다주택자들에게 오는 6월 말까지 주택을 처분할 경우(조정대상지역 내 10년 이상 보유 주택 양도 시) 한시적으로 양도소득세 중과를 배제하며 퇴로를 열어주기도 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보유 주택 처분 여부를 결정하기까지의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시장 분위기가 급격히 냉각된 상태라 가격을 크게 낮추고서라도 집을 팔지(급매물을 내놓을지) 아니면 일단 보유하고 있을지 판단하기 쉽지는 않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6월 이전에 집을 팔려고 했던 다주택자라면 가격을 크게 낮추기보다는 일정 수준을 유지하면서 양도세를 줄이고 보유세 부담을 낮추는 절세 목적이 컸을 것"이라며 "현재 시점에서는 단기간에 집을 처분하려면 호가를 크게 낮춰야 하는데 이런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당장 영향을 크게 받는 유주택자들로부터 급매물 출회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자영업자 등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유주택자는 집을 처분해 유동성을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며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에도 한 강남 재건축 단지에서 3억~4억원 이상 떨어진 급매물이 나왔던 적이 있었다는 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급매물 잡을까

유주택자들이 가격을 낮춰 집을 내놓는다면 수요자들은 매물을 잡을지가 고민이다. 코로나19 확산 정도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받은 충격도 달라질 수 있어서다.

집값 하락세가 장기화된다면 당장 급매물에 접근하기보다 시간을 두고 관망할 필요도 있다. 반면 집값 하락 폭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하고, 원하는 수준으로 매물 가격이 떨어졌다면 내 집 마련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문제는 시장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여기에 서울 전역은 물론 수도권 주요 지역은 규제지역으로 대출 문턱이 높고, 자금조달계획서 항목도 세부화 됐다는 점도 수요자에게는 부담 요인이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규정 연구위원은 "강남 등 고가 주택이 많은 지역은 대출 가능금액도 적고 가격도 이미 많이 올랐기 때문에 매수할 만한 수준으로 가격이 떨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실수요자의 경우 수도권 역세권 신축 아파트에 접근하는 방법이라면 매수 시점을 굳이 늦출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로 개인 소득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자금마련 계획 등을 이전보다 철저히 세울 필요가 있다"며 "분양 일정이 지연되고 있지만 새 아파트 청약은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과거 금융위기처럼 집값이 20% 이상 빠지는 매물을 찾기는 쉽지 않겠지만 10% 이상 낮은 가격이라면 사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이를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함영진 랩장은 "코로나19가 경제위기로 전이되는 양상이라 구매력도 감소하고 일부 지역의 집값 조정 움직임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는 보수적인 관점에서 매입 시기를 유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이 불확실하면 부동산 등 자산 매입보다 현금을 보유하려는 경향이 커지고, 가격이 하락하는 시점에 집을 사려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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