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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건설사, 재건축 수주에 '올인'

  • 2020.05.18(월) 15:45

주요 건설사 수주 및 매출서 국내 주택사업 비중 증가
해외 사업, 코로나 확산에 수익성 악화 우려 커져

강남 재건축 수주경쟁이 또 다시 혼탁해지고 있다. 건설사들이 시공사로 선정되기 위해 사활을 걸고 달려들면서 상대방에 대한 비방전도 불사하고 있다. '클린수주'는 또 다시 무색해지고 있다.

건설사들 입장에선 눈에 보이는 대형 사업장 수주가 간절한 상황이다. 가뜩이나 국내외 할 것 없이 수주 환경이 어려운 상황인 데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해 해외 사업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 가뜩이나 돌파구는 '주택' 뿐

현재 주택 정비업계에서 관심을 갖는 사업장은 한남3구역 재개발과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신반포21차 등이다.

한남3구역은 사업 규모가 2조원에 달하는 강북 최대 사업장일 뿐 아니라 한강을 끼고 있어 입지적 장점이 많다. 반포3주구와 신반포21차 역시 반포 역세권으로 알짜 단지로 평가받고 있다.

노른자위 입지에 자사 아파트 브랜드를 내걸기 위해 대형 건설사들이 모두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남3구역 재개발은 현대건설과 GS건설, 대림산업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경쟁이 가장 치열한 반포3주구는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신반포21차는 GS건설과 포스코건설이 맞붙은 상태다.

저마다 내세우는 명분은 다르지만 속사정은 비슷하다. 주택 시장 호황기를 맞아 건설사들마다 주택 사업 비중이 확대됐고, 성장 혹은 유지를 위해서는 주택사업이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GS건설과 대림산업, 대우건설 올 1분기 주택사업 부문 매출액은 각각 12.8%와 12.2%, 6.3% 감소했다.

그 동안 플랜트 등 비주택 사업 비중이 컸던 포스코건설 역시 지난해에는 주택사업 비중이 60% 수준으로 확대됐다. 올 1분기 매출은 작년보다 19.9% 증가한 1조9376억원을 기록했는데, 꾸준한 성장세를 위해서는 신반포21차 등의 수주를 통한 강남 입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수주 역시 마찬가지다. 대림산업 주택 부문 수주는 28.1% 감소한 6111억원, 대우건설은 51.6% 급감한 1조329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삼성물산은 전체 수주가 작년 1분기보다 크게 늘었지만 국내 시장에선 4.4% 감소했다. 이들 중에선 매출과 수주 모두 성장한 현대건설 정도만 여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해외 수주에 집중할 상황도 아니고 국내 주택 사업 비중이 늘면서 중요성이 이전보다 커졌다"며 "정부가 지원하는 소규모 정비사업에 대형 건설사들도 참여하며 사업장을 하나라도 더 늘리려는 것이 이런 상황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그 중에서도 강남 재건축 등 주요 단지 대형 정비사업 수주가 가장 필요하다"며 "건설사들이 수주전에 참여했다는 것은 반드시 이 사업장에서 시공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해 죽기 살기로 달려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해외 사업장은 시한폭탄?

해외 사업에 대한 걱정도 커지고 있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은 신규 수주 뿐 아니라 이미 수주한 사업장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국내 건설사들이 다수 진출한 중동과 아프리카 등에서도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이들 국가에서는 확산 방지를 위한 규제도 강하게 이뤄지고 있다.

실제 현재 수행 중인 해외건설 사업장에서는 입국 제한 조치로 인한 국내 인력 파견, 사업 중단과 현장 운영 축소, 자재와 장비 등 수급 문제, 공기 연장에 따른 계약변경 등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이 4월말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사업장 102개를 조사한 결과, 발주 국가의 외국인 입국 제한으로 사업에 필요한 국내 인력 파견이 어렵다고 답한 곳이 전체의 29%를 차지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이동 제한과 일시적 작업 중지 명령으로 현장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한 곳도 있는 상태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총 24개(23.5%)의 사업이 중단됐고, 축소 운영 중인 사업도 13개(12.7%)로 나타났다. 나머지 65개 사업장 역시 자재와 인력 수급 문제로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같은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울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해외 사업장에서 코로나 19 확진자가 나타나면 사업이 중단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해외사업장에서 손실이 누적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더해 건설사들은 향후 발주처와 계약변경 협의 시 공기 연장에 따른 간접비 증가(26%)와 관련된 내용을 가장 어려운 문제로 예상했다.

손태홍 건설산업연구원 미래기술전략연구실장(연구위원)은 "코로나19는 현재 수행 중인 사업은 물론 신규 사업 수주를 위한 협의와 사업 계약 등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되면 발주 예정 사업의 지연이 발생하고, 계획된 발주 사업도 취소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게 더욱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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