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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주들 모이세요" 상계주공 재건축추진 가속

  • 2020.09.03(목) 08:49

안전진단·재건축 실거주요건 강화 앞두고 급물살
재건축 호재에 신고가 행렬…노원도 '10억원 클럽' 가입 눈앞

"상계주공 0단지 소유주들은 카페 가입해주세요!"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아파트 소유주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내년부터 강화되는 재건축 안전진단과 실거주요건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다. 마음이 급해진 소유주들은 단지별로 온‧오프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해 인원을 모으고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를 꾸리고 있다.

재건축 기대감이 높아지자 시세도 상승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일부 매물이 신고가를 경신해 '10억원 클럽'에 가입하기 직전이다. 덩달아 노원구 일부 구축 아파트들의 몸값도 오르면서 중저가 매물을 찾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모습이다.  

2018년 8월 상계주공8단지 재건축 현장. 이 단지는 '노원 포레나'(분양 당시 노원 꿈에그린)로 탈바꿈해 올해 입주 예정이다./채신화 기자

◇ 단지마다 '예비안전진단 신청' 준비중

상계주공 아파트 소유자들이 단지별로 전단지를 붙이거나 네이버 카페, 오픈채팅방 등을 만들어 소유주들을 모으며 재건축 추진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상계주공은 지난 1985년 정부의 '신시가지 주택사업'을 통해 1987년부터 1989년까지 준공한 아파트로 총 16개 단지 3만2255가구로 조성됐다.

이들 단지는 재건축 연한(30년)이 지났지만 일부 단지를 제외하곤 눈에 띄는 움직임이 없었으나, 정부가 규제 강화를 예고하면서 사업 추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6‧17대책에 따라 내년 상반기부터 재건축 1차 정밀안전진단의 선정‧관리주체가 기존 시‧군‧구에서 시‧도로 바뀌고 2차 안전진단 시 그간 현장조사를 의무적으로 포함하는 등 안전진단 문턱이 높아진다. 또 올해 12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 후 조합설립인가를 신정한 재건축 단지는 2년 이상 실제 거주한 사람만 분양권을 받을 수 있다.

이에 한 소유자는 오픈채팅방을 통해 "목표는 최소 안전진단 통과, 최대 조합설립"이라며 소유주들을 불러 모았다.

소유자들은 이를 위해 일단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를 꾸리고 본격적으로 예비안전진단 신청을 위한 총 가구 수 10% 이상의 주민동의 접수 등 준비에 나섰다.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하면 1·2차 정밀안전진단을 거쳐 재건축 D등급이나 E등급을 받은 이후에야 조합설립을 신청할 수 있다.

상계주공 16개 단지 중 재건축 포문을 연 곳은 8단지(830가구)다. '포레나 노원'으로 탈바꿈한 이곳은 올해 말 입주 예정이다. 나머지 단지 중에선 5단지(840가구)만 지난해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했는데, 최근 6단지(2646가구)가 예비안전진단을 D등급으로 통과하면서 나머지 단지들도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1·2·16단지는 각각 추진준비위를, 7단지는 입주자대표위를 구성했고 11단지는 예비안전진단 신청 동의서를 받고 있다. 13단지와 공무원임대단지인 15단지 외 나머지 단지들도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예비안전진단 신청 준비에 나섰다.

◇ 노원도 '10억 아파트' 시대 오나

상계주공의 집값 상승세에도 속도가 붙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노원구의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2018년만 해도 3억원 중반대였다가 2019년 4억원 초반대로 훌쩍 뛰었고 지난달엔 4억5800만원까지 치솟았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서울 전체 아파트 중위매매가격(8억5300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최근 들어선 3040세대의 패닉 바잉(공황 매수)과 상계주공 등 구축 아파트의 재건축 호재가 맞물리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 KB국민은행의 8월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노원구는 전월 대비 아파트 매매 가격이 3.04% 올라 세종시(6.44% 상승)에 이어 전국 2위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런 흐름에 상계주공도 올해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다.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조회시스템에 따르면 상계주공 14개 단지(8·15단지 제외)의 최근 매매가격은 연 초에 비해 1억원 전후로 상승했다.

여기에 최근 재건축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곳곳에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상계주공7단지 전용 79㎡는 올해 1월만 해도 최고 7억6500만원에 팔렸으나 지난달 말에는 9억원에 거래돼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현재 이 평형은 9억8000만원~10억원까지 호가가 오른 상태다.

16단지는 지난달 딱 세 건이 거래됐는데 평형별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1월에 최고 4억원에 거래됐던 전용 59㎡가 8월엔 각각 5억1000만원, 5억2000만원에 팔렸고 전용 45㎡는 처음으로 4억원을 넘겼다. 

이밖에 중계동이나 월계동에서도 최고 거래가가 나오고 있다.

중계동 중계주공 8단지 전용 49㎡은 올해 1월만 해도 최고 4억4000만원에 팔렸지만 지난달 처음으로 5억원을 넘긴 5억5000만원에 매매됐다. 월계동 미성아파트 전용 50㎡도 같은 달 6억9500만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하고 7억원대에 바짝 다가섰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노원은 아직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가격대인데다 도봉, 강북에 비해 인프라가 잘 돼 있어서 수요가 높다"며 "여기에 재건축 이슈와 매물 회수 현상 등으로 당분간 강보합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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