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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하다하다 위장결혼까지…분양에 '올인'하는 현실

  • 2021.01.08(금) 11:43

집값 불안에 내 집 마련 수요 늘어
정부 단속에도 불법행위 지속…집값 안정만이 해결

#수도권에서 자녀 2명과 함께 사는 40대 A씨, 한 단지의 입주자모집 공고일(분양) 한 달 전 자녀가 3명 있는 30대 B씨와 결혼했다. 공고일 직전 B씨와 그의 자녀들은 A씨 주소지에 전입했고, 이들은 수도권 분양주택에 청약 가점제로 신청해 당첨됐다. 이후 이들은 다시 이혼했고 B씨 가족은 원래 주소지로 돌아갔다.

국토교통부가 현장조사로 찾아낸 위장전입‧위장결혼을 통한 부정청약 당첨 사례다. 이전부터 불법으로 청약통장을 매매하거나 당첨을 위한 위장전입 사례 등은 있었지만 위장결혼까지 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정부가 부정청약 사례를 적발하기 위해 단속을 강화하고, 처벌 수위(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주택공급 계획 취소 및 10년간 청약 신청 자격 제한 등)도 높였지만 불법행위가 반복되고 더 다양한 유형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 만큼 분양 시장이 혼탁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서울 뿐 아니라 수도권 주요지역에서 청약 당첨은 '하늘의 별따기' 그 이상이다. 직방 빅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분양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27.4대 1, 서울은 77대 1을 기록했다.

이는 비 인기지역 분양 단지 경쟁률도 포함된 것으로 수요가 많은 주요 단지들의 경쟁률이 수백대 1을 넘는 것은 예삿일이다.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들어서는 고덕아르테스미소지움은 537.08대 1, 경기 과천 지식정보타운 분양 단지인 과천푸르지오오르투스 경쟁률은 534.86대 1에 달했다.

이 같은 청약시장 과열 현상과 불법행위가 끊이지 않는 것은 주택시장이 불안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매매가격은 6.9% 상승, 수도권은 9.2% 급증했다.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를 통해 시장 안정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지만 올 들어서도 집값 상승은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 결과 1월 첫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27%, 전셋값은 0.26%를 기록하며 좀처럼 잡히지 않는 모습이다.

기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접근이 어렵고, 전셋집 구하기도 어려운 무주택들에게 분양 시장은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한 줄기 희망이다.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거주여건이 좋은 새 아파트를 얻을 수 있어서다.

특히 청약 가점제 하에서 수십~수백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당첨되려면 가점을 높여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불법행위의 유혹이 도사리고 있다. 앞선 사례도 결혼 전이라면 A‧B씨의 부양가족 수는 각각 2명과 3명으로 부양가족 수 가점은 15점과 20점에 불과하다. 결혼으로 자녀가 5명이 되면서 해당 가점이 30점까지 올라 당첨이 가능했던 셈이다. 시장 불안이 지속된다면 청약시장에서 위장결혼보다 더 한 경우도 나올 수 있다.

그 동안 24번의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이 잡히지 않자 주택시장엔 생각지도 못했던 각종 편법들이 나타나고 있다. 20대 청년이 부모를 세입자로 하고 10억원에 달하는 집을 자기 돈 1억원으로 매입하거나 미성년자 편법증여 혹은 법인자금으로 집을 사는 경우 등도 적발됐다. 관련기사☞부모가 세입자?…1억 들고 10억 집 갭투자한 20대 잡았다

정부 바람과는 달리 사는 집(Live)보다 사는 집(Buy)에 대한 수요가 더 커지면서 이런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주택시장 안정이 급선무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취임 후 주택 공급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며 집값을 잡는데 주력하고 있다. 민간 분양 확대 필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그동안의 규제 일변에서 공급으로 정책 방향을 일부 조정한 점은 그나마 반가운 일이다. 다만 시장에선 여전히 수요를 충족시킬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지적하며 반신반의하고 있다.

설 연휴 전으로 예정된 25번째 대책에선 시장에서 원하는 수준의 집들이 충분히 공급될 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 집값 안정과 함께 더 이상 내 집 마련을 위해 처벌을 각오하고 불법행위를 자행하는 경우가 없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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