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대전→한남대전→강북대전(?)'
지난해 서울 정비사업 수주전은 그야말로 '핫'했다. 사업 규모도 크고 입지도 반포·한남동 등으로 대형 건설사들이 한 치의 물러섬 없이 치열하게 싸웠다.
올해는 작년처럼 '대어'급 사업장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서울 곳곳에서 '알짜' 단지들이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어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특히 강북과 강남 서남권에서 각축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노원구에서만 5000여 가구(3개 사업장)가 수주 매물로 나오고 관악구에선 '서울 최대 신탁재개발'인 신림1구역이 시공사 선정을 준비중이다.
올해 사업시행인가를 목전에 둔 서울 주요 재개발·재건축 단지 조합들이 연내 시공사 선정을 준비 중이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및 서울시 공공지원 시공자선정기준에 따르면 서울 정비사업 단지들은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후에 시공사 선정이 가능하다.
강북지역에선 노원구에서 수주 열기가 뜨거울 전망이다.
상계뉴타운 상계2구역 재개발이 오는 10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고 포문을 연다. 이곳은 총 2190가구로 조성되는 대단지로 GTX-C노선, 지하철4호선 급행화 사업 등의 교통호재를 품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많다. 현재 대우건설-동부건설 컨소시엄과 두산건설이 맞붙었다.
상계1구역(1388가구) 재개발도 지난해 10월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월계동에선 동신아파트(1071가구) 재건축도 지난해 12월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했다.
지난해 1월 입주한 상계4구역 '상계역 센트럴 푸르지오'(810가구)는 2017년 전용면적 59~84㎡를 4억~5억원대에 분양했으나 현재는 3억원 이상 시세가 오른 상태다.
용산구에선 한남뉴타운 한남2구역(1537가구) 재개발이 한남3구역(5757가구)의 바통을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남2구역은 한남뉴타운 2~5구역(1구역은 해제) 중 규모가 가장 작지만 일반분양 비율이 45%에 달하고 한남뉴타운 중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과 가장 가깝다. 한남2구역은 지난해 10월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은평구에선 불광동 불광5구역(2389가구) 재개발에 관심이 크다. 이곳은 지난 2010년 말 조합설립인가를 받았으나 비대위와의 소송, 학교해제 등으로 몸살을 앓다가 최근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10월 사업시행인가를 접수했다. 이곳은 지하철 3·5호선 불광역과 인접한 역세권 단지로 GTX-A, 역세권 고밀주거지역 선정 검토 등의 개발 호재가 있다.
그 다음으로 규모가 큰 정비사업지들이 모여있는 곳은 강남 서남권이다.
관악구 신림뉴타운 신림1구역은 아파트 3961가구와 오피스텔 100실 등으로 재개발될 예정으로 올해 시공사 선정을 앞둔 정비사업장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단지 입구에 경전철 신림선 서림역에 예정돼 있으며 관악산과 삼성산이 인접해 있는 입지적 장점도 눈에 띈다.
신림1구역은 지난해 11월 한국토지신탁을 사업대행자로 선정해 '서울 최대 신탁재개발'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신탁방식 정비사업은 사업시행인가 전에도 시공사 선정이 가능하다. 신림1구역 조합 관계자는 "신탁사 등기가 나면 올해 6월쯤 시공사 선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동작구에서는 노량진뉴타운(1~8구역) 내 노량진3구역(1272가구)과 노량진5구역(748가구)이 시공사를 찾을 전망이다. 이들은 각각 지난 2019년 7월, 지난해 9월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했다.
노량진은 한강과 황금라인인 지하철 1·9호선 노량진역이 가까워 '개발만 되면 로또'라는 평이 나올 정도로 입지적 장점이 풍부해 대형건설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지금까지는 SK건설이 2구역, 6구역(GS건설과 공동시공), 7구역을 수주하며 깃발을 선점했다. ☞관련기사 '입지깡패' 노량진 재개발 속도전…시공사는 어디로?
동작구 흑석동 흑석9구역(1536가구) 재개발도 관심이 높다. 이 단지는 흑석역 도보역세권이고 은로초, 중대부초, 중대부중을 끼고 있어 일찍이 대형 건설사들이 눈여겨 봐 온 곳이다.☞관련기사 [집잇슈]올해 마지막 격전지 '흑석뉴타운'…승기잡을 건설사는?
흑석9구역은 지난해 5월 롯데건설과 시공계약을 해지하고 새 시공사 선정에 나섰으나 조합 내홍 등으로 인해 무산됐다.
이 조합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존 직무대행이 물러나긴 했지만 전체적인 업무인수인계가 되지 않았고 이사회, 대의원회 정족수도 부족하다"며 "일단 보궐선거를 통해 대의원회를 정상화하고 오는 3월쯤 조합장 선거를 진행해 진영을 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설계변경을 먼저 할 지 시공사 선정을 먼저 할 지 등에 대해 조합원들에게 의견수렴을 거쳐야 하지만 올해 말까지는 시공사를 선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강남 동남권(강남4구)은 아직까지 조용한 상태다.
작년만 해도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신반포15차, 신반포21차 등이 시공사 선정에 나서며 '반포대전'을 벌인 반면 올해는 수주 매물들의 규모가 크지 않다. 아직 조합 구성 중이거나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하지 못한 곳들도 있다.
그럼에도 '알짜' 입지인 만큼 대형사들의 경쟁이 예상된다. 송파구에선 거여마천뉴타운 마천4구역 재개발(1383가구)이 지난 2019년 11월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이곳은 지하철 5호선 마천역 역세권이고 북위례신도시와 맞닿아 있는 게 장점이다.
강남구에선 도곡동 개포한신 재건축(819가구)이 관심을 받고 있다. 개포한신은 지하철 3호선 매봉역 역세권으로 교통,학군 등에서 경쟁력이 높다. 이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올해 3~4월중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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