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째 3기 신도시인 광명시흥지구가 논란의 중심이 됐다. 신도시 개발을 담당하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이 이 일대 토지를 투기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드러난 까닭이다.
광명시흥은 앞선 3기 신도시 입지 선정 과정에서도 유력하게 거론되던 지역 중 하나다. 서울 접근성을 비롯해 그 만큼 입지적 장점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광명시흥지구를 두고 3기 신도시 가운데 최고 입지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투기 논란의 중심지인 만큼 이를 조기에 해결하고 토지보상 등 개발을 위한 큰 관문을 넘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수요자들에게 주택공급에 대한 확신을 심어줘야 당초 의도했던 집값 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분당‧판교 못지않은 입지
광명시흥지구는 서울 서남부권에 위치, 금천구 등과 맞닿아 있다. KTX광명역을 통해 교통 허브로 떠올랐고, 광명역 중심으로 새 아파트 단지도 다수 조성되면서 집값도 크게 오른 상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광명시 집값은 3.3㎡당 2521만원으로 금천구(2050만원)보다 비싸다. 그 만큼 거주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여기에 광명을 관통하는 신안산선도 착공, 2025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광명시흥지구를 서울 서남부권 발전 거점이 되는 자족도시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신도시를 관통하는 남북 도시철도를 건설, 기존 교통망이 신안산선과 GTX-B 등으로 환승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서울 여의도까지는 20분, 강남역은 45분 정도면 닿을 수 있다.
또 서울 구로구와 안산 등 산업‧IT테크노밸리 단지가 많은 지역과 인접하다는 점은 광명시흥지구가 자족도시로 개발되는데 유리한 조건이다. 이미 주변에 일자리를 갖추고 있어서다.
이에 더해 국토부는 이 지역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는 도시공간으로 구성하고, 헬스케어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3기 신도시 최대인 380만㎡ 규모의 공원‧녹지를 확보하고, 청년문화‧전시예술 공간도 마련하기로 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3기 신도시 중 서울 접근성이 가장 좋고, 이미 신안산선 등이 착공한 상태라 교통망 개선 기대감이 높다"며 "자족 기능을 갖추기 쉬운 환경인데다 3기 신도시 중 최대여서 규모의 경제도 실현할 수 있어 앞선 지역들과 비교해도 더 나은 입지"라고 평가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과거 보금자리지구로 지정됐던 전력이 있어 토지계획도 대략 만들어졌던 곳인 만큼 개발에도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 땅 투기 논란 등 후속조치 속도 중요
광명시흥지구는 입지적 장점에도 불구하고 LH직원들의 땅 투기 사실이 드러나면서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국토부와 LH는 해당 직원들에 대해 직위해제 조치를 완료하고, 자체 감사 등을 통해 위법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광명시흥을 포함해 3기 신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국토부와 LH, 관계 공공기관 관련부서 직원과 가족에 대한 토지거래현황 등을 전수조사 하기로 했다. 다음 주까지 기초조사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강경 대응을 통해 서둘러 논란을 해소하려는 움직임이지만 국민의 신뢰가 크게 훼손된 상황이라 향후 개발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당초 국토부는 광명시흥지구 역시 지구지정 등 개발에 속도를 내 2023년 사전청약을 실시하고 2025년에는 분양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었다.
고준석 교수는 "과제라면 정부가 제시한 방향대로 개발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것이었지만 이 과정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며 "이는 토지보상 등 가장 중요한 단계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어 투기 논란 문제를 서둘러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LH 등 관련 기관 업무 종사자에 대한 전수조가 결과가 곧 나오겠지만 도덕성에 타격을 입은 것이 크다"며 "입지적 장점으로 공급 효과가 큰 지역인데 땅 투기 논란으로 집값 안전 등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