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중흥건설이 선정되면서 예비 한가족(?)인 대우건설과 중흥건설이 시공능력평가(시평) 순위에서 희비가 갈렸다. 대우건설은 톱5에 재진입한 반면 중흥건설(중흥토건 등)은 순위가 크게 하락했다.
삼성물산은 8년 연속 시평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3위였던 대림산업은 유화부문을 떼내고 DL이앤씨로 재출범하면서 뒤로 밀렸다. 10위권내 다른 건설사들이 자연스레 순위 상승하면서 반사효과를 누렸다.
부동의 1위 삼성, DL이앤씨는 8위로
29일 2021년도 건설사 시공능력평가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시공 평가액 22조5640억원으로 8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2위 역시 현대건설로 변함없었다. 현대건설의 올해 평가액은 11조3770억원으로 양사의 평가액 차이는 11조1870억원이다. 지난해(8조4508억원)보다 2조7000억원 이상 차이가 벌어졌다.
3위부터 8위까지는 순위가 뒤바뀌었다. 지난해 3위였던 대림산업이 기업분할을 통해 유화사업부문을 떼내고 건설사업 중심으로 재편, DL이앤씨로 재출범하면서 올해 시평 순위는 8위로 5계단 내려갔기 때문이다.
DL이앤씨 측은 "기업분할로 기존 회사들과는 달리 경영평점 1점을 받았고 자본금도 다른 방식으로 평가 받았다"며 "기존법인은 감사보고서상 실질자본금(총자산-총부채)을 인정받지만 신설법인은 건설업 기업진단지침에 따라 자본금을 재평가 받아 올해는 작년보다 3조1792억원이 제외된 1조2990억원 밖에 인정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기업분할 이벤트로 시공능력평가 제도 상 다른 평가방식이 적용돼 일시적으로 하락했지만 내년에는 제자리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지난해 4위부터 8위까지 자리했던 건설사들은 자연스레 한 계단씩 순위가 상승하는 효과를 누렸다.
GS건설이 톱3에 이름을 올렸고 포스코건설과 대우건설이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최근 해마다 순위가 하락하며 6위까지 밀렸던 대우건설은 1년 만에 어부지리로 톱5 자리에 복귀했다.
그 뒤를 현대엔지니어링과 롯데건설이 차지했고 HDC현대산업개발과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은 순위 변동 없이 톱10 자리를 유지했다.
업종별 공사실적을 보면 토목업종은 현대건설이 2조6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현대건설은 도로(7408억원) 분야에서 강점을 보였다. 건축분야는 삼성물산이 5조387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 중 상당수가 광공업용 건물(3조5044억원)이었다.
건축업종 가운데 아파트는 최근 공격적인 주택사업을 펼치며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는 대우건설이 4조197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자이' 브랜드를 앞세운 GS건설이 4조1581억원으로 뒤를 바짝 쫓았다.
대우 인수하는 중흥, 순위 하락
지난 몇 년간 건설사 시평 순위에서 주목할 부분은 중견 건설사들의 가파른 상승세다. 호반건설과 중흥건설, 반도건설 등은 수도권 택지개발을 통한 대규모 주택사업을 펼치며 순위를 끌어올렸고 어느새 10위권 대형 건설사들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다만 올해는 중견 건설사들의 순위 도약에 제동이 걸렸다. 호반건설과 태영건설은 한 계단 내려간 13위와 14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 참여했던 반도건설은 시공평가액이 전년보다 1조원 가량 급감하며 순위도 20계단 떨어진 34위로 추락했다.
중흥건설그룹 계열사들도 부진했다. 중흥의 주축 계열사인 중흥토건과 중흥건설 시평 순위는 각각 2계단과 5계단 떨어진 17위와 40위에 머물렀다.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중흥그룹의 순위는 하락했고, DL이앤씨 기업분할 영향이 있긴 했지만 공격적인 주택사업으로 시공평가액을 끌어올리며 톱5에 재진입한 대우건설의 희비가 극명히 갈렸다.
한편 건설사 시공능력평가는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건설공사실적과 경영상태, 기술능력과 신인도를 종합 평가해 매년 공시하고 8월1일부터 적용된다. 발주자는 평가액을 기준으로 입찰제한을 할 수 있다. 올해 시공능력평가를 신청한 건설업체는 총 7만347개사로 전체의 90%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