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비아파트 4채 중 1채는 2030세대가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자금력이 부족한 젊은 세대들이 비아파트 시장에서 '패닉 바잉'(공황 구매)에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마포, 용산 등 주거 수요가 많아 시세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지역으로 몰린 것으로 분석됐다.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이 10일 한국부동산원의 단독·다가구, 다세대·연립 월별 매입자 연령대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1~6월) 서울에서 매매된 4만344가구의 비아파트 중 20대 이하 및 30대의 비중은 24.6%(1만678가구)로 나타났다.
20대 이하는 3274가구, 30대는 7404가구를 매입했다. 올 상반기 2030의 비아파트 매입 건수는 전년 동기(19.5%)보다 5.1%포인트 상승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50대(8326가구·19.2%)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컸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20대 이하와 30대의 매수 비중은 각각 2%포인트, 3.1%포인트 상승한 반면 50대 비중은 2.1%포인트 감소했다. 40대 역시 0.3%포인트 줄었다.
지난해 7월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등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아파트 전세금이 치솟자 비아파트 매매로 2030이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하반기(7~12월)에도 2030의 비아파트 매수 비중은 23.2%에 달했다.
2030들은 '입지'에 무게추를 두고 비아파트를 매수했다.
2030 매수 비중이 큰 지역은 도심 업무지역과 가까운 마포구(35.4%), 용산구(34.2%), 양천구(31.9%) 등으로 나타났다. 이들 모두 대중교통을 이용해 시청과 을지로 등 도심 업무지를 오가기 쉽고 재개발·재건축,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의 대형 인프라 사업으로 향후 주거 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지역이다.
강남권 출퇴근이 수월한 성동구(29.6%)와 강서구(29%), 서초구(28.5%) 등도 2030 매수 비중이 서울 평균치보다 컸다.
또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가 줄어든 상황에서도 비아파트 거래는 되레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2만9399건으로 전년 동기(4만8298건) 대비 39.1% 감소한 반면, 올해 상반기 비아파트 매매는 전년보다 6.8% 증가했다.
다방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전셋값 급등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주택 수요자들이 빌라 등의 대체 주거상품을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파트보다 상품 경쟁력은 약해도 입지 경쟁력을 갖춘 도심 인근 지역 비아파트에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