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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마저 몸값 껑충…실수요자는 '막막'

  • 2021.10.06(수) 06:10

아파트 규제에 오피스텔로…'규제 반사익'
주택공급 일환 규제완화, 시장 활황

아파트 규제에 지친 수요자와 투자자들이 오피스텔로 눈을 돌리면서 오피스텔 시장도 '불장'이다.

수도권 중심으로 오피스텔 가격이 오르고 청약경쟁률이 치솟는 가운데 규제(바닥난방) 완화까지 맞물려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오는 4분기엔 오피스텔이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공급될 예정이라 희소성도 커질 전망이다. 

'대안'으로 여기던 오피스텔 시장까지 집값 상승의 불씨가 옮겨붙자 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고민이 점점 더 커지는 모습이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아파트 대신 오피스텔"이 만든 불장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37%포인트 상승해 지난해 7월(0.79%) 이후 약 1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8월 서울 오피스텔 중위매매가격은 2억3915만원으로 전년 동월(2억3554만원) 대비 1.5% 올랐다. 

아파트 진입장벽이 높아지자 오피스텔로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 등 규제 영향으로 공급이 줄고 있는 데다 세금 부담, 청약 경쟁 심화 등으로 문턱이 높다. 

반면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만 19세 이상이면 청약통장, 거주지 제한, 주택 소유 여부에 관계없이 청약할 수 있다. 이에 청약 가점이 낮거나 유주택자들도 청약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대출도 최대 LTV(주택담보인정비율) 70%까지 나오고 분양가 9억원을 넘어도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다. 전매제한도 없어 분양과 동시에 매매가 가능해 투자도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오피스텔 거래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오피스텔 거래량은 연간 4만573건으로 2019년(3만4302건)보다 18.2% 증가했다. 

청약경쟁률도 계속 오르고 있다.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달 5일 기준 전국에서 분양한 오피스텔 청약경쟁률은 13.01대 1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19년(3.03대 1)에 비하면 4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최근엔 '아파트 대체상품' 성격을 강화한 '오피스텔의 고급화' 바람도 거세지고 있다.

아파트와 견줄만한 특화설계, 호텔 서비스 등을 적용한 하이엔드 오피스텔을 공급해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강서구에서 분양한 하이엔드 오피스텔 '더챔버'는 최고 147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희소성까지…수요자들 '내 집 마련' 어쩌나

여기에 오피스텔 규제 일부 완화를 앞두고 있어 수요는 더 많아질 전망이다.

국토부는 도심 내 신속한 주택공급을 위해 오피스텔 규제를 풀도록 했다. 오는 11월 오피스텔 건축기준이 개정되면 바닥난방 허용 면적이 기존에 전용 85㎡ 이하에서 전용 120㎡까지 완화된다.

오피스텔은 발코니가 없어 실거주 면적이 같은 평형에서도 일반 아파트보다 좁은 데다 바닥난방 규제 때문에 중대형 면적을 공급할 수 없었다. 앞으로 규제가 완화되면 '4인 가구'가 살만한 30평대 주거용 오피스텔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희소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올 4분기 전국에서 오피스텔 8428실이 분양될 예정이다. 분기별로 봤을 때 지난 2010년 4분기(6536실)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다. 오피스텔 공급량이 감소하면서 이에 따른 가격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이미 아파트 규제가 강화되면서 오피스텔 등 대체 주거상품의 가격이 아파트를 앞지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오피스텔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기 때문이다.

올 1월 분양한 경기 성남시 '판교밸리자이' 전용 84㎡의 오피스텔 가격이 9억3500만~10억7300만원으로 같은 단지 아파트 분양가(7억7000만~8억5600만원)보다 비쌌다. 그럼에도 이 오피스텔은 282가구 모집에 6만5503건의 청약이 접수돼 평균 23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6월 분양한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는 오피스텔 분양가가 전용 84㎡ 기준 9억1660만원으로 같은 단지 아파트 동일 평형(4억4034만~4억8867만원)의 두 배 수준에 달했으나 323실 모집에 2만6783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 83대 1을 기록했다. 

오피스텔 시장까지 불장이 되자 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고민이 더 깊어지는 모습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아파트 규제가 심해지면서 수요자들이 아파트 대체재로 선택하는 오피스텔 가격마저 오르고 있다"며 "최근에 나오는 오피스텔은 아파트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대체재 역할을 충실히 하는데다 최근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가격 규제까지 완화되면서 고급화가 가능해져 상품 가치가 점점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오피스텔은 아파트보다도 가격이 비싼데 이처럼 가격이 과하게 오르면 나중에 거품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오피스텔은 아파트처럼 수요 범위가 넓지 않고 커뮤니티시설 등 아파트 수준으로 단지를 조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무분별한 '패닉바잉'(공황구매)를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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