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러는 걸까요. 정부가 하루가 멀다하고 '공급'을 외치고 있는데요. 시장은 전혀 반응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오히려 전국적으로 상승폭을 더 키우고 있으니까요.
정부가 공급한다는 주택이나, 공급방향이 시장의 니즈와는 여전히 차이가 크기 때문일 겁니다. 아파트가 아닌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을 공급하겠다는 점도 그렇고요.
공급에 속도를 내기 위해 분양가 규제 개선에 나선 점도 마냥 전향적인 정책변화라고 박수를 칠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미 집값이 되돌리기 어려울 정도로 올라간 상황이잖아요. 무주택자는 분양가가 더 올라갈 수 있는 이번 개선 방향이 '당혹'스러울뿐 이니까요.
집값 여전히 고공행진
정부가 이번주에 발표한 오피스텔 등의 규제완화와 분양가 개선은 지난주 업계 간담회를 통해 사실상 예고한바 있습니다. 두가지 모두 공급 확대 시그널인데요.
집값은 이번주에도 '상승 중'입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둘째주(13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31%로 전 주보다 0.01%포인트 확대됐습니다. 지방은 0.2%에서 0.23%로 더 큰폭 뛰었습니다. 서울과 수도권은 각각 0.21%, 0.4%로 지난주 상승률을 유지했고요.
인천은 0.44%에서 0.45%로 상승폭이 확대됐는데요. 교통 접근 개선 기대감이 있는 연수구(0.65%)와 저평가 지역을 중심으로 계양구(0.52%)도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경기는 0.51%에서 0.49%로 상승폭이 줄었지만 역시 높은 상승세이고요. 오산시와 안성시가 각각 0.84%, 0.83%나 상승했습니다.
서울 주요 지역 상황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노원이 공릉·월계동 중소형 위주로 0.29% 올랐고요. 강서구 역시 0.29%나 상승하면서 노원과 함께 서울 내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방화·등촌동 등 마곡지구와 가까운 중저가 지역 중심으로 상승한 영향입니다.
송파(0.28%), 강남(0.26%)도 재건축 위주로 신고가 거래되거나 신축 단지 중심으로 상승폭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고요.
우리가 원하는 건 '아파트'
정부가 그토록 공급 시그널을 보내고 있지만 문제는 그 공급이 양적·질적으로 성에 차지 않는 상황이란 것이죠.
아파트값이 급격히 오르면서 틈새상품으로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들 주택유형을 선호해서는 아닙니다. 아파트를 원하는데 자꾸 이런 주택을 공급한다고 하니 매매수요 흡수에 제한적일 수밖에요. ▷관련기사:아파트 달랬더니 도시형생활주택·오피스텔 준다고? (9월14일)
게다가 각종 규제에서 자유로운 만큼 이들 주택유형이 싸지도 않습니다.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6년 이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분양보증서를 발급받아 분양한 1809곳을 분석했는데요.
분양가가 비싼 상위 10곳 중 8곳이 도시형생활주택이었습니다. 아파트와 달리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번 규제완화까지 더해지면서 분양가는 더 비싸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요.
정부는 분양가 문제로 공급이 지연되는 것을 막기 위해 HUG의 고분양가 심사를 개선하고 분양가상한제도 손질하기로 했는데요. 이로 인해 둔촌주공 같은 대단지들이 더는 분양을 미루지 않고 공급을 하게 되면 결과적으론 좋은 일이죠.
문제는 이 과정에서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점입니다. 정부가 분양가를 통제하는 몇년사이 이미 집값이 큰폭으로 올랐는데 분양가를 개선한다고 하니 무주택자 입장에선 분통이 터질 노릇이죠.
당장 가을 전세 불안, 전세대책은 연말에
전세시장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수도권(0.25%), 서울(0.17%), 지방(0.15%) 등 지난주 수준을 유지했는데요. 전반적으로 높은 상승세입니니다.
서울의 경우 매물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고요. 정비사업 이주 수요 영향있는 지역이나 정주여건 양호한 지역 중저가 위주로 상승했습니다. 노원, 영등포구, 동작구 등이 모두 0.22%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고요.
인천은 0.25%로 0.01%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경기는 0.29%로 0.01%포인트 떨어졌습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주 부동산시장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전월세 이중가격 문제를 언급했는데요. 그러면서 "전월세 가격안정 및 시장 어려움을 완화할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을 연말까지 강구하겠다"고 했습니다.
당장 가을 전세가 불안한데 겨울까지 기다리라고 하니 답답한 노릇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