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은 줄었는데 집값은 오히려 더 올랐습니다. 금융권의 대출규제 강화가 본격화된 이후 집값 상승폭은 2주 정도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이번 주 들어 다시 상승폭을 확대하는 모습입니다.
전세시장도 다르지 않습니다. 은행들이 급기야 실수요 중심인 전세대출마저 옥죄기 시작했지만 가격 상승폭은 더 확대됐습니다.
계속 오르는 전셋값에 차라리 집을 사자고 해도 대출을 못 받고, 전셋집을 구하려고해도 전세자금 마련이 어려워진 무주택 서민들의 가슴앓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서울선 신고가, 지방도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4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28%로 전주대비 0.04%포인트 확대됐습니다. 수도권(0.34%)과 서울(0.19%)은 전주와 같았지만 5대 광역시와 8개도 등 지방 변동률이 커진 게 전체적인 상승률 확대로 이어졌습니다.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금융권이 대출규제를 강화하면서 매수심리가 다소 완화돼 추석 연휴 이후 집값은 상승폭을 다소 축소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집값이 잠잠해질 것이란 기대도 오래가지는 못했습니다.
상승폭을 유지한 서울의 경우도 일부 지역에서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대출규제 강화에도 복잡 미묘한 분위기입니다.
노원구(0.26%)는 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상계동 대단지와 공릉동, 마포구(0.24%)는 주요단지 신고가 거래 영향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용산구도 리모델링 기대감이 있는 단지 중심으로 0.24% 상승했습니다.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는 전주보다 상승폭을 축소했지만 인기 단지 상승세가 계속돼 분위기를 종잡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강남구(0.25%)는 압구정과 역삼동 인기단지, 서초구(0.23%)는 방배동과 반포동 주요단지 위주로 상승했는데요. 반포자이 전용 59㎡가 지난 5일 26억원에 거래(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되며 3.3㎡ 당 1억원을 넘어서기도 했죠.
이와 함께 송파구(0.22%)도 잠실동과 장지동, 강동구(0.18%)는 명일동과 고덕동 등 위주로 올랐습니다. 다만 신고가 대비 하락한 거래도 일부 발생했다는 게 부동산원 분석입니다.
지방의 기세도 무섭습니다. 5대 광역시(0.19%)는 물론 지방 전체 상승률이 0.22%로 전주보다 0.06%포인트 확대됐기 때문인데요.
광역시 중에선 부산(0.27%)과 광주(0.25%), 울산(0.19%) 등이 전주보다 상승폭이 커졌습니다. 이와 함께 강원(0.27%)과 충북(0.35%), 충남(0.31%) 등의 상승률 기울기도 가팔라졌고요.
전세대출 옥죄는데 더 오른 전셋값
무주택 서민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게 바로 전세시장입니다. 내 집 마련이야 일단 미룰 수 있지만 당장 살아야 하는 전셋집을 구하기가 어려워진 까닭입니다.
특히 갭투자 차단 등을 위해 금융권이 전세대출 문턱도 높이기로 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도 전셋값은 더 올랐습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은 전주보다 0.04%포인트 확대된 0.2%, 수도권도 0.24%로 0.03%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서울은 0.14%로 전주 상승률을 유지했는데요. 교통과 거주환경이 좋은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데 단기간 급등한 일부 단지는 매물이 쌓여 상승폭이 축소되는 등 지역별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처럼 매매와 전세 모두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종합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이달 중 발표할 것으로 예상돼 시장은 더욱 혼란스러울 전망인데요. 하루라도 빨리 매매나 전세계약을 서두르는 모습이 나타나는 등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세는 물론 집단대출 규제강화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전세와 매매계약을 서두르는 경향이 일부 나타나 과거보다 주 단위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중저가 주택지를 중심으로 대규모 개발 이슈나 교통 호재, 대선 정책 공약 등에 따라 수요 쏠림과 높은 가격 변동이 반복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