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공동주택 리모델링 용적률 완화 인센티브에서 '임대주택 공급' 항목을 뺐다. 애초 내부 지침으로 있었던 임대주택 인센티브제를 의무 또는 선택하게끔 제도를 검토했으나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해 최종 제외했다.
구체적인 용적률 완화기준도 마련했다. 이에 따라 리모델링 시장이 활성화가 기대되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스피드 주택공급'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서울시가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의 기본방향을 제시하는 '2025 서울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기본계획' 재정비(안)을 3일 발표했다.
지난 2016년 이 기본계획을 최초 수립한 뒤 5년이 지나 재정비 시기가 도래한 데 따른 것으로 그간 사회적‧제도적 여건변화를 반영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이번 기본계획 재정비안의 주요 내용은 △공동주택 리모델링 수요예측 △공공성 확보에 따른 용적률 완화기준 마련 △사업 활성화를 위한 공공지원제도 강화 등이다.
특히 용적률 완화 인센티브 기준을 마련한 게 핵심이다.
공공주택 리모델링은 '주택법'에 따라 주거전용면적의 30~40%까지 증축할 수 있고 '건축법'에 따른 용적률 완화도 가능하다. 그러나 재건축과 달리 기부채납 등 공공성 확보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없었다.
서울시는 그동안 내부 지침으로 적용했던 용적률 완화기준을 구체화해 기본계획에 포함했다. 기반시설을 정비하거나 자연친화시설 등을 설치하는 경우 용적률(주거전용면적)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서울형 공동주택 리모델링 운용기준'을 처음으로 수립했다. 리모델링 사업의 공공성을 확보하고 난개발을 막기 위한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앞으로는 이 기준에 따라 △도로‧공원 등 기반시설을 정비하는 경우(최대 20%포인트) △녹색건축물을 조성하는 경우(최대 20%포인트) △열린놀이터, 공유주차면 등 자연친화 시설을 설치하는 경우(최대 30%포인트) △상업시설 등 가로를 활성화하는 경우(최대 10%포인트) 등엔 용적률 완화를 받을 수 있다.
민감한 항목이었던 '임대주택 공급'은 빠졌다. 애초 서울시는 재건축과 유사한 수준으로 용적률이 증가하는 리모델링단지에 기부채납 형태의 공공성 확보방안(임대주택 의무화 또는 선택제)을 검토했으나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해 백지화했다.
김병철 서울시 리모델링지원팀장은 "임대주택 항목과 관련해 검토를 많이 했지만 주택법상 임대주택 건설 의무가 규정돼 있지 않고 임대주택 의무화를 하면 주택공급 활성화 저해 여지가 있어서 최종 제외했다"며 "아울러 임대주택 인센티브를 도입하면 공공지원 민간임대 시 조합이 10년 이상 운영해야 돼서 해산을 못하는 문제점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적용하던 '임대주택 도입시 최대 10%포인트 용적률 완화' 선택지도 사라졌다.
이번 '2025 서울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기본계획' 재정비(안)에 따라 오세훈 서울시장의 '스피드 주택공급'은 한층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내 공동주택 총 4217개 단지중 리모델링이 가능한 단지는 3096개(73.4%)로, 이중 수평‧수직증축으로 가구 수를 늘리는 '세대수 증가형' 리모델링이 가능한 단지는 898개(21.3%)로 추정했다.
이들 단지 모두 세대수 증가형 리모델링을 한다는 가정 아래 세대수 증가가 기반시설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상하수도, 교통, 학교, 공원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해 리모델링으로 인한 세대수 증가를 충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시는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 활성화를 위한 공공지원책으로 사업비 지원을 추진한다. 정비기금을 활용해 지원할 수 있도록 관계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조합운영비‧공사비 융자 등 금융상품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지난 2018년 공모를 통해 서울형 리모델링 시범단지 7곳을 선정, 공공지원을 통해 지역과 상생하는 리모델링 모델을 개발 중이다. 조합설립 이전단계에서는 기본설계와 사업성 분석을, 조합 설립을 완료한 단지엔 안전진단비를 지원한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2025 서울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기본계획' 재정비(안)을 마련하고 이달 4~19일 주민공람을 실시한다. 이후 시의회 의견청취,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내년 1월 최종고시한다는 목표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이번 기본계획 재정비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증가하는 노후 공동주택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마련됐다"며 "리모델링을 원하는 아파트가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면서도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