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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조달도 삐걱?…건설업계 악재 언제까지

  • 2022.02.15(화) 06:30

중대법에 현산 사고…원자재 가격인상도
현대ENG 상장철회 이어 회사채 발행 주춤

국내 주택시장 호황으로 덕을 봤던 건설업계 분위기가 새해 들어서 확연하게 뒤바꼈다. HDC현대산업개발 광주 붕괴사고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원자재 가격 인상 등 악재가 쌓이면서다.

건설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빠르게 악화하면서 자금 조달에도 차질이 빚어지는 모습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위축해 건설업계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주요 건설사들의 탄탄한 재무구조나 향후 정부 주택공급 확대 정책 등을 고려하면 최근의 우려는 기우라는 지적도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건설경기 전망 악화, 회사채 발행도 주춤

국내 건설업체들은 최근 잇따른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HDC현대산업개발 사고,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철회, 시멘트 등 원자재 가격 인상 등 건설업 경기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늘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 7일 내놓은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에 따르면 올해 1월 CBSI는 74.6로 전달보다 17.9포인트 급락했다. 1년 5개월 만에 최저치다. CBSI는 국내 건설업에 종사하는 기업가들의 기대감과 경기 예측을 지수화한 수치다. 기준선(100)을 밑돌면 현재 건설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건설산업연구원은 "통상 1월에는 연말에 비해 공사 물량이 감소해 지수가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올해 1월은 평소보다 더 감소했다"며 "유가 상승으로 비용이 오른 데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으로 건설기업 심리가 위축된 복합적인 결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이런 흐름은 최근 건설업 자금 조달 시장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현대건설과 롯데건설 등 주요 건설사가 올해 초 회사채 발행을 준비했다가 최근 시장 상황을 살펴보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지난달 상장을 추진했다가 철회한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건설업 투심 악화의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최근 건설업체 주가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다가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철회 등으로 시장 분위기가 워낙 좋지 않아 무리하게 회사채를 발행하기보다는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자금조달 우려?…불확실성 걷히면 회복 전망도

게다가 국내 부동산 시장은 금리 인상과 규제 강화, 대선 불확실성 등의 영향으로 빠르게 위축하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건설사들이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으리라는 우려다.

반면 일각에서는 최근 건설업계에 악재가 쌓인 것은 맞지만 경기가 장기간 위축할 만큼의 위기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최근 주택시장 호황으로 수주를 탄탄하게 쌓아놓은 데다가 차기 정부도 역대급 주택 공급 정책을 예고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분위기가 회복할 거라는 전망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실제 최근 한화건설의 경우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1300억원의 주문이 몰리기도 했다. 애초 시장 안팎에서는 한화건설 회사채 발행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많았는데, 이런 우려를 딛고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도 위축했던 경기가 금세 나아질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은 "2월 CBSI 전망치는 전월대비 22포인트 상승한 96.6으로 나왔다"며 "건설기업들이 1월보다는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실제 지수가 회복될지는 좀 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도 건설업종이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대선의 흐름과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 추진,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사고 등 여파로 건설업 투자 심리가 크게 약화됐다"며 "그러나 건설사들의 펀더멘털은 그 어느 때보다 양호한 상황으로 역대급으로 쌓아 올린 수주 잔고와 우량한 재무 현황 등이 입증됐다"고 분석했다.

김승준 현대차증권 연구원 역시 최근 건설사의 주가 하락과 관, "올해 국토부 가이던스는 분양 46만 가구 등으로 전년 대비 증가할 전망"이라며 "양호한 가이던스 전망에 비해 과도한 주가 하락"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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