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철도 신림선 개통으로 인근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그동안 교통 인프라가 부족했던 서울 서남권의 교통망 확대로 접근성과 생활 편의성이 개선되면서 가격이 뛰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8일 오전 5시 30분 샛강역과 신림선 운행이 시작됐다. 지난 2017년 3월 공사를 시작한 지 약 5년3개월 만이다. 샛강역과 관악산역을 왕복하는 신림선은 환승역 4개를 포함해 11개 정거장을 연결하는 총 7.8㎞의 노선이다. 그동안 출퇴근시간 기준 지하철과 버스 환승을 이용해 50분가량 소요됐던 구간이지만, 신림선을 이용하면 1호선 대방역·7호선 보라매역·2호선 신림역을 통과해 16분만에 주파할 수 있다.
교통망 확충으로 그동안 지하철역과 멀어 교통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가격 상승 폭이 제한적이었던 신림선 인근 단지에서 신고가 사례가 나오는가 하면 지어진 지 20년을 넘긴 노후 단지들에서는 정비사업 논의를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신림선 수혜 단지로 꼽히는 관악구 신림동 '신림현대'에서 최근 재건축 혹은 리모델링 등 정비사업 추진 논의가 시작됐다. 입주자대표회의에서 리모델링 및 재건축 관련 검토를 위한 주민 추진위원들을 모집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신림선 개통 이후 정차역 일대 아파트 가격이 또 한번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017년 3월 신림선 착공 이후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렸던 일대 아파트 단지들은 거래 침체기인 올해 초에도 신고가를 기록했다. 작년 말부터 서울 중저가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관악구 신림동 청암두산위브센티움 전용면적 98㎡는 10억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지난해 5월 7억원에 매매가 체결된 것과 비교해 3억원가량 뛰었다. 재건축 연한이 다가오고 있는 신림현대아파트 전용 82㎡ 역시 지난 2월(8억5000만원) 대비 1억5000만원 오른 10억원에 나와있다.
영등포구 신길동 보라매SK뷰 전용 84㎡에서는 18억원짜리 매물이 등장했다. 지난 4월 16억6000만원에 거래된 지 약 한 달 만에 1억4000만원 상승한 셈이다. 동작구 대방동 대방대림 전용 164㎡도 실거래가 지난해 9월 17억9000만원에서 지난달 19억8000만원으로 1억9000만원 올랐다. 현재는 호가가 23억원까지 치솟은 상태다.
하지만 단기간에 호가가 뛰면서 거래 자체가 뜸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신림현대아파트 단지내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개통이 되면서 매도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나와있는 매물은 직전 거래보다 2억 이상 높은 가격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면서 "매수 희망자들은 많은데 호가가 너무 높다 보니 거래가 잘 체결되지는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