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베일에 가려져있던 '토지임대부주택'의 실거래가가 공개된다. 공개 대상은 소유권이 없는 토지분을 제외한 건물가액만이다.
올 하반기 SH공사가 고덕·강일 등에 10년 만의 토지임대부주택 공급을 예고한 가운데, 이번 실거래가 공개를 통해 토지임대부주택의 거래 투명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달 중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토지임대부주택의 실거래가도 공개된다.
토지임대부주택은 건물과 땅을 모두 분양하는 기존 분양주택과 달리 토지는 임대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주택이다. 공급가를 시세의 절반 이하로 낮추는 대신 입주민은 매달 토지임대료를 내는 구조라 이른바 '반값 아파트'로도 불린다.▷관련기사:[집잇슈]반값인데 반갑지 않은 '토지임대부주택'(2021년9월29일)
이 주택은 시세보다 저렴하다는 점이 강점이지만 그동안 실거래가 베일에 쌓여 있어 '깜깜이'였다. 부동산 거래 시 건물 가격으로만 거래되는 특수성으로 인해 실거래가 정보가 비공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엔 2011년과 2012년 각각 공급한 서초구 'LH서초5단지'와 강남구 'LH강남브리즈힐'이 대표적인 토지임대부주택이지만 이들 아파트가 언제, 얼마에 거래됐는지는 알 수 없다. 부동산 중개업소나 등기 자료 등을 통해야만 시세 파악이 가능하다.
이에 LH강남브리즈힐, LH서초5단지는 이달 1~10일 입주민을 대상으로 토지임대부주택 실거래가 공개 필요성에 대해 설문조사를 받고, '공공기관 정보공개법' 제3조에 따른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국토부에 토지임대부 아파트의 실거래가 공개를 요청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토지임대부주택은 저소득층, 신혼부부 등을 위해 저렴하게 임대주택으로 공급했다가 분양 전환할 수 있도록 나온 주택인데 소수가 시세차익을 위해 독점했던 부작용이 있었다"며 "이를 바로 잡고 입주민들의 실거래가 공개 요청도 있어서 이달 공개를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건물에 대한 매매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가격도 건물 가액만 공개할 예정"이라며 "임대료는 사인간의 계약 관계에서 이뤄지는 사항이라 관여하지 못하고, 일정 기간 지나면 토지는 LH 등에 귀속된다는 점 등을 부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토지임대부주택은 과거 노무현, 이명박 정권 때 추진됐으나 분양된 이후 건물 가격이 최고 7배 오르는 등 수분양자들이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기게 되자 제도의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후 제도가 폐지다시피 하다가 지난해 11월 김헌동 SH공사 사장 취임 후 토지임대부주택을 역점 사업으로 내걸면서 올해 고덕·강일지구를 시작으로 다시 공급에 나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