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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거의 다 합의…'상가 갈등'은 여전히 난항

  • 2022.07.07(목) 15:55

공사비 등 쟁점 9개 중 8개 합의
시공사 "상가 분쟁 먼저 해결"
조합 "자료 줄 테니 공사 먼저"

공사중단 84일째를 맞은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이 '공사재개'에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 10여 차례 이상의 만남과 서울시의 중재 등을 거친 끝에 9가지 쟁점 사항 중 8개에 합의했다. 다만 최종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일반분양은 내년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아직 합의되지 않은 사항은 재건축조합과 상가대표기구 간의 갈등이다. 조합은 상가대표기구와의 분쟁과 별개로 공사를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시공사는 이 갈등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공사를 시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업비 대출이 만료되는 오는 8월 말까지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공사비 논란은 끝…소송전 없다

7일 서울시는 둔촌주공 재건축사업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시에 따르면 조합과 시공사 측은 공사비 증액과 일반분양 시기, 마감재 변경 등 갈등의 주요 요소에 대해 대부분 합의했다.

공사중단의 시발점이었던 공사계약의 유효 여부는 더이상 논의하지 않기로 했다. 조합과 시공사업단은 2020년 6월25일 공사비를 기존보다 6000억원 증액하기로 계약했는데, 조합은 그간 이 계약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대신 양측은 당시 계약의 근거가 되는 자료를 제출해 한국부동산원에 공사비 검증을 받기로 했다. 검증결과는 즉시 계약에 반영하기로 했다.

합의가 이뤄지면 60일 이내 분양가 심의를 신청하기로 했다. 조합은 마감재 고급화를 통해 분양가를 증액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이를 포기하고 기존 마감재를 기준으로 건축가산비를 신청한다.

분양가 심의 결과가 나오면 2개월 이내 분양승인을 신청한다. 상가를 포함한 일반분양 절차를 즉시 밟겠다는 계획이다. 설계변경에 대해서도 더이상 다투지 않고, 기존 마감재를 따르기로 했다. 다만 엘리베이터, 전기자동차 충전기와 일반분양 발코니 확장공사 등은 공사에 반영한다.

2020년 7월 이후 일반분양 일정이 지연됨에 따라 시공사업단에 발생한 금융비용 손실은 공사비에 반영하기로 했다. 이 역시도 한국부동산원에 검증을 의뢰한다.

조합은 이같은 합의문의 내용을 총회에서 의결하고, 지난 4월16일 제기한 계약무효 안건은 철회한다. 아울러 공사계약이 무효라는 소송을 취하하고, 앞으로 같은 내용의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조합으로선 8월까지 최종 합의를 이끌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시공단의 연대보증을 받아 대출받은 사업비 7000억원을 오는 8월말까지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조합원 1인당 상환금액은 1억2000만원가량인데 이를 갚지 못하면 시공사가 대위변제 후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사업장이 경매에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관련 기사: [집잇슈]둔촌주공이 경매에 넘어간다면(6월8일) 

시공사 측은 양 측이 합의에 이르면 유이자로 사업비 대출을 대여하고, 앞으로 사업비 자금 조달에도 협조하기로 결정했다. 이같은 합의 내용은 기존계약보다 우선 적용한다.

김장수 서울시 공동주택지원과장은 "둔촌주공 재건축사업과 관련 처음 문제된 것은 공사비 증액"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선 검증을 통해 확정하도록 하는 내용이 중재안에서 마련됐고, 마감재 고급화 등의 문제점도 해결됐다"고 말했다.

합의 끝물에 갑자기 튀어나온 '상가'

양측이 합의하지 못한 한 가지 조항은 상가와 관련한 내용이다. 지금까지 시공사가 수행한 상가 관련 공사부분은 인정하기로 합의했지만, 공사재개 조건에 대한 양측의 입장이 다르다.

조합은 상가 설계변경에 대해 실시설계도서를 제공하겠다고만 약속했다. 그러나 시공사는 "독립정산제 당사자인 조합 및 상가대표기구, PM사간 분쟁 합의사항에 대해 총회 의결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시공사는 재건축조합과 상가대표기구가 법적 분쟁을 벌이는 가운데 이같은 갈등이 해소되는 게 먼저라는 입장이다. 현재 상가 조합원들은 아파트와 별도로 사업계획을 수립했는데, 아파트 조합이 이 과정에 개입하면서 상가 측에서 유치권 행사를 선언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이 부분 조율을 위해 SH공사를 사업대행자로 지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조합과 시공사가 직접 당사자가 되는 다른 조항과 달리 양측의 대표자 합의만으론 해결하기 어렵다는 취지에서다.

김장수 과장은 "상가는 조합원 개인에 대한 이해관계와 지분 등이 엮여 있어 조합 집행부가 임의로 합의할 부분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현재 합의가 이뤄진 부분도 이후에 다시 번복되고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상가 관련 문제는 아예 별도로 합의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SH공사의 사업대행은 조합 측에서 제안했다. 공공에서 대행자 역할을 맡으면 중재자로서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분쟁을 막을 수 있으리란 기대에서다. 사업대행자 지정은 양측이 합의한 이후 조합의 총회 의결을 거쳐서 최종 결정된다.

다만 전례가 드물기 때문에 대행 수수료와 분쟁 장기화 가능성에 대해선 조합과 서울시 모두 정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일반분양 시기는 내년 이후가 될 전망이다.

김장수 과장은 "애초 합의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면 내년 1월 일반분양을 예상했는데, 지금으로선 상가 문제가 해결이 안 되면 합의문 통과조차 어렵다"며 "공사재개 시기도 쉽게 예측할 수 없지만, 비관적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상가 문제는 SH공사의 사업대행자 지정 등의 방식을 통해 합의하다보면 중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대주단은 내달 23일 만기 도래하는 7000억원 규모 사업비 대출 보증 연장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조합에 전달했다. 이 때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조합이 이를 갚거나 그렇지 않으면 시공단이 대위변제하고 조합은 파산 수순을 밟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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