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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잇슈]확 낮아진 커트라인…그 많던 청약통장 어디로?

  • 2022.09.21(수) 06:30

아파트 청약자에 벤츠 등 경품이벤트 활발
그럼에도 특공·1순위 미달 및 당첨컷 하락
청포족 돌아온다?…"실수요자 위주로 개편"

지난해만 해도 '광풍'이 불었던 주택 청약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습니다. 최근엔 부동산 침체기에만 등장한다는 승용차, 명품백 등 각종 청약 경품 이벤트까지 부활했죠. 

그럼에도 청약 미달이 잇따르며 미분양 공포가 확산하고 있는데요. 다만 청약 열기가 식으면서 그동안 소외됐던 2030 '청포족'들이 다시 청약에 나서는 모습도 일부 포착됩니다. 과연 그 많던 청약 통장들은 어디로 향하게 될까요?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경품이벤트에도 '미달 또 미달'

비즈니스워치가 청약홈을 통해 올해 8~9월 중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1·2순위 전체)을 집계한 결과, 총 16개 단지의 평균 경쟁률은 5.4대 1로 나타났습니다.

그럼 '완판' 아니냐고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야말로 '미달'의 연속입니다.

물론 '인천 검단신도시 AB17BL 우미린 클래스원'(청약경쟁률 25.66대 1), '평촌 두산위브 더 프라임'(11.82대 1), '수원 아이파크시티 10단지'(10.32대 1) 등 두 자릿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한 곳도 있긴 한데요.

경기 '마석역 극동스타클래스트 더 퍼스트'(0.78대 1), 'e편한세상 평택 하이센트 4BL'(0.47대 1), 'e편한세상 평택 라씨엘로 2-1BL'(0.37대 1), '라포르테 공도'(0.04대 1), 인천 '주안 극동스타클래스 더 로얄'(0.91대 1) 등 5곳은 청약 미달이었고요. 

모집 가구수는 채웠지만 특별공급이나 1순위에서 미달을 보인 단지도 있었습니다. 

서울 '남구로역 동일 센타시아'의 경우 소형 평형인 전용 33㎡, 34㎡, 36㎡, 43㎡에서 1순위 미달이 발생했고요. 서울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는 국민평형인 전용면적 84㎡A에서도 95가구 모집에 1순위 청약자가 87가구에 불과했습니다. 

청약 열기가 확 꺾인 모습인데요. 불과 작년만 해도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선 세자릿수 청약 경쟁률도 종종 나왔는데 말이죠.

그러자 주택 사업자들은 예비 청약자 또는 계약자를 대상으로 명품백과 승용차 등 비싼 경품을 내걸며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섰는데요. 

경북 칠곡군 '칠곡 왜관 월드메르디앙웰리지'는 루이비통 핸드백을, 여수 '더로제아델리움 해양공원'은 샤넬 핸드백을 경품으로 내세웠고요. 

경기 하남시 '미사 아넬로 스위첸'(오피스텔)은 BMW 미니 쿠퍼 5도어 클래식 승용차, 경기 화성시 '동탄푸르지오 시티 웍스'와 경기 의왕시 '인덕원자이 SK VIEW'는 벤츠 승용차를 경품으로 내걸었는데요. 

경품 덕일까요? 지난 19일 진행한 인덕원자이 SKVIEW는 특별공급 377가구 모집에 총 1414명의 청약자가 접수해 평균 3.7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가구가 완판돼 눈길을 끌었는데요. 

하지만 전용 39㎡, 49㎡는 신혼부부 특공에서 미달이 발생하는 등 '진정한 완판'으로 보긴 어렵다는 시각도 나옵니다. 

서울 '한화 포레나 미아'의 경우 지난 4월 진행한 특공에서 평균 청약 경쟁률 46대 1을 기록했지만 아직도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는 만큼 청약이 계약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로 보이거든요.

실제로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국 아파트 무순위 청약 건수는 총 28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1건) 대비 208건 늘었습니다. 

가점 15점이 당첨?…'청포족' 돌아오나

청약 시장이 빠르게 식고 있는 가운데서도 청약 의지를 드러내는 수요가 일부 포착되기도 합니다. 바로 2030 젊은층인데요.

현재의 청약 제도는 '가점제' 위주라 상대적으로 젊은층이 불리한 구조로 청약 경쟁이 치열했을 땐 가점이 낮은 2030들이 청약을 포기하는 '청포족'으로 돌아섰죠. 

그러나 최근 청약 인기가 사그라들고 청약 당첨 커트라인이 낮아지면서 젊은층에게도 청약 문턱이 낮아지고 있는데요.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바탕으로 집계한 결과 지난달 수도권 9개 분양 단지의 청약 당첨 평균 커트라인은 12.8점(1순위 해당지역 기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난해 8월 수도권에서 분양한 8개 단지의 청약 당첨 평균 커트라인(38.1점)의 3분의 1 수준인데요. 

실제로 서울 '남구로역 동일 센타시아'의 경우 전용 33㎡는 기타 지역에서 최고 당첨 가점이 15점에 불과했습니다. 부양 가족이 없이(기본 5점) 무주택 기간 2년(6점), 입주자저축 가입기간 2년(4점)을 채운 사회초년생도 청약에 당첨될 수 있는 셈이죠.

인덕원자이 SKVIEW는 신혼부부 특공(전용 39~74㎡)은 총 166가구 모집에 총 350가구가 청약한 반면, 생애최초 특공(전용 39~74㎡)은 총 89가구 모집에 총 1004가구나 청약했습니다. 

생애최초 특공은 주로 미혼 젊은층들이 이용하는 제도인데요. 생애최초 특공 중에서도 1인 가구도 청약할 수 있는 전용 60㎡ 이하(전용 39~59㎡) 총 74가구 모집에 총 863가구가 청약했습니다. 

더군다나 정부가 내달 발표를 예고한 '청년 주거지원 종합대책' 에서 추첨제 확대 등 2030세대에게 유리하게끔 청약제도가 개편될 가능성이 높아 당첨 기회는 더 높아질 전망입니다.

2030세대 뿐만 아니라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올해는 젊은층이나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들이 적극적으로 청약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며 "지금 시장 자체가 주춤한 상황이라 당장 청약 시장으로 크게 유입될 여지가 높진 않지만, 가점이나 자격요건만 된다면 상대적으로 신축 아파트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시장이 청약밖에 없기 때문에 수요가 꾸준히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전반적으로 청약 열기는 한풀 꺾였지만 입지가 좋거나 공급이 부족했던 지역, 분양가가 저렴한 단지 등은 청약 수요가 높을 수밖에 없어 '청약 양극화'는 점점 더 심화할 전망"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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