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간 산업계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의 중요성이 부각됐습니다. 지속가능성장이 기업에 요구된 겁니다. 기업은 지구를 뜨겁게 하는 탄소는 줄이고 폐기물도 잘 처리해야 했습니다.
특히 공사장에서 먼지를 날리는 건설사는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그런 움직임이 눈에 띄던 건설사가 SK에코플랜트와 GS건설이었죠. ▷관련기사: [인사이드 스토리]친환경 덜어내는 그 건설사의 속사정(2월21일)
그러나 올해 GS건설과 SK에코플랜트는 나란히 관련 사업체를 매각했습니다. 양 사 모두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공통의 과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속사정은 조금 다릅니다.
힘 실었던 친환경, 알짜 신사업도 팔아
GS건설은 지난달 22일 수처리 전문 자회사인 GS이니마의 지분 100%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국영에너지 회사 타카에 매각하는 주식매개계약(SPA)을 체결했습니다.
GS이니마의 지분은 GS건설 완전 자회사 글로벌워터솔루션이 지분을 100% 들고 있었는데요. 이 지분을 2026년 하반기까지 1조6770억원을 받고 타카에 매각하겠다는 겁니다.
GS이니마는 GS건설의 신사업 핵심 자회사입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GS이니마의 올해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735억원입니다. GS건설 전체 영업이익의 차지하는 비중이 31.6%에 달합니다.
이보다 이틀 앞선 같은 달 20일 SK에코플랜트는 리뉴어스와 리뉴원, 리뉴에너지충북 등 환경 자회사 3곳의 지분 100%를 사모펀드 기반 투자회사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매각 규모는 1조7800억원입니다. ▷관련기사: SK에코플랜트, '1.8조 규모' 환경자회사 3곳 매각(8월20일)
SK에코플랜트는 2020년 유사 업체나 연관 업종의 기업을 추가로 인수하는 방식인, 이른바 '볼트온(Bolt-On)' 전략을 앞세워 환경사업을 키웠습니다. 이번 매각 대상을 포함해 환경 업체 인수에 쓴 금액은 4조원에 달합니다.
그러나 SK에코플랜트는 올해 환경 사업에서 적자를 내고 있습니다. 이 회사의 올해 상반기 기준 환경사업 매출은 5641억원, 영업이익은 -308억원입니다.
급한 불은 꺼야 한다
GS건설과 SK에코플랜트의 환경 관련 사업체 매각 주요 배경으로는 재무구조 개선이 꼽힙니다. 환경사업에 뛰어들 때 빚에 의존했던 영향이 적지 않습니다.
SK에코플랜트는 2020년 부채비율이 420.9%로 전년 말(277.6%)과 비교했을 때 143.3%포인트 올랐습니다. 이처럼 400%를 웃돌았던 SK에코플랜트의 부채비율은 2022년 말 기준으로 상장 전 자금조달(프리IPO) 등을 통해 256.2%까지 떨어졌습니다.
SK에코플랜트는 프리IPO를 통한 상환우선전환주(RCPS)와 전환우선주(CPS) 발행으로 각각 4000억원, 6000억원씩 자본을 확충했습니다. 사모펀드와 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기업 상장 시 지분매각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주고 자본을 늘린 겁니다.
자본은 늘었지만 SK에코플랜트의 부채는 증가했습니다. 2021년에 6조2665억원이었던 부채총계가 올해 6월 말 기준으로는 11조9823억원으로 약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1년 이내에 갚아야 할 빚을 의미하는 단기차입금은 5987억원에서 2조3242억원까지 증가했습니다.
GS건설도 부채 부담이 큽니다. 지난해 말까지 GS건설의 부채총계는 11조7944억원입니다. 올해 6월 말 기준 부채총계는 12조9543억원으로 6개월 새 9.8% 증가했고 부채비율은 3.2%포인트 높아진 253.2%입니다.
특히 GS건설은 지난 2023년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로 재무건전성이 급격히 나빠졌습니다. 당시 5500억원의 재시공 비용을 반영했고 그해 말 부채비율은 262.5%로 전년 말(216.4%) 대비 46.1% 포인트 높아졌습니다.
잘 판 GS, 본전치기 SK…매각 효과는?
GS건설은 GS이니마 매각을 통해 1조3000억원 안팎의 매각 차익을 거둘 것으로 보입니다. GS건설이 GS이니마의 지분을 100% 인수하는데 들어간 비용은 3380억원 수준이었습니다.
GS건설의 GS이니마의 인수 흐름을 짚어보면 GS건설은 우선 스페인 건설사 OHL이 소유했던 GS이니마의 지분 80%를 2012년에 2680억원에 인수했습니다. 나머지 20%의 지분에는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등 재무적투자자(FI)의 자금이 동원됐습니다. 2019년에 GS건설은 FI가 보유한 GS이니마 지분을 887억원에 인수했습니다.
GS건설은 장사를 잘하긴 했지만 알짜 신사업 정리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합니다. 대신 본업인 건설업, 특히 '자이' 브랜드라는 강점이 있는 주택사업에 집중할 전망입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GS이니마 매각으로 GS건설의 영업실적 축소는 불가피하다"면서 "매각 후 회사의 주택개발사업 비중이 커지는 걸 감안하면 국내 사업장의 원가율 개선과 해외사업 실적 가시화를 통한 영업실적 회복 수준이 신용도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매각이 '본전치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SK에코플랜트는 2020년 리뉴어스의 전신인 EMC홀딩스 지분 100%를 9165억원에 인수했고 900억원을 출자했습니다. 이후 리뉴어스 지분 25%를 메리츠증권에 1114억원에 매각했으나 이번 매각을 위해 다시 사들여야 합니다.
SK에코플랜트가 이번에 같이 파는 리뉴원은 2021년 사들인 대원그린에너지와 6개의 환경업체를 합쳐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쓴 자금도 6100억원입니다.
특히 매각 대상이 보유한 차입금의 상환을 병행하게 될 경우 최종적으로 SK에코플랜트가 손에 쥘 돈은 4000억원 안팎까지 줄어들 것이라는 게 시장의 전망입니다.
다만 SK에코플랜트는 이번 매각으로 과도하다고 평가된 재무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반도체 중심의 사업 재편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오랜 숙원인 유가증권시장 상장에도 다가설 수 있을지 관심입니다. ▷관련기사: '반도체 들고 영업익 더블로'…SK에코플랜트→SK세미플랜트?(8월19일)
나이스신용평가는 "매각 과정에서 차입금 상환 및 현금성 자산 유입 등의 영향으로 약 1조원의 순차입금이 감소할 것"이라면서 "최근 사업규모를 확대 중인 반도체 사업에서의 이익창출규모 및 IPO에 따른 자금유입 규모가 중요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