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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납세자 별거 아니네..우리도 해 볼까

  • 2015.03.04(수) 17:18

매출 300억원대 쎌바이오텍 '금탑 훈장' 영예
CJ프레시웨이는 손실에도 '은탑'..경쟁률 '1.2대1'

세무조사 유예와 납세담보 면제, 대출금리 우대, 의료비·철도·콘도요금 할인, 공영주차장 무료 이용, 공항 출입국 전용심사대 이용...

 

열거한 항목들은 대한민국 모범납세자가 누릴 수 있는 각종 특전이다. 매년 기획재정부는 국세청 개청일인 3월3일을 '납세자의 날'로 지정해 모범납세자를 선정한다. 국가 재정에 기여한 것을 인정받아 훈장이나 표창도 받고, 특별한 혜택까지 주어지기 때문에 여건만 허락한다면 한번쯤 모범납세자에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

 

올해 49회 납세자의 날 행사에서는 302명의 모범납세자가 상을 받았다. 대기업보단 중견기업들이 대부분 훈장을 가져갔다. 대상기업들을 분석해보니 규모가 크거나 납세액이 많지 않더라도 세금을 꾸준히 잘 내고 있는 건실한 중견기업이라면 충분히 모범납세자에 선정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매출 300억원 '금탑'..손실 내도 '은탑'

 

모범납세자에 선정되는 기준은 5년 이상 계속기업으로 법인세를 3000만원 이상 납부하는 기업이다. 당연히 체납이나 탈세 사실이 없어야 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비생산적인 기업도 후보에서 제외된다.

 

올해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쎌바이오텍은 유산균을 만드는 회사로 2013년 매출액이 314억원, 순이익은 90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세전이익은 108억원이었고, 부채비율이 7%에 불과할 정도로 '무차입 경영'을 실현하는 기업이다. 법인세는 18억원을 낸 것으로 추정됐다.

 

매출 기준으로는 은탑산업훈장의 CJ프레시웨이가 1조8050억원으로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했고, 동탑산업훈장을 받은 호반건설도 9585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다. 식자재유통회사인 CJ프레시웨이는 2013년 71억원의 손실을 내고 부채비율도 216%에 달했지만, 훈장을 받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아파트 브랜드 '베르디움'으로 알려진 호반건설은 2013년 1000억원대 순이익을 내고, 200억원에 가까운 법인세를 냈다. 건설사로는 드물게 차입금도 없이 16%의 낮은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7개 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4345억원이었고, 세전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36억원과 189억원 수준이었다. 평균 부채비율은 91%로 부채보다 자본이 더 많은 '안정적' 재무 상태를 보였다.

 

 

◇ 법인세 8억 내도 '훈장'

 

기업 규모가 큰 CJ프레시웨이와 호반건설을 제외하면 올해 모범납세자의 기준은 더욱 낮아진다.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원풍은 매출액이 866억원이었고, 동탑산업훈장의 알에프세미(523억원), 청운테크(326억원), 한국아나세(750억원) 등 매출이 1000억원을 넘지 않았다.

 

이들 기업의 세전이익은 100억원 이내에 머물렀고, 순이익도 50억~60억원대였다. 법인세 납부액은 8억원에서 20억원 수준이고, 부채비율도 조선업체인 한국야나세(287%)를 제외하면 50%대 미만이었다.

 

금·은·동탑 훈장을 받은 5개 기업의 평균 매출은 556억원, 세전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4억원과 61억원으로 집계됐다. 법인세 납부액은 평균 14억원이었다. 사업을 무리하게 키우지 않으면서도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고 있는 기업들이 모범납세자 훈장을 받은 것이다.

 

▲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49회 납세자의 날 기념식에서 모범납세자로 대통령 표창을 받은 걸그룹 소녀시대 윤아와 배우 송승헌

 

굳이 훈장이 아니라도 눈높이를 낮추면 모범납세자가 되는 길은 더욱 가까워진다. 모범납세자 표창은 대통령과 국무총리, 기획재정부 장관, 국세청장, 지방국세청장, 세무서장까지 다양하게 수여한다. 지방청장이나 세무서장 표창을 받더라도 세무조사 유예와 납세담보 면제 혜택은 2년간 받을 수 있다.

 

진입 문턱도 그리 높지 않다. 올해 납세자의 날 포상 후보자는 644명이었고, 이 가운데 520명이 선정돼 '1.2대1'의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모범납세자에는 지역 사업자를 비롯해 각종 맛집과 병원들까지 상당수가 포함돼 표창도 받고, 특별한 우대 혜택도 누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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