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회계법인인 삼일회계법인의 수장이 13년 만에 교체된다. 안경태 회장(63)이 오는 12월1일자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김영식 부회장(59)이 차기 대표이사로 삼일을 이끌게 된다.
김 부회장의 대표이사로서 공식 첫 출근은 오는 12월2일이며 안경태 회장은 이날 하루 전인 12월1일까지 삼일회계법인 내 자신의 지분(9.88%)을 모두 처분하기로 했다. 처분된 지분은 차후 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감자하거나 법인 명의로 전환해 이후 이사직 승진자 등이 나눠갖게 된다.
안 회장은 경영에서 물러나더라도 삼일회계법인 내 자문역을 당분간 유지할 예정이다.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명예로운 퇴직을 위해 (조기) 용퇴를 결심하신 것"이라며 "경영에 관여하지 않지만 명예회장 또는 전임회장 등의 직함으로 삼일회계법인에 필요한 자문 등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경태 회장은 현재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의 10억원대 '주식 먹튀' 의혹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서울남부지검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안 회장이 내년 6월까지로 예정된 임기를 앞두고 조기 퇴직하게 된 것은 이번 수사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업계 내·외부의 평가다.
한편 김영식 후임 대표이사는 인천 출신으로 삼일회계법인의 첫 '비TK(대구경북)' 출신 수장이다. 또한 삼일회계법인의 현직 경영진 가운데 유일한 고려대 출신이기도 하다. 나머지 경영진(윤현철·고성천·이종철·서동규·윤훈수·배화주)은 모두 서울대 출신이다. 앞서 고려대 출신의 수장으로는 2대 오세광 회장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