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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우윳값이 늘 '3000원'인 이유

  • 2017.10.26(목) 14:38

PB브랜드 '온리프라이스' 지속 성장
한 상품에 하나의 가격만..'최저가'보다 '최적가'
"소비자가 사고 싶은 가격 맞춰 상품개발"

롯데마트에서 만난 주부 박 모씨는 최근 롯데마트를 자주 찾는다고 한다. 평소에는 여러 대형마트에서 장을 봤지만 요즘엔 롯데마트에서만 장을 본다. 생필품 가격이 합리적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롯데마트의 실험이 조금씩 결실을 보고 있다. 지난 2월 론칭한 PB브랜드인 '온리 프라이스(Only Price)가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온리 프라이스는 기존 유통업체들이 사용해왔던 '최저가' 전략과는 다르다. 롯데마트는 온리 프라이스 상품에 최저가가 아닌 '최적가' 전략을 적용했다.

롯데마트는 온리프라이스 상품에 대해 상시적으로 한 상품을 하나의 가격만을 매겨 판매한다. 예를 들어 온리 프라이스 휴지는 전국 롯데마트 매장에서 균일하게 1만원에 판매된다. 우유는 2ℓ가 3000원, 포도씨유는 5000원인 식이다. 가격에 100원 단위는 없다. 모두 1000원 단위다.

롯데마트가 이같은 전략을 구사할 수 있었던 것은 각 상품에 '프로덕트 엔지니어링(Product Engineering)'기법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프로덕트 엔지니어링은 주로 제조업체에서 사용하는 상품 개발의 과학적 접근법이다. 롯데마트는 온리 프라이스 상품에 이 기법을 적용, 상품 선정부터 개발, 생산, 관리로 이어지는 전 과정에 직접 개입해 상품의 핵심을 찾아 파트너사와 협업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예를 들어 초콜릿의 경우 소비자들이 맛있다고 느끼는 지점이 무엇인지를 연구한 결과, 카카오버터의 함유량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고비용으로 대다수의 업체들은 카카오버터 대신 값싼 팜유를 사용한다. 롯데마트는 팜유를 쓰지 않고 카카오버터의 비중을 높인 초콜릿 제품을 개발중이다. 제품의 핵심을 찾아 소비자들이 수긍할만한 가격에 내놓는 것이 롯데마트 온리 프라이스의 핵심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온리 프라이스 상품을 개발하고 여기에 1000원 단위의 가격을 매긴다는 것은 쉽지 않다. 이에 롯데마트는 제품 본질의 것이외에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요소 등을 찾아 적극 가격에 반영했다. 대표적인 것이 ‘국내산 21곡 크리스피롤 미니’다. 롯데마트는 기존 크리스피롤의 낱개 포장을 지퍼백 형식으로 바꿔 원가를 절감했다. 또 부스러기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한 입 크기로 잘랐다. 그 결과 가격을 2000원에 맞출 수 있었다.

포장 및 브랜드 디자인도 직관적이다. 온리 프라이스 상표 안에 가격을 표시해 소비자들이 쉽게 가격을 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흰색 바탕의 포장지에 붉은색으로 1000원 단위의 가격을 온리프라이스 브랜드와 함께 표기했다. 포장지에는 다른 설명은 배제하고 상품 원물의 특징을 부각시켰다. '종이컵', '보리차', '물티슈', '주방세제'와 같이 간단명료하게 표기했다.

롯데마트 온리 프라이스의 가장 큰 무기는 가격이다. 온리 프라이스 상품의 가격은 각종 행사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저렴하게 구매하는 가격과 실제 상품가격의 평균치를 기준으로 잡는다. 통상적으로 온리 프라이스 상품은 일반 제조업체 브랜드 상품 대비 약 35%가량 저렴하다.

▲ 사진=이명근 기자/qwe123@

남창희 롯데마트 MD본부장(전무)은 "온리 프라이스는 소비자들이 가장 사고 싶어하는 가격을 말한다"며 "정상가보다는 훨씬 낮아야한다는 원칙아래 소비자가 느끼는 장점에 포인트를 맞춰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의 이런 전략은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다. 롯데마트가 선보인 온리 프라이스 상품수는 총 199개로, 올해 53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에는 총 405개 상품을 선보여 130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온리 프라이스 상품 개발을 위해 중소기업들과의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좋은 기술을 가졌지만 판로가 막힌 중소기업 등을 적극 발굴해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이달까지 출시된 온리 프라이스 상품을 생산하는 60개 업체 중 77%인 46개 업체가 중소기업이다.

롯데마트는 이들과 계약을 맺을때 9개월치를 한번에 계약해 납품 받는 '9개월 총량제'를 시행하고 있다. 파트너사와 9개월간 예상 판매량을 산정해 이 기간 중 총 물량을 사전 계약하고 고객의 지지를 받는 상품은 지속 운영한다. 그렇지 못한 상품은 롯데마트가 책임지고 단종시킨다. 협력업체에게 재고를 떠넘기는 일은 없다, 전량 폐기하거나 기부한다. 현재까지 성공한 제품과 실패한 제품의 비율운 성공한 제품이 83%, 실패한 제품이 17% 정도다.

남 전무는 “온리프라이스는 오랫동안 유통업체들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특정 상품들의 가격 신뢰가 무너지는 단점을 극복하는 새로운 대안”이라며 ”온리프라이스가 고객과의 신뢰를 회복하고 파트너사와 전방위적으로 협력하며 잉여 가치를 함께 공유하는 롯데마트의 대표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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