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보불닭볶음면과 꼬북칩, '견미리 팩트' 등은 올해 상반기 대표적인 히트상품으로 꼽힌다. 꼬북칩과 '견미리 팩트'는 지난해 흥행을 그대로 이어갔고, 불닭볶음면 인기에 따른 한정판으로 선보인 까르보불닭볶음면은 원조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히트상품 하나의 힘은 대단했다. 생활용품 기업인 애경산업은 '견미리 팩트' 단 하나의 제품이 히트를 치면서 어느덧 화장품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견미리 팩트' 효과로 지난 3월 코스피시장 입성 후 주가도 150% 넘게 급등했다.
과거 명성을 지키지 못하고 오너 리스크와 함께 추락을 거듭하던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시리즈 덕분에 기사회생했다. 역시 한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던 오리온은 꼬북칩을 앞세워 제2 초코파이 신화를 노리고 있다.
◇ '견미리 팩트', 애경산업을 바꾸다
애경산업은 이른바 '견미리 팩트' 덕분에 올해 대박을 터뜨렸다. 국내 2위 생활용품 제조사인 애경산업은 '견미리 팩트'로 불리는 Age 20’s(에이지투웨니스) 제품을 내세워 성공적으로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다.
한발 더 나아가 애경산업은 '견미리 팩트'의 인기와 함께 화장품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애경산업은 화장품 매출의 80% 이상을 '견미리 팩트' 단일제품에 의존하고 있지만 이 제품이 워낙 잘 팔리고 있어서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애경산업의 화장품 부문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50%나 늘었다.
'견미리 팩트'의 효과는 애경산업의 주가에서 잘 드러난다. 애경산업은 지난 3월 22일 코스피시장에 입성했다. 하지만 공모 과정에서 흥행에 실패하면서 2만 9100원의 저조한 공모가로 출발했다.
생활용품 시장에선 2위권을 지키고 있지만 성장성이 높지 않았고, 화장품 시장에선 '견미리 팩트'가 잘 팔리고 있긴 하지만 단일제품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핸디캡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상장 후 주가는 말 그대로 날개를 달았다. 애경산업의 주가는 지난달 29일 7만 4100원까지 올랐다. 공모가와 비교하면 150% 넘게 급등했다. 지난달 28일엔 장중 7만 7200원까지 오르면서 최고가를 다시 썼다. 애경산업은 '견미리 팩트'를 내세워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 진출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추가 성장 가능성도 여전히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불닭볶음면 덕분에 기사회생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시리즈는 한때 라면시장의 선두주자였지만 오너 리스크로 추락을 거듭하던 삼양식품을 되살려냈다. 실제로 불닭볶음면은 지난해 말 누적 판매량 10억 개를 돌파했다. 해외에서 먼저 인기를 끈 불닭볶음면은 별다른 방송이나 광고 없이 SNS와 입소문으로 인기를 얻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판매 10억 개 돌파를 기념해 지난해 연말 한정판으로 까르보나라 파스타 조리법을 응용한 '까르보불닭볶음면'을 내놨는데 이 역시 3개월 만에 3600만 개가 팔리면서 원조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역시 광고보다는 SNS와 블로그, 유튜브 등을 통한 입소문이 주효했다.
삼양식품은 한정판으로 내놓은 '까르보불닭볶음면'이 또다시 공전의 히트를 치자 지난 5월 중순 정식 출시를 결정했다. 덕분에 삼양식품의 주가는 지난달 7일 장중 11만 7500원까지 오르면서 최고가를 다시 썼다.
삼양식품의 주가는 불닭볶음면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 초 한때 1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전인장 회장•김정수 사장 부부가 지난 10년간 회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압수수색에 이어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오르면 지난 4월 10일 장중 7만900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다가 불닭볶음면에 이어 한정판으로 내놓은 '까르보불닭볶음면'마저 인기몰이를 이어가자 주가도 반등에 성공하면서 불과 두 달 만에 66%나 급등했다.
◇ 꼬북칩, 제2 초코파이 신화 쓸까
오리온 꼬북칩은 스낵계의 새로운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3월 처음으로 선보인 후 이달 중순까지 누적 매출이 500억원을 넘어섰다. 매일 1억원 넘게 팔린 셈이다. 판매량으론 4600만 봉에 달한다. 국내 최초 4겹 스낵으로 독특하고 풍부한 식감이 인기의 비결로 꼽히고 있다.
오리온은 꼬북칩의 인기를 반영해 지난 1월부터 꼬북칩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린 데 이어 지난달부터 중국 현지에서 생산과 판매를 시작했다. 이달부터는 미국과 대만 등으로도 수출하고 있다. 오리온은 꼬북칩이 제2의 초코파이 신화를 만들어갈 것이란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꼬북칩 덕분에 오리온의 주가는 올해 들어 40% 넘게 올랐다. 지난해 말 10만 4500원이던 오리온의 주가는 지난 29일 14만 9000원까지 상승했다. 지난 19일엔 장중 한때 16만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오리온은 그동안 중국 법인의 실적 부진이 주가의 발목을 잡아 왔다. 그런데 꼬북칩이 계속 승승장구하고 있는 데다 올해 1분기 중국법인도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