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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현대백화점, '홈리빙'에 꽂힌 이유

  • 2018.10.19(금) 10:15

정지선 회장, '종합생활기업'으로 변신 고민
한화L&C 인수·토탈리빙 PB 론칭…적극 공략

 
예상대로 현대백화점그룹이 한화L&C를 품었습니다. 최근 공격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는 현대백화점그룹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주력은 백화점 사업을 중심으로 한 유통사업입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다양한 사업군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식품은 물론 패션과 면세점, 홈쇼핑에 이어 건설 중장비까지 영역도 다양합니다. 하지만 현대백화점그룹이 유독 신경을 쓰는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홈리빙'입니다. 홈리빙에는 각종 인테리어와 가구, 생활기기 등이 포함됩니다. 이번 한화L&C 인수는 홈리빙 사업 강화를 위한 전략 중 하나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사업 확장 공식은 명료합니다. '시너지'입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사업군과 접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한화L&C는 가구업체인 현대리바트와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대리바트는 현대백화점그룹에 인수된 이후 비약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여기에 한화L&C까지 인수하면서 현대백화점그룹은 국내 최대 홈인테리어 업체로 성장할 수 있게 됐습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홈리빙 사업에 공을 들이는 건 그룹의 전략 변화 때문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그동안 신사업 발굴에 주력해왔습니다. 전통적인 유통업만으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홈리빙 사업 확장은 이런 고민의 발로입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오래 전부터 신성장 동력에 대해 고민해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패션 부문의 한섬 인수나 가구 부문의 리바트 인수를 직접 챙긴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백화점 사업을 중심으로 시너지를 위한 가지 뻗기를 한 셈입니다.

홈리빙 사업은 이런 전략의 정점입니다. 정 회장은 현대백화점그룹의 미래로 '종합생활기업'을 그리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트렌드 변화에 민감해야 하는 유통산업 특성상 소비자들과 대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서 많은 소비자가 홈리빙에 관심이 많다는 점을 캐치해낸 겁니다.
 
▲ 자료:통계청(단위:조원). *2023년은 예상치.


홈리빙 사업에 대한 전망도 밝은 편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08년 7조원이던 국내 홈리빙 시장 규모는 오는 2023년 18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동안 한샘이나 이케아 같은 홈리빙 선두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시장을 키워왔고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온 결과이기도 합니다.

현대백화점그룹도 리바트 인수를 계기로 그동안 꾸준히 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왔습니다. 현대리바트의 지난해 매출은 888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한샘의 1조9700억원과 비교하면 아직 차이가 큽니다. 하지만 한화L&C 인수로 현대백화점그룹은 단숨에 국내 홈리빙 시장 1위 기업으로 올라서게 됐습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한화L&C를 인수하자마자 홈리빙 사업 강화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습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홈쇼핑이 운영하는 현대H몰을 통해 토탈리빙 PB(자체 브랜드)인 'ㄱㅊㄴ'을 론칭했습니다. 'ㄱㅊㄴ’은 품질·가격·디자인 등에 있어 긍정적인 감정 표현인 '괜찮네’의 초성을 브랜드화한 것입니다.

'ㄱㅊㄴ'은 가성비를 앞세웠습니다. 첫 제품인 무선 물걸레 청소기의 경우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과 비교해 20~30%가량 저렴합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앞으로 'ㄱㅊㄴ' 브랜드의 식기 건조대, 에어프라이어 등도 선보일 계획입니다. 최근 소비 트렌드가 가성비에 맞춰져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ㄱㅊㄴ' 브랜드 론칭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기존 현대리바트를 통한 홈리빙 제품에 한화L&C와 결합한 고급 제품, 'ㄱㅊㄴ'브랜드를 활용한 가성비 높은 제품 등 홈리빙의 상단부터 하단까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에 백화점과 홈쇼핑이라는 유통채널까지 갖춘 만큼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한화L&C 인수는 결국 '종합생활기업'으로 방향을 잡은 정 회장의 큰 그림 중 하나입니다. 이미 틀을 갖춘 백화점 사업에 홈리빙을 접목해 성과를 낸다면 정 회장의 복안을 상당부분 현실화할 수 있을 겁니다. 이것이 정 회장과 현대백화점그룹이 홈리빙 사업에 주력했던 이유입니다.

한 홈리빙 업체 관계자는 현대백화점그룹의 행보에 대해 "무섭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현대백화점이 원래부터 조용한 듯 보이지만 한번 꽂히면 무서울 정도로 추진력을 발휘한다"면서 "홈리빙 사업에 방점을 찍은 만큼 앞으로 홈리빙 시장의 판도도 많이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홈리빙 시장을 어떻게 재편할지 잘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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