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가 국내 출시 1년 반 만에 전체 담배 시장 점유율 10%를 돌파했다. 유해성 논란으로 잠시 주춤했던 점유율을 다시 끌어올리면서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비중을 키워가자 정부도 규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궐련형 전자담배를 겨냥한 금연 광고를 내놓은 데 이어 암 유발을 경고하는 그림과 문구를 담뱃갑에 붙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궐련형 전자담배가 덜 해롭다고 광고하는 일부 제조사와 정부의 신경전도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 궐련형 전자담배, 1년 반 만에 점유율 10%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11월 한 달간 궐련형 전자담배는 국내 전체 담배 시장에서 11.3%를 점유했다. 전달 10.4%에서 한 달 만에 1%포인트가량 상승했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기준 점유율은 9.3%다. 최근 상승세를 고려하면 올 한해 전체 담배 판매량의 10%를 차지할 전망이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지난해 6월 필립모리스가 국내에 처음 들여온 뒤 KT&G와 BAT코리아 등 경쟁사까지 가세하면서 1년 반 만에 점유율 10%를 돌파했다. 지난 6월 정부가 궐련형 전자담배도 유해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으면서 올 3분기엔 주춤하긴 했지만 10월 들어 다시 상승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특히 국내 전체 담배 판매량이 점차 줄어드는 와중에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만 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올해 11월까지 국내 전체 담배 판매량은 3186만 갑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감소했다. 반면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업계에선 지난 2014년 궐련형 전자담배가 출시된 뒤 시장점유율이 20%까지 오른 일본 사례를 고려하면 국내서도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 정부 규제 본격화…필립모리스와 소송전 '촉각'
궐련형 전자담배가 시장에서 자리 잡자 정부도 규제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3일부터 출고되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암세포 등이 그려진 그림과 경고 문구를 담뱃값에 부착하기 시작했다. 그간 이런 경고 그림은 일반 궐련 담배에만 적용해왔고, 궐련형 전자담배엔 니코틴 중독을 경고하는 주사기 그림만 있었다.
이에 앞서 보건복지부는 궐련형 전자담배를 겨냥한 금연광고를 내놓기도 했다. 광고 영상 속 인물들이 궐련형 전자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담배에) 조종당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내용이 담겼다.
▲ 보건복지부 금연 광고. (사진=보건복지부) |
특히 이번 광고는 특히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로울 것이란 흡연자들의 인식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궐련형 전자담배 흡연량의 증가가 자칫 금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규제 강도를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유해성 여부를 놓고 정부와 일부 제조사와 신경전도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필립모리스가 지난 10월에 제기한 소송에 대한 맞대응에 나섰다.
아이코스 제조사인 필립모리스는 식약처가 지난 6월 발표한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분석 결과에 대한 정보공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식약처가 법원에 답변서를 제출하면서 양측의 법률 공방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이번 소송 결과에 따라 만약 식약처의 분석 정보가 공개되면 실험 방법의 정확도에 대한 논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이 경우 정부와 필립모리스의 공방전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