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근깨 빼빼마른 빨간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어린 시절 주근깨 있는 친구들은 당시 텔레비전에서 방영했던 일본 애니메이션 ‘빨간머리 앤’이라는 별명과 함께 놀림 대상이었다. 항상 같이 학교를 오가고 바깥을 뛰어놀던 친구들은 매일 같은 시간 동안 햇빛에 노출됐지만 한 친구는 주근깨 가득, 또 한 친구는 뽀얀 우윳빛 피부를 자랑했다. 그때는 자외선 노출에 피부를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누구도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흔히 어떤 사람의 주특기나 장점을 평가할 때 '타고 났다'라는 말을 쓰곤 한다. 매끈한 피부도 타고나는 걸까? 이 의문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피부 유전자 분석키트 ‘랩 지노 인덱스’를 직접 체험해봤다. ‘랩 지노 인덱스’는 아이오페가 1996년 설립한 ‘아이오페 랩’이 유전자 분석 업체 ‘테라젠바이오’와 공동 개발한 유전자 분석 키트다.
◇ 유전자 분석시 카운슬링은 서비스
아모레퍼시픽 몰이나 아이오페 랩 홈페이지를 통해 피부 유전자 진단을 신청하면 2~3일 내에 유전자 검사키트가 배송된다. 커다란 면봉으로 볼 안쪽 입안을 몇 차례씩 쓸어내고 기재된 유전자 분석업체 주소로 보냈다. 2주쯤 지나니 결과지가 도착했다.
결과지를 통해 대략적인 피부 유전적 특성을 알 수는 있었지만 유전자 진단검사를 진행하면 무료로 검사 결과에 대한 카운슬링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카운슬링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명동 아이오페 랩’ 매장에 방문해 어떤 피부 유전자를 타고 났는지 들어봤다.(*문자로 전달받은 사이트를 통해 매장 방문 일정을 예약해야 한다)
피부 유전자 진단 카운슬링은 매장 3층에서 진행한다. 깨끗하게 세안부터 한 후 피부 측정기기 ‘마크뷰’와 ‘안테라’ 촬영을 진행했다. ‘마크뷰’는 ▲ 일반광 ▲ 자외선광 ▲ 편광 ▲ 광택광 4가지 종류의 빛에 따라 색소침착과 모공 등 피부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안테라’는 국소부위 주름과 모공, 홍조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다음으로 유수분 측정까지 하면 검사는 끝이다.
◇ 현재 피부, 거뭇한 색소침착 피부…유‧수분 균형은 완벽
검사 결과를 연구원과 함께 살펴봤다. 마크뷰로 촬영한 민낯은 차마 보기가 민망할 정도로 흉측하다. 편광을 통해 표피층에 분포한 멜라닌 색소 기미나 주근깨가 여실히 드러났고 자외선광에서는 피부 깊숙이 박힌 색소침착과 여드름을 유발할 수 있는 포피린의 분포 부위가 한 눈에 보였다. 피부 곳곳에 거뭇거뭇한 색소침착 부위들이 점박이처럼 드러나니 발가벗은 기분이다.
특히 눈가 앞쪽 부위와 코 양옆이 검게 나타났다. 연구원이 거뭇한 부위의 원인을 찾기 위해 이런저런 질문을 했다. 검게 나타난 부분은 시력교정술을 하기 전 오랜 기간 썼던 안경과 비염으로 자주 코를 푼 흔적이라는 점을 알게 됐다. 피부는 만질수록 손상되기 때문에 최대한 만지지 않는 게 좋다고 한다. 포피린은 미세한 빨간 점처럼 이마와 코에서 조금씩 나타났는데 무조건 여드름이 되는 건 아니다.
피부 타입은 유‧수분 균형이 모두 적당한 중성피부로 나왔다. 대체로 유분이나 수분 한쪽이 부족한 경우가 많고 완벽한 중성피부는 보기 드물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피부 주름과 탄력도 매우 좋은 상태로 나타났다.
◇ 여드름 없는 피부…타고난 유전자 때문
현장 피부측정과 간략한 설명을 듣고 나서야 본격적인 피부 유전자 진단 카운슬링에 들어갔다. 유전자 검사결과와 현재 피부상태를 함께 비교해준다.
유전자 검사결과 ▲ 색소침착 35점 ▲ 여드름발생 99점 ▲ 피부염증 88점 ▲ 튼살(탄성) 99점 ▲ 각질 74점 ▲ 기미‧주근깨 49점 ▲ 피부노화 70점으로 나타났다. 점수는 0에 가까울수록 ‘주의’가 필요하고 100에 가까우면 ‘양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피부상태와 유전자 진단에서 겹치는 부분들이 꽤 있다. 여드름 발생 및 피부 염증이 적고 피부 탄력도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색소침착이 쉽게 일어나고 햇빛에 노출시 멜라닌 색소가 과도하게 합성돼 기미, 주근깨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개인적 경험을 돌이켜보면 청소년기 시절 주변 친구들이 가장 많이 겪었던 여드름의 고통을 겪지 않았다. 신기하게 30년이 훌쩍 넘도록 살을 부대끼며 살았던 부모님 얼굴에서도 트러블을 본 기억이 없다.
다만, 성인이 된 후 화농성 여드름과 성인 여드름이라 불리는 좁쌀여드름을 경험한 적이 몇 번 있다. 그때는 귀찮아서 세안 후 스킨로션을 거의 바르지 않았고 잦은 음주로 자기 전 클렌징을 깜박하고 화장한 그대로 잠드는 일이 빈번했다. 환경적인 요소에 따라 피부는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 깨끗한 피부, 취약 유전자 피부특성 고려한 지속적 관리 '중요'
아울러 ‘랩 지노 인덱스’ 유전자 검사에는 헬스케어 부분도 13개가 포함됐다. 지난해까지 보습, 탄력, 색소, 항산화, 민감 등 5가지 피부 유전자 진단만 가능했지만 지난 2월 정부가 소비자 대상 유전자검사 항목을 확대하면서 헬스케어 부분도 추가됐다. 세부적으로 ▲ 비타민C ▲ 태양 노출 후 태닝 반응 ▲ 콜레스테롤 ▲ 혈당 ▲ 비만 ▲ 아침형‧저녁형 인간 ▲ 카페인 대사 ▲ 알코올 대사 ▲ 니코틴 대사 ▲ 근력운동 적합성 ▲ 지구력운동 적합성 등에 대한 유전자를 알 수 있다.
여기에서도 태양 노출 후 피부를 보호하는 유전자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피부 관리시 자외선 차단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밖에 헬스케어 부분은 향후 헬스케어 전문 유전자 진단 후속 체험기에서 자세히 다뤄볼 예정이다.
‘아이오페 랩’과 함께한 피부 유전자 진단은 검사결과만 대충 설명하는 게 아니라 카운슬링을 통해 현재 피부 상태와 앞으로 관리해야 할 부분들까지 꼬집어주니 더 알찬 느낌이다. 다만 유전자 결과에 대해 맹신해서는 안 된다. '타고 났다'는 믿음 하나로 관리를 소홀히 한다면 망가지는 것도 순식간이다.
이날 카운슬링을 진행한 김지혜 연구원은 “아무리 타고난 유전자여도 안 좋은 환경에 계속 노출되면 망가질 수 있다”며 “유전자에서 취약한 부분은 주의를 기울이면서 강점인 부분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좋은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