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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마르는 롯데쇼핑 "고맙다, 롯데리츠"

  • 2020.11.23(월) 17:20

문턱높은 채권시장…롯데리츠로 '숨통'
리츠효과 톡톡…구조조정·DT전환 동력

롯데쇼핑이 코로나19 탓에 경영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롯데리츠를 통한 자산유동화로 숨통을 확보했다. 롯데쇼핑은 유통업계 1위라는 위상에도 불구, 신용시장에서의 평가는 점점 박해지고 있다.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쇼핑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실적 약화에 재무부담은 커지고 실적개선 전망은 불확실하다는 것이 이유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은 최근 롯데리츠를 통해 약 8000억 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에 나섰다. 지난해 1조 원 규모의 자산을 유동화한데 이어 일 년 만에 추가로 대규모 자산유동화에 나섰다. 롯데쇼핑으로서는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롯데리츠 통한 자산유동화, 롯데쇼핑에 숨통

최근 롯데쇼핑은 매장 6곳을 롯데리츠(롯데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에 양도하고 해당 부동산을 임차(세일앤리스백)하기로 했다. 양도 대상은 롯데백화점 중동점(1717억 원), 롯데백화점 안산점(986억 원),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이천점(2753억 원), 롯데마트 계양점(761억 원), 롯데마트 춘천점(610억 원) 등이다. 롯데쇼핑과 롯데글로벌로지스가 공동으로 보유한 롯데마트몰 김포물류센터(955억 원)도 롯데리츠에 편입된다.

이번 자산유동화가 완료되면 롯데리츠가 보유한 자산 규모는 현재 1조 5000억 원 규모에서 2조 3000억 원대로 늘어난다. 임대 수익은 현재 약 750억 원 수준에서 약 1100억 원 수준으로 오른다.

통상적으로 리츠에 매장을 팔고 임대를 통해 영업을 계속하는 방식의 세일앤리스백은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양날의 검'이다. 2018년까지는 자산매입 의무가 있는 금융리스의 경우에만 관련 자산과 부채를 재무제표에 반영했다. 운용리스는 리스료만 인식하면 됐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금융·운용리스를 구분하지 않고 모든 리스에 대해 사용권자산과 리스 부채를 인식해야 한다. 그 결과 세일앤리스백은 단기간에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으로는 유용하지만 유동화한 자산은 부채비율의 악화를 불러온다. 

다만 이런 부담은 회사의 자산을 외부에 매각했을 경우에만 적용된다. 계열 리츠를 통한 세일앤리스백은 이런 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 롯데리츠는 롯데쇼핑의 자회사다. 롯데쇼핑은 롯데리츠의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개별재무재표 기준으로 리스부채가 잡히더라도 연결재무제표로는 모두 상쇄된다. 

◇ 한숨 돌린 롯데쇼핑, 구조조정·DT 전환 과제

유통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의 최대 과제는 구조조정과 디지털 전환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디지털 전환'의 경우 롯데쇼핑 입장에서는 '밀린 숙제'다. 롯데쇼핑은 올해 론칭한 롯데온을 통해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길 기대했다. 하지만 오픈 초기부터 오류가 발생하는 등 기대치를 충족시키진 못했다. 롯데쇼핑은 롯데온 개발 당시 약 3조 원의 투자를 계획했지만 실제 투자는 계획에 못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롯데쇼핑은 디지털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롯데인재개발원이 12월부터 시작하는 'DT인재 육성방안'도 그 일환이다. 롯데그룹은 DT인재 육성 방향을 통해 비DT직무자와 DT직무자 모두의 디지털 역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구조조정도 롯데쇼핑의 당면한 과제다. 롯데쇼핑은 경영 위기가 심화되면서 올해 안에 120개 매장(백화점 5개, 마트 16개, 슈퍼 74개, 롭스 25개)을 폐점하기로 했었다. 실제 롯데쇼핑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직원 3369명을 감원했다. 폐점이 집중된 롯데마트와 슈퍼 사업부 인력이 주 대상이었다. 이를 통해 비수익 매장은 철수하고 수익성이 높은 매장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온의 연착륙을 위해 롯데의 온·오프라인 분야 모두 대수술이 진행되는 중이며 이를 위한 롯데리츠의 역할이 크다"며 "롯데리츠를 통한 자산유동화로 구조조정의 충격을 완화하고 새로운 투자의 동력을 마련하는 모양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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