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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절실한 롯데쇼핑…반전 키워드는 '혁신'

  • 2021.11.08(월) 16:35

[워치전망대]구조조정에 실적 부진까지
M&A 시너지 내년부터…반전 여부 관심
시스템의 전반적인 혁신 절실…성패 달려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롯데쇼핑이 지난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전년 대비 매출·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시행 중인 구조조정의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경쟁사들은 소비심리 회복 등에 힘입어 좋은 실적을 냈다. 롯데쇼핑의 실적 악화는 롯데쇼핑을 둘러싼 여러 문제가 진짜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쇼핑은 연내 사업 재편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반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오프라인 점포의 폐점·리뉴얼을 마무리하고 의사결정 체계 등을 개선해 쇄신하겠다는 것이 롯데쇼핑의 목표다. 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의 잠재력은 충분하지만 그동안 지적돼 온 '시스템의 효율성'이 개선되지 않는 한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끝 없는 터널은 어디까지

롯데쇼핑은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66억원, 영업이익 28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4% 줄었고 영업이익은 73.9% 급감했다. 매출은 증권가 평균 예상치(컨센서스)에 부합했던 반면 영업이익은 부진했다.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은 지난 9월 진행된 백화점 희망퇴직에 들어간 600억원의 일회성 비용 탓이다. 따라서 이를 제외하면 889억원으로 컨센서스에 부합했다.

다만 내실은 좋지 않았다. 백화점을 제외한 타 사업 부문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뒷걸음질쳤다. 롯데백화점의 총매출액은 1조7910억원으로 전년 대비 7.5% 성장했다. 영업이익 역시 희망퇴직 비용을 제외하면 400억원 수준이었다. 그나마 명품 등에 집중된 보복소비 심리와 백화점 시장의 전반적 호황 덕에 간신히 체면치레를 한 수준이었다.

롯데쇼핑 분기 실적.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이커머스는 여전히 부진했다. 롯데ON은 지난 3분기 46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 대비 적자가 180억원 늘었다. 롯데마트·슈퍼 등 할인점 부문은 재난지원금 사용처 배제 등으로 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그동안 든든한 캐시카우였던 롯데홈쇼핑, 롯데하이마트도 부진했다. 롯데홈쇼핑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같은 기간 롯데하이마트의 영업이익도 9% 줄었다.

롯데쇼핑은 "구조조정에 필요한 투자가 진행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오프라인 구조조정 등 체질 개선과 병행해 온라인 사업의 도약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 중"이라며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및 제휴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더욱 뼈아픈 이유는

최근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롯데쇼핑의 부진은 더욱 뼈아프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 대비 1포인트 오른 104포인트였다. CCSI는 100을 넘어서면 경기 호전을 예상하는 소비자가 더 많다는 의미다. CCSI는 지난 3월 이후 코로나19 4차 대유행 직후인 7월 주춤했을 뿐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실제로 유통업체들은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9248억원, 영업이익 475억원을 거뒀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9.6%, 6.3% 늘어난 수치다. 신규 출점한 '더현대 서울' 등이 큰 성공을 거뒀다. 절대적인 매출을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내실만큼은 롯데쇼핑을 앞섰다. 아직 실적을 발표 전인 신세계도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있다.

국내 소비심리는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의 부진이 단순히 외부 요인 탓만은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본질은 경쟁사 대비 거대한 오프라인 사업 규모, 중장기 전략의 부재에 있다는 지적이다. 롯데쇼핑은 과거 공격적인 출점으로 덩치를 키웠다. 경쟁사가 진입하지 않은 지방 상권에도 다수 중소형 점포를 내 업계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유통 시장이 온라인으로 재편되면서 '독(毒)'이 됐다. 매장 운영비 등 고정비가 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온라인 대처도 늦었다. 롯데쇼핑의 통합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ON은 지난해에야 출범했다. 신세계는 이미 6년 전에 SSG닷컴을 출범했다. 그나마도 유기적 통합보다는 흩어져 있던 계열사 온라인몰의 '물리적 통합'에 그쳤다. 조직개편도 론칭 1년 후에야 진행됐다. 그 사이 경쟁사들은 적극적 투자 유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시장을 장악했다. 롯데쇼핑이 이커머스 시장에서 여전히 자리잡지 못하는 이유다.

'진짜 실력'은 내년부터?

롯데쇼핑은 내년 이후 본격적 반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일단 연내 사업 재편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롯데쇼핑은 올 한해 많은 변화를 꾀했다. 중고나라·한샘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창고형 할인점 '빅마켓'도 다시 확장키로 했다. 이들을 활용한 실험도 시작됐다. 최근 롯데하이마트가 중고거래 시장에 뛰어든 것이 대표적이다. 다불어 조만간 실시될 연말 임원 인사에서 대대적 조직 개편도 함께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사업 구조조정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적이 좋은 할인점 점포는 리뉴얼로 경쟁력을 강화한다. 롯데마트는 올해 여수·수원 등 8개 점포를 도심형 아웃렛으로 개편했다. 또 전국 400여 개의 롯데슈퍼는 신선식품·즉석조리식품 등에 집중해 상품 라인업을 재편한다. 실적 부진을 겪던 롭스는 로드숍을 철수키로 했다. 롯데ON 역시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높이려는 시도가 한창이다.

롯데쇼핑 사업 구조조정 현황.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이 반전을 일으킬 여력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인력 구조조정도 비효율 개선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평가다. 컬쳐웍스 등 코로나로 타격을 입은 계열사들의 실적도 개선될 여지가 충분하다. 여기에 사업 구조조정, M&A의 효과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커머스 부문의 전략적 방향성만 명확해진다면 관련 시너지 창출도 가능하다. 다만 이 모든 것이 롯데의 가장 큰 약점인 '시스템'에 달려 있다는 점이 문제다.

롯데쇼핑은 그동안 수직적 의사결정 방식과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영향력을 빠르게 높이는 '패스트 팔로워' 전략으로 성공해왔다. 이런 방식은 과거에는 통했다. 하지만 트렌드가 급변하고 시장이 융합되고 있는 현재와는 맞지 않다. 따라서 롯데쇼핑이 '반전'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혁신'이 필수다. 시스템 혁신은 롯데 스스로 많은 것을 버려야 가능하다. 롯데는 익숙한 것을 쳐내는 아픔을 견뎌낼 수 있을까. 이것이 롯데의 미래를 가늠할 핵심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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