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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해진 막걸리, 제 2의 전성기가 온다

  • 2021.04.01(목) 14:40

도수 낮추고 포장 바꾸고…젊은 층 공략
대형마트·편의점도 가세…성장세 뚜렷

(왼쪽부터) 서울탁주의 '장수 생막걸리', 대한제분과 한강주조의 '표문 막걸리', CU의 테스형. [사진=각사 제공]

10년 전 반짝 전성기 이후 급격하게 위축했던 막걸리 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막걸리 제조 업체들이 알코올 도수를 낮추거나 포장을 리뉴얼하는 등 '체질 개선'에 공을 들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마트나 편의점 업체들도 '혼술·홈술' 시장을 겨냥해 막걸리 살리기에 힘을 보태면서 상승세는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이색 막걸리도 줄줄이 출시되는 분위기다. 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 막걸리가 주목받기 시작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 막걸리 시장, 10년 전 전성기 수준 회복 추세

국내 막걸리 시장은 지난 2010년대 초반 전성기를 찍은 이후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점차 실적을 회복하고 있다. 국내 막걸리 시장 1위 서울탁주의 계열사 서울장수(진천공장)의 경우 지난 2012년 매출액 343억 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13년에는 240억 원가량으로 뚝 떨어졌다.

이후 한동안 더딘 모습을 보이다가 최근 들어 다시 실적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지난해 진천공장을 포함한 서울탁주 전 제조장의 매출액은 1600억 원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액만 따지면 10년 전 전성기 시절 못지않은 규모다. 최근 수년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지평주조도 2015년 45억 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이 지난해 사상 최대인 308억 원까지 늘어났다.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도 막걸리 매출액은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에 따르면 막걸리의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지난 2018년 19.2%에서 2019년 16.7%, 2020년 23.2%로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 1분기의 경우 29.8%로 근래 들어 가장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롯데마트도 2017년 6.6%에 불과했던 매출 신장률이 2018년 29.8%로 급증했고, 이후 2년간 10% 안팎의 신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막걸리 시장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일단 기존 제조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체질 개선'에 공을 들인 덕분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평주조다. 지평주조는 젊은 소비자를 겨냥해 지난 2015년 알코올 도수를 5도로 낮춘 '지평생쌀막걸리'를 내놓으며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이 제품이 인기를 끌자 기존에는 알코올 도수가 6~8도였던 막걸리 시장에 5도 이하 제품이 줄줄이 출시됐다.

서울장수가 지난해 말 11번가와 손잡고 내놨던 장수 생막걸리 굿즈. [사진=서울장수 제공]

국내 막걸리 시장 1위인 서울장수도 이미지 개선에 나서고 있다. 서울장수는 지난해 막걸리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녹색 페트병을 투명병으로 바꾸며 주목받았다. 제품 라벨에도 10일이라는 짧은 유통 기한을 강조하기 위해 '십장생(10일 장수 생고집)'이라는 문구를 넣어 개성을 살렸다. 이후에도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굿즈를 제작하는 등 브랜드 마케팅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느린마을 막걸리로 유명한 배상면주가는 홈술 트렌드에 착안해 지난해 초 온라인 주류 판매 플랫폼 '혼술닷컴'을 선보였다. 특히 이 플랫폼을 통해 막걸리 정기구독 서비스인 '월간홈술'과 주류 당일 배송 서비스인 '오늘홈술' 등을 차례로 선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느린마을 막걸리의 온라인 판매량은 전년보다 다섯 배가량 증가했다.

◇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이색 제품 줄줄이 출시

이런 노력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기존 막걸리 소비층은 주로 중장년 층 이상에 국한돼 있었다. 하지만 이제 이른바 MZ 세대(밀레니얼+Z세대)에서도 막걸리 선호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CU에 따르면 20~30대가 전체 막걸리 매출에서 차지했던 비중은 지난 2018년 1분기 9%가량에서 올해 1분기 16% 정도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CU 관계자는 "막걸리를 즐기는 젊은 층이 늘어난 것은 뉴트로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맛, 세련된 디자인의 용기를 가진 상품들이 꾸준히 출시되면서 이전보다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통 업체들이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이색 신제품들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는 것도 막걸리 시장의 성장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우선 이마트의 경우 지난해 지평주조와 함께 '지평 이랑이랑'이라는 스파클링 막걸리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알코올 도수를 5도로 맞추고 시원한 탄산감을 느낄 수 있는 이색 제품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실제 출시 2주 만에 5만 병이 팔리는 등 인기를 끌었다.

편의점 업체들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CU는 최근 가수 나훈아의 유행곡 '테스형'을 모티브로 '테스형 막걸리'라는 제품을 내놨다. 이마트24는 장수막걸리와 손잡고 막걸리 패키지를 넣은 플래너와 메모지를 선보였다.

지난해 '곰표' 맥주로 인기를 끌었던 대한제분도 막걸리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나루 생 막걸리'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한강주조와 손잡고 만든 '표문 막걸리'다. '표문'은 '곰표'를 거꾸로 표기한 말이다. 대한제분 관계자는 "젊은 양조장인 한강주조와 함께 기존 전통주 이미지를 '뒤집자'는 의미에서 막걸리 이름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막걸리는 각 지역마다 특색 있는 전통 제품들이 있는 데다, 최근 들어서는 주목 받는 신생 업체들도 늘고 있다"며 "다양한 맛을 선택해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수입맥주나 수제 맥주에도 경쟁력이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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