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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맥주의 '따상', 곰표의 '쌍끌이'

  • 2021.05.15(토) 11:00

[주간유통]제주맥주, 수제맥주 인기 업고 상장
곰표밀맥주는 완판 행진…국산 맥주 시장 영향은?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주간유통]은 비즈니스워치 생활경제팀이 한 주간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있었던 주요 이슈들을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 드리는 콘텐츠입니다. 뉴스 뒤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사건들과 미처 기사로 풀어내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여러분들께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주간유통]을 보시면 한 주간 국내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벌어진 핵심 내용들을 한눈에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시작합니다. [편집자]

◇ 여름 맥주 전쟁, 뜻밖의 수제맥주

벌써 날씨가 더워지고 있습니다. 맥주 업체 직원들은 매년 이맘때쯤이면 더욱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기온이 오를수록 사람들이 맥주를 더 많이 찾기 때문입니다. 여름은 맥주의 계절이라고도 하죠. 맥주 업체들에게 여름은 한해 농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무척 중요한 시기입니다.

올해 여름은 국산 맥주 업체 간에 더욱더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습니다. 업계에서는 '카스·테라 전쟁'이라는 조어를 쓰기도 하는데요. 오랜 기간 국내 맥주 시장 1위 자리를 지켜온 오비맥주의 카스와 이를 바짝 뒤쫓고 있는 하이트진로의 테라가 제대로 격돌할 전망입니다. 과연 카스가 왕좌를 수성할까요. 아니면 테라가 드라마틱하게 1위로 올라설까요. 이 승부가 올여름 맥주 시장의 관전 포인트가 되리라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게 웬일인가요. 날이 부쩍 더워지는 와중에 소비자들의 이목은 뜻밖의 업체들에 쏠리고 있습니다. 바로 국내 수제맥주 제조 업체들입니다. 제주위트에일이라는 제품으로 이름을 알린 제주맥주는 이달 말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인데요. 얼마 전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에 이어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서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상장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세븐브로이라는 업체가 만드는 '곰표 밀맥주'가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주로 편의점 CU에서 판매하는 곰표 밀맥주는 안 그래도 인기가 많은데 생산량이 적어 애주가들 사이에서 '희귀템'으로 통했던 제품입니다. 그래서 세븐브로이는 최근 곰표 밀맥주의 생산 물량을 기존보다 15배 늘렸는데요. 이 역시 불티나게 팔리면서 또다시 완판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이번 여름 국산 수제맥주 브랜드의 '활약'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수제맥주는 왜 갑자기 이렇게 주목받고 있는 걸까요. 과연 이런 인기는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수제맥주가 국산 맥주의 대표 브랜드 격으로 볼 수 있는 카스나 테라, 클라우드를 위협하게 될까요.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 '라이징 스타' 제주맥주의 성장

국내 수제맥주 시장의 1위 업체는 바로 제주맥주입니다. 지난해 기준 시장 점유율은 30%가량입니다. 제주맥주가 사업을 본격화한 것은 지난 2017년인데요. 국내 수제맥주 업체 중에서도 후발주자에 속합니다. 그런데도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제품을 잘 만들어서겠죠. 

여기에 더해 제주맥주는 최근 몇 년 간 수제맥주 시장에 주어진 호재를 시의적절하게 잘 활용한 업체로 평가받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주맥주의 성장 스토리를 살펴보면 지금 국내에서 왜 이렇게 수제맥주가 인기가 있는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제주맥주의 대표 제품은 제주위트에일과 제주펠롱에일입니다. 이 두 제품이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제주맥주도 이름을 알리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지난 2019년까지만 해도 제주맥주의 매출액은 73억원에 불과했습니다. 100억원이 채 되지 않으니, 그리 큰 규모는 아닙니다. 수제맥주 시장에서 차지하던 점유율도 17.2% 정도였고요.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그런데 지난해 제주맥주의 매출이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연간 21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전년보다 세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시장 점유율도 10%포인트 이상 올랐습니다. 지난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먼저 지난 2019년 하반기에 벌어졌던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주목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당시 소비자들이 대표적으로 '불매'한 제품 중 하나가 바로 일본 맥주 제품들입니다. 일본 맥주는 그간 우리나라 수입맥주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제품이 모두 불매 운동 대상에 오르니 수입맥주 시장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수입맥주를 열심히 판매하고 있던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업체들도 곤란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대체재가 필요해진 겁니다. 이때 부상하기 시작한 게 바로 국산 수제맥주들이었습니다. 때마침 지난해부터 주세법이 바뀌면서 수제맥주 역시 3캔 1만원, 4캔 1만원 행사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유통 업체 입장에서는 수입맥주의 빈자리를 채울 아주 좋은 아이템이었던 겁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주목받은 브랜드가 바로 제주맥주의 제주위트에일과 제주펠롱에일입니다. 제주맥주는 지난해 수제맥주 업계에서 최초로 국내 주요 편의점 5곳에 모두 입성하는 기록을 세웠고요. 업계에서 최초로 4캔 1만원 판매 대열에 합류한 업체도 바로 제주맥주입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까지 덮치면서 편의점 맥주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고, 제주맥주 역시 이런 흐름을 타고 급성장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 상장 흥행 예고한 제주맥주

제주맥주는 이런 성장세를 발판으로 코스닥 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최근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 국내외 1447곳의 기관이 참여해 1356.4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는데요. 이에 따라 제주맥주는 최종 공모가를 기존 희망 공모 범위(2600~2900원)를 초과한 3200원으로 확정했습니다. 13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서도 1748.25대 1로 테슬라 요건(이익미실현 특례) 상장 기업 중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상장 예정일은 오는 26일입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제주맥주는 사실 꾸준히 영업 적자를 낸 기업입니다. 지난해의 경우 4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요. 지난 2017년 사업을 본격화한 이래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최근 빠른 성장세와 함께 미래 성장 가능성까지 투자자들에게 인정받은 것으로 여겨집니다. 

실제 제주맥주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수제맥주 업체가 할 수 있는 여러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이 업체는 그간 제주위트에일 등 대표 제품 외에 다양한 히트 상품을 꾸준히 만들고 있습니다. 편의점 업체 GS리테일과 손잡고 내놓은 '제주 백록담'이나 '성산일출봉', '금성맥주'가 대표적입니다. 지난해 말에는 현대카드와 손잡고 '아워에일'을 출시해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대기업 위탁생산(OEM)을 통해 생산량을 크게 늘릴 계획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주류 규제 개선방안'을 내놓으면서 주류 제조업체가 다른 제조업체 시설을 이용해 OEM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는데요. 지난달 세부 시행령이 고시돼 실제 생산이 가능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제주맥주는 롯데칠성음료와 OEM 계약을 맺고 생산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간 수제맥주는 생산량이 적어 인기가 많아지면 금세 품절이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이제는 그런 일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 완판, 또 완판…곰표 밀맥주

제주맥주 외에도 최근 수제맥주 업계에서 주목받는 업체가 있습니다. 세븐브로이맥주입니다. 세븐브로이맥주는 지난 2011년 맥주 제조 일반면허 1호를 획득한 한국 최초의 수제맥주 기업으로 여겨집니다. 강서맥주, 달서맥주 등 지역 이름을 딴 제품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죠.

이 세븐브로이가 최근 다시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곰표 밀가루를 만드는 대한제분, 그리고 편의점 업체 CU와 손잡고 만든 '곰표 밀맥주'가 완판 행진을 벌이고 있는데요. 이 제품은 지난해 5월 처음 출시돼 인기를 끈 바 있습니다. 하지만 생산량이 적은 탓에 먹고 싶어도 살 수 없는 '희귀템'으로 여겨지곤 했었습니다. 

/사진=BGF리테일 제공.

그래서 세븐브로이맥주 역시 롯데칠성음료와 손잡고 OEM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월 20만개 가량이던 생산량을 300만개로 15배 늘렸고요. 그런데 OEM 생산 2주만에 300만개가 완판되며 또다시 품절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곰표밀맥주는 지난달 30일에는 CU에서 카스와 테라, 하이네켄 등을 제치고 전체 맥주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곰표 밀맥주 역시 편의점 업체가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데다 4캔 1만원 행사까지 하면서 많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여기에 더해 OEM으로 대량생산의 날개까지 달면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 수제맥주 성장 언제까지

코로나 19 사태가 계속되면서 편의점 채널을 기반으로 한 수제맥주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따라 여러 업체가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더욱더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최근 수제맥주 업체인 더쎄를라잇브루잉 역시 롯데칠성음료와 OEM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 업체는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손잡고 '유동골뱅이맥주'를 출시해 인기를 끈 바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올해 3월 롯데제과와 함께 출시한 '쥬시후레쉬맥주'도 인기를 끌면서 생산량을 늘릴 필요가 있었습니다.

/사진=이명근 기자

국내 맥주 업계 1위인 오비맥주 역시 편의점과 손잡고 OEM 생산에 나서기로 했는데요. 오비맥주 자회사인 ZX벤처스 코리아를 통해 덴마크 아웃도어 브랜드 노르디스크와 협업한 제품인 '노르디스크캠핑맥주'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판매처는 편의점 GS25이고요. 

다만 수제맥주 시장이 오랜 기간 급성장하기는 어려우리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주류 업계에서는 코로나 19 사태가 종식되면 그간 위축해있던 유흥·외식 시장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이 경우 편의점 등 가정 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수제맥주의 성장세는 주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물론 수제맥주 업체들이 유흥·외식 시장에서도 자리를 잡으면 좋겠지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오비맥주나 하이트진로 등 대기업들은 대규모 영업 조직을 활용해 외식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수제맥주 업체들은 아직 이런 공을 들일 만한 여력이 되지 않습니다. 

수제맥주 업체들은 과연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까요. 수제맥주의 인기는 올여름 '카스·테라 전쟁'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무더운 여름밤, 여러분들이 어떤 맥주를 고르느냐가 우리나라 맥주 제조 업체들의 운명을 가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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