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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지는 '골프웨어' 시장…럭셔리 브랜드만 뜬다

  • 2021.12.06(월) 14:46

중저가 브랜드는 역성장…양극화 뚜렷
"해외여행 풀리면 골프 열풍도 줄 것"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코로나19와 함께 골프웨어 시장이 폭풍 성장하고 있다. 2030 골프족들이 뜨고 해외여행 수요가 골프로 몰리면서 관련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덕분이다.

다만 골프웨어 브랜드 간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일각에선 후발 업체들의 잇따른 시장 진입과 골프웨어 브랜드 확장으로 골프웨어 시장이 '레드오션'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골프웨어 시장은 눈부시게 성장했다. 특히 타이틀리스트, PXG, 파리게이츠 등 '럭셔리' 골프웨어 브랜드 성장이 두드러진다. 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타이틀리스트, 풋조이(FJ) 등을 전개하는 아쿠쉬네트코리아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2914억원과 49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8%, 6.9% 증가한 수치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골프의류 PXG를 판매하는 로저나인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4% 증가한 71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107억원에서 198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파리게이츠와 세인트앤드류스, 핑 등을 보유한 크리스에프앤씨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924억원, 4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7%, 32.1% 올랐다.

백화점 골프웨어 매출도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5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올 11월까지 현대·신세계·롯데백화점은 골프웨어 누적 매출은 전년 대비 61.7%, 55.1%, 38.2% 점프했다. 백화점 3사의 2019년 골프웨어 매출 성장률이 3.1%, 5.6%, 9.6%였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3년간 매우 가파르게 성장한 셈이다.

반면 이들과 대조적으로 중저가 골프웨어 브랜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루이까스텔을 전개하는 브이엘엔코는 지난해 매출 1274억원, 영업손실 93억원을 냈다. JDX를 운영하는 신한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이 9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줄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4억원으로 23% 감소했다. 가스텔바작의 지난해 매출도 671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줄었다. 슈페리어의 지난해 매출은 716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감소했고 8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패션업계에선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골프수요는 급증했지만 브랜드간 양극화 현상은 심해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브랜드 양극화의 배경에는 2030세대의 소비 성향이 꼽힌다. 중저가 브랜드가 골프웨어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2030세대의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 성장이 둔화했다는 분석이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MZ세대에게 골프웨어는 자신을 드러내는 하나의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기존 브랜드를 여러 벌 구매하는 것보다 조금 비싸더라도 개성 있는 고가 브랜드를 구매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2030세대 골프 인구는 급격하게 늘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골프 인구는 515만 명으로 추정된다. 2009년 293만명에서 12년 동안 75.8% 증가했다. 이중 2030세대 골프 인구는 115만명에 달한다.

일각에선 골프웨어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를 맞았다는 우려도 나온다. 골프웨어 시장이 성장하면서 후발 업체들이 잇따라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데다 기존 패션 기업들도 골프웨어 브랜드를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골프웨어 엘로드, 잭니클라우스, 왁 등을 운영해온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FnC)부문은 지난해 골프전문 편집숍 더카트골프를 론칭한 데 이어 올해 3월 온라인 전용 골프 브랜드인 골든베어를 선보였다. 닥스골프, 헤지스골프 등을 보유한 LF 역시 지난해 9월 '캐주얼 골퍼'를 공략한 브랜드 더블플래그를 론칭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구호'와 현대백화점그룹 한섬도 골프웨어 포트폴리오를 잇따라 확장 중이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새롭게 출시된 골프웨어 브랜드는 150개 정도다. 이 중 50여개가 올해 론칭한 브랜드다.

업계 관계자는 "골프웨어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골프웨어 라인을 출시하는 일반 패션 브랜드도 늘고 있는 등 시장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며 "업계에선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 해외여행이 재개되면 골프 열풍도 사그라들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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