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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감소' 까스텔바작, 해외서 재반등 노린다

  • 2024.03.19(화) 17:00

경기 침체·경쟁 심화로 실적 악화
내실 다지기 끝내고 외형 확장 나서

/그래픽=비즈워치

패션그룹형지의 골프웨어 계열사 '까스텔바작'이 지난해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골프웨어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비자들이 중저가 브랜드들을 외면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까스텔바작은 오너 2세 최준호 부회장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에서 외형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미국, 아시아 등 신규 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를 단행하고 국내에서는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5년만에 매출 반토막

까스텔바작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484억원으로 전년 대비 21.6% 감소했다. 상장 직전 해인 2018년 매출액(923억원)과 비교하면 5년만에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수치다.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10억원으로 2021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손실 규모는 전년(94억원)보다 크게 줄였다. 별도 기준으로는 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까스텔바작의 외형이 크게 축소된 것은 '엔데믹' 이후 골프 열풍이 사그라진 탓이다. 국내 골프웨어 시장은 코로나19 당시 큰 폭으로 성장했다. 실외에서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골프가 각광을 받으면서다.

여기에 MZ세대를 중심으로 골프의 인기가 높아지며 골프웨어 시장도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엔데믹이 도래하면서 과열됐던 시장의 거품이 꺼졌다. 이 탓에 주요 골프웨어 업체들은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경기 침체로 골프 시장이 더욱 위축됐다.

까스텔바작은 지난해 외형 성장보다는 경영 효율화에 집중했다. 매출액이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영업손실을 줄일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까스텔바작 관계자는 "적중률을 높인 효율생산으로 상품을 70%만 생산해 생산원가 투입 대비 매출액을 높였고, 품목 수 조정과 매장별 맞춤형 배분을 통해 재고를 효율적으로 관리했다"고 설명했다.

최병오의 '야심작'이었는데...

까스텔바작은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이 야심차게 선보였던 골프웨어 브랜드다. 프랑스 대표 아티스트이자 패션 디자이너인 장 샤를 드 까스텔바작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1968년 론칭한 패션 브랜드로 출발했다. 최병오 회장은 2014년 까스텔바작 국내 상표권을 인수한 뒤 2015년 3월 국내에 골프웨어로 론칭했다.

당시 국내 골프웨어 시장은 흑백 컬러 위주의 기능성 의류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까스텔바작은 비비드한 컬러와 아트워크를 입힌 제품을 중저가에 선보이며 론칭 초기 큰 인기를 끌었다. 론칭 첫해인 2015년 6월 최 회장은 직접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까스텔바작으로 3년 안에 골프웨어 시장 2, 3위 안에 들 자신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패션그룹형지

패션그룹형지는 까스텔바작이 성장세를 이어가자 2015년 범아시아 상표권을 사들인 데 이어, 2016년에는 내친김에 까스텔바작 글로벌 본사인 PMJC까지 인수했다. 2016년 8월 까스텔바작 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별도 법인으로 설립했고, 2019년에는 코스닥 시장에도 상장했다.

계열사 형지에스콰이아의 핸드백 브랜드 '장 샤를 드 까스텔바작 액세서리'를 시작으로 골프웨어뿐만 아니라 잡화, 캐주얼, 아동복, 화장품 등으로 까스텔바작 브랜드를 확장시킨다는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까스텔바작은 무리한 사업 확장, 높은 오프라인 의존도, 골프웨어 경쟁 심화 등으로 상장 이후 오히려 실적이 악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소비자들이 고가의 럭셔리 골프웨어를 선호하면서 중저가 제품 위주인 까스텔바작은 골프 대중화의 수혜를 충분히 누리지 못했다. 팬데믹 막바지였던 2021년에만 반짝 성장했을 뿐 상장 이후 까스텔바작의 매출액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해외 진출 모색하는 최준호

최병호 패션그룹형지 회장은 장남 최준호 부회장(당시 부사장)에게 2021년 5월 까스텔바작 대표이사 직을 맡겼다. 구원투수로 등판한 최 부회장은 지난 2년여 동안 내실 경영에 집중했다. 더불어 글로벌 시장으로 까스텔바작을 진출시킬 채비를 했다.

최 부회장은 2021년 9월 미국 법인 까스텔바작USA를 설립하고 미국 진출 준비를 시작했다. 지난해 4월에는 최 회장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경제사절단에도 참여했다. 현재 최 부회장이 겨냥하는 시장은 미국 군납 시장이다. 군납 시장은 진입장벽이 매우 높지만 한번 진입하면 외부 변수와 상관 없이 꾸준한 매출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외에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폴란드, 사우디아라비아 등 윤 대통령의 경제사절단에 잇따라 참여하며 해외 시장들을 직접 살피고 있다.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총괄부회장(왼쪽)과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오른쪽). / 사진=패션그룹형지

지난해에는 태국 최대 유통기업 센트럴 그룹(Central Group)과 전략적 MOU를 맺은 데 이어, 중국건설은행 동경지사와도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중국, 일본, 아세안 시장에 의류 사업을 전개할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최 부회장은 내실 다지기를 끝내고 올해 글로벌 진출을 포함한 외형 확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까스텔바작은 최근 7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이 자금은 브랜드 활성화를 위한 운영자금 및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시설자금으로 쓰인다.

까스텔바작은 올 상반기 중 프리미엄 라인을 론칭하며, 주요 백화점 및 지역에 거점 매장을 열 예정이다. 또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생산기지와 설비를 만드는 데도 투자한다.

까스텔바작 관계자는 “경영 효율화를 통해 내실을 다져 놓은 상황에서 이제는 공격적으로 국내외 투자로 외형 확대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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