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수장을 맞이한 스타벅스가 연초 차분한 행보를 보이며 지난해의 악몽을 털어내고 있다. 연초부터 다양한 굿즈 행사를 펼쳤던 이전과 다른 모습이다. '캐리백 쇼크' 이후 과도한 굿즈 마케팅을 자제하고 매장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잊고 싶은 2022년
SCK(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2조5939억원, 영업이익 122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8.7% 성장하며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새로 썼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8.9% 급락했다. 지난해 하반기 스타벅스를 충격에 빠뜨린 '캐리백 사태' 때문이다.
지난해 스타벅스는 하반기 내내 캐리백 이슈에 시달렸다. 캐리백 환불 비용으로만 3분기 358억원, 4분기 86억원의 일회성 비용을 지출했다. 총 444억원 규모로, 지난해 스타벅스 영업이익의 30%가 넘는 금액이다.
스타벅스의 부진이 오로지 캐리백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해 스타벅스의 영업이익에서 캐리백 관련 일회성 비용을 제외해도 전년보다 30% 이상 이익이 줄어든다. 이미 상반기부터 조짐이 보였다. 지난해 상반기 스타벅스는 매출 1조2681억원, 반기순이익 60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5.2%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35%나 빠졌다.
캐리백 이슈가 없었던 상반기에도 영업이익률이 전년도의 절반 수준인 4.8%까지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스타벅스는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 등 주요 음료 가격을 10% 가까이 올렸다. 가격인상 효과를 거의 보지 못한 셈이다.
올해는 다르다
새해 들어 스타벅스는 예년보다 차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스타벅스 리워드 1000만명 돌파 기념으로 아메리카노 가격을 1999년 수준인 2500원으로 내리는 행사를 연 게 유일하게 눈에 띄는 마케팅 행사였다.
지난해 이맘때 대한항공과 손잡고 '버클업 카드'를 내놓으며 한정판 굿즈 열풍을 이어간 것과 상반된다. 스타벅스는 연말 e-프리퀀시 행사 역시 다양한 굿즈를 함께 선보였던 다른 해와 달리 플래너 3종만 내놨다.
이는 지난해 취임한 손정현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손 대표는 취임 직후 "지속가능한 성장과 핵심가치를 재정비해야 한다"며 "스타벅스의 위기를 기본과 본질적 가치로 돌아가서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스타벅스의 본질인 매장 서비스와 커피 품질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소비자들도 스타벅스의 달라진 행보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실제 지난해 말 플래너 증정 행사의 경우 굿즈 종류가 플래너 3종으로 크게 줄었음에도 전체 물량은 전년 대비 10%가량 늘었다.
업계에서는 스타벅스가 수익성보다는 외형 확대를 위한 행사였던 굿즈 마케팅을 접고 내실 챙기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굿즈 증정 행사가 과도하게 커지면서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이 됐던 것을 바로잡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굿즈 행사는 수익보다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운영하는 것"이라면서 "오픈런, 캐리백 이슈 등 부정적인 면이 부각된 데다 수익성까지 악화한 만큼 이를 줄이는 것은 당연한 행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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