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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24, '하이브리드' 전환 질주…허들도 있다

  • 2023.04.07(금) 06:50

이마트24 무인·하이브리드 매장 1680개
심야 운영 약점, 하이브리드 매장으로 보완
야간 셀프계산대, 주류·담배 판매는 과제

이마트24가 무인 하이브리드 매장을 경쟁사 대비 2배 이상 늘리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점주에 심야 영업을 강제하지 않는 이마트24가 심야시간대 셀프계산 시스템 도입을 통해 점포당 매출을 늘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심야시간대 수요가 많은 주류·담배 판매가 어렵다는 점은 성장 한계로 꼽힌다.

/그래픽=비즈워치

이마트24 '무인매장' 경쟁사 대비 2배

6일 이마트24에 따르면 올 1분기 이마트24의 무인·하이브리드 점포 수가 1680점으로 늘었다. 이 회사의 하이브리드 점포는 △2020년 113점 △2021년 1050점 △2022년 1600점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편의점은 유·무인 운영을 혼합한 시스템이다. 주간은 편의점 직원이 매장을 직접 운영하고, 심야시간대는 셀프계산 시스템을 통해 무인 운영한다. 

이마트24의 하이브리드 매장은 경쟁사 대비 2배 이상 많다. 이마트24 전체 점포(6365개) 중 25% 이상이 하이브리드 매장인 셈이다. 반면 CU(400여점)와 GS25(790점)의 하이브리드 매장 비중은 각각 약 2.3% 4.8%에 그쳤다.

2021년 9월엔 '완전 무인매장' 이마트24 스마트코엑스점도 시범 운영중이다. 이곳은 고객이 상품을 들고 매장을 나가면 AI비전, 무게 센서 등 첨단기술을 통해 자동결제되는 점포다. 회사 관계자는 "매장 테스트를 거친 후 일부 기술을 다른 매장에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늘리는 이유

이마트24가 하이브리드 매장 확대는 사업 후발주자의 차별화 전략과 맞닿아 있다. 2014년 편의점 시장에 뛰어든 신세계그룹은 24시간 영업 등을 강제하지 않는 전략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하지만 사업을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심야 시간을 운영하지 않는 이마트24 점포는 70%에 달한다. 점포 당 매출을 높이기 위해선 매장 운영시간을 연장해야 하는 셈이다.

이마트24는 무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도입해 문제 해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는 장비 설치 비용을 본사가 부담하고 사용료만 부과하는 방식으로 하이브리드 매장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가맹점의 추가매출 증대를 위해 하이브리드 매장을 운영중"이라고 말했다.

추가 상권 확보를 위한 포석이란 해석도 있다. 그간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출점하기 어려웠던 상권을 무인 운영을 통해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인건비가 들지 않는 무인매장을 활용하면 골프장, 선박, 회사 등 수익성이 낮은 상권도 출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규모의 경제'도 실현할 수 있다. 편의점 후발주자 이마트24의 점포 수는 CU(1만6787점)와 GS25(1만6448점) 대비 반절도 되지 않는다. 이마트24 작년 매출은 2조1180억원으로 같은 기간 GS25(7조7800억원)와 CU(7조6158억원)의 27% 수준에 그쳤다. 기존 활성화 상권은 이미 경쟁사들이 선점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매장 확보를 위해 하이브리드 매장이 효과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주류·담배 판매는 숙제

갈 길은 멀다. 현재 무인편의점에서 주류·담배 판매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행법상 대면 성인인증이 필요한 만큼 직원이 상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매장의 활용도를 높이려면 무인자판기 상용화가 필수적이다.

이마트24는 산업통상자원부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무인 자판기를 테스트하고 있다. 현재 주류 자판기 운영 점포는 30여 곳까지 늘었다. 하지만 담배 자판기 도입은 여전히 쉽지 않다. 편의점 매출 중 담배 비중만 평균 40%인 점을 고려하면 가장 시급한 숙제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올 1월부터 담배자판기를 도입하기 시작했다"며 "아직 도입 초창기라서 도입 점포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화재·기물파손 등 안전문제도 기술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이마트24는 매장 내에 △냉동장비 온도 센서 △냉장매대 자동개폐 시스템 등을 설치했다. 이상 징후 발생 시 경영주에게 모바일 푸시 알림을 발송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문제해결을 위해 경영주가 현장에 직접 방문해야 한다는 점에서 즉각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아직 주요 상권 경영주들은 무인 매장보다 직접 운영하길 선호한다"며 "하이브리드 매장이 번거롭고 모객차원에서 유인매장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책·기술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하이브리드 매장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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