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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는 좋은데, 카스만 좋네…오비맥주의 고민

  • 2023.04.23(일) 08:40

오비맥주, 카스 의존도 70% 이상
세컨드 브랜드 육성 어려움 겪어
올해 한맥 마케팅 강화 나선단 방침

그래픽=비즈워치

오비맥주가 호실적에도 고민에 빠졌다. 업계 리딩 브랜드인 카스는 순항 중이지만 나머지 브랜드들이 뒤를 받쳐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내놓은 한맥은 코로나19 영향에 제대로 된 마케팅이 어려웠고 필굿, 카스 화이트도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상황이다. 

카스는 잘 나간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매출 1조5600억원, 영업이익 361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6%, 영업이익은 38% 늘어났다. 매출은 사상 최대였던 2018년 1조6981억원 이후 코로나19 영향에 감소하다가 대폭 반등했다. 영업이익도 2019년 이후 최대치다. 

오비맥주의 반등을 이끈 건 카스 프레시다. 카스 프레시는 2019년 하이트진로의 테라 출시 후 점유율이 꾸준히 줄어왔다. 2018년 42.7%였던 카스 프레시의 가정시장 점유율은 2021년 38.6%까지 감소했다. 하이트진로의 테라가 2030 소비자들에게 지지를 받으며 점유율을 높였기 때문이다.

카스 프레시 점유율 추이/그래픽=비즈워치

이에 2021년 오비맥주는 카스의 갈색 병을 투명병으로 교체하고 '콜드브루' 공법을 도입해 신선한 맛을 강조하는 등 맛과 디자인에 대폭 변화를 줬다. 리뉴얼 후 카스의 점유율은 다시 40%대를 회복했다. 업계 최초로 도입한 투명한 병이 새로운 것을 찾는 2030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가장의 어깨는 무겁다

업계에서는 카스 프레시의 연간 매출을 1조원 이상으로 추산한다. 오비맥주 전체 매출의 70~80% 수준이다. 카스 프레시가 오비맥주를 먹여살리고 있는 셈이다. 1조5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회사치고 한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다. 

오비맥주 역시 매출 다각화를 위해 다양한 제품들을 내놨다. 2019년에는 오비맥주의 첫 발포주 브랜드 '필굿'을 내놨고 2021년에는 쌀을 사용해 부드러운 맛을 구현한 한맥을 출시했다. 지난해엔 카스 브랜드를 단 첫번째 밀맥주 '카스 화이트'를 선보였다. 

오비맥주의 카스 라인업/사진제공=오비맥주

하지만 세 제품 다 시장 안착에 실패했다는 평가다. 가장 먼저 나온 필굿은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에 밀렸다. 필라이트가 지난해까지 16억캔 이상을 팔아치우며 '가성비 발포주'의 대명사로 자리잡는 동안 필굿은 유의미한 실적을 내지 못했다.

한맥도 마찬가지다. 오비라거를 대신해 카스를 뒷받침할 세컨드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유흥 시장이 타격을 입으며 제대로 된 마케팅조차 펼치지 못하고 3년을 보냈다. 

올해는 다를까

오비맥주는 올해가 거리두기 해제, 마스크 의무화 해제 등 사실상 코로나19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해가 되면서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맥을 필두로 카스 화이트와 필굿 등의 브랜드를 핵심 브랜드로 키워내겠다는 목표다.

한맥은 올해 대대적인 리뉴얼에 나섰다. 쌀을 넣었다는 것 외에 차별점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거품 지속력을 높이고 쫀쫀함을 강화해 '부드러운 맥주' 이미지를 입혔다. 병과 캔 디자인도 리뉴얼해 신제품 이미지를 강조했다. 

한맥의 리뉴얼 CF/사진제공=오비맥주

카스 화이트와 필굿도 MZ세대 소비자를 겨냥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카스 화이트는 뉴트로 열풍에 다시 인기를 얻고 있는 캐릭터 '마시마로'와 협업을 진행한 데 이어 번개장터와 손잡고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필굿도 뉴스레터와 디지털 영상을 제작하는가 하면 필굿에 티백을 넣어 칵테일처럼 마실 수 있는 '뀻백'을 내놓는 등 Z세대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이트진로가 대형 신제품 '켈리'를 출시하며 업계 1위 탈환을 공언한 만큼 올해 맥주 시장 경쟁이 볼 만할 것"이라며 "오비맥주가 올해에도 카스의 뒤를 이을 세컨드 브랜드 육성에 실패한다면 켈리의 성장 여부에 따라 판도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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