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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찐'크림 생맥…오비맥주의 '한맥' 살리기

  • 2024.03.26(화) 15:58

오비맥주, 한맥 생맥주 리뉴얼
꺼지지 않는 맥주거품 강조

그래픽=비즈워치

오비맥주가 좀처럼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세컨드 브랜드 '한맥'을 살리기 위해 전방위 리뉴얼에 나섰다. 지난해 캔맥주와 병맥주를 '환상거품' 콘셉트로 리뉴얼하고 배우 겸 가수 수지를 모델로 선정한 데 이어 이번에는 유흥 시장 공략을 위해 생맥주 리뉴얼에 나섰다. 

우리도 '거품 맥주' 한다

오비맥주는 이달 들어 한맥 생맥주의 전면 리뉴얼에 나섰다. 기존 한맥보다 부드럽고 밀도 높은 거품을 강조한 신제품이다. 이름도 거품을 부각시켜 '한맥 엑스트라 크리미 생'으로 정했다. 지난해 부드러운 거품이 올라오는 아사히 생 캔맥주의 인기로 맥주 시장에 거품의 중요성이 대두된 것을 고려한 제품이다.

한맥 엑스트라 크리미 생은 특수하게 제작된 스페셜 마이크로 크림 탭을 적용해 생크림같이 부드러워진 거품을 구현했다. 특히 생맥주를 전용잔에 따르면 촘촘하고 밀도 있는 거품이 풍부하게 차올라 100초가 지나면 거품이 흘러넘치는 장면이 연출된다. 오비맥주는 여기에 '100초 환상거품 리추얼'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밀도 높은 거품은 맥주 맛에도 영향을 준다. 거품이 맥주와 산소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탄산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새로 디자인한 전용잔 바닥에는 한맥 로고를 양각해 샴페인처럼 끊임없이 기포가 올라온다. 이 기포가 거품을 밀어올려 거품이 가라앉아 녹아 사라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한맥 생맥주를 직접 따르고 있는 윤정훈 오비맥주 브루마스터/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오비맥주는 이밖에도 앞서 산토리 맥주 팝업스토어에서 선보였던 '거품 100%' 맥주인 '한맥 스무디 생'도 일부 매장에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부드럽게 차오른 거품을 먼저 음미하고, 이후에 거품과 함께 맥주의 부드러운 풍미를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며 "현재 100여 곳 정도인 입점 매장을 연내 1000곳 이상으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6일 서울 신사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맛본 한맥 엑스트라 크리미 생은 금세 거품이 꺼지는 기존 생맥주와 달리 1분 이상 둬도 거품이 유지되는 것은 물론 잔에 넘쳐 흐를 정도로 거품이 올라왔다. 말 그대로 '크림 생맥주'라는 느낌이다.

살려야 한다

사실 오비맥주에게 한맥은 '아픈 손가락'이다. 오비맥주가 한맥을 기획할 때까지만 해도 한맥은 하이트진로의 '테라'를 잡을 비장의 무기였다. 비슷한 기간 롯데칠성은 '클라우드'와 '피츠 수퍼클리어'가 나란히 점유율을 깎아먹고 있었다. 경쟁사들의 맥주가 세대 교체에 나선 타이밍에 오비맥주 역시 신제품으로 맞대응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그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테라가 2019년 봄 출시 후 1년 만에 하이트를 완전히 대체한 반면 한맥은 출시가 가시화되는 시점부터 코로나19가 시작되며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1년이 지난 2021년 2월에야 전국 출시에 나설 수 있었다. 

오비맥주 한맥 생맥주/사진제공=오비맥주

한맥이 내세운 '우리 쌀로 만든 맥주' 콘셉트도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2019년 국내 시장을 휩쓸었던 '노 재팬' 운동이 이어졌다면 '우리 쌀', '한국 맥주 한맥' 등의 마케팅이 통할 수 있었겠지만 한맥 출시 시점에는 이미 '지나간 이슈'였다.

하지만 오비맥주로서는 한맥을 포기하기 어렵다. 하이트진로는 현재 테라와 켈리 2개 브랜드를 메이저 맥주 시장에서 운영하고 있다. 롯데칠성도 클라우드와 크러시 2개 브랜드를 갖고 있다. 오비맥주 역시 카스를 뒷받침할 세컨드 브랜드의 육성이 필요했다. 지난해부터 2차례에 걸쳐 한맥 리뉴얼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한맥이 올해로 정식 출시 4년차"라며 "올해엔 어느 정도 성과를 내야 브랜드가 유지될 수 있기 때문에 오비맥주로서도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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