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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번다" 이커머스 '탈적자' U턴 러시 시작됐다

  • 2023.06.08(목) 07:50

'외형' 확대 대신 '수익' 개선 무게
SSG닷컴·롯데온·G마켓 적자 폭 축소

외형 확대에 집중하던 이커머스 업계가 이젠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 경쟁 격화 속에 엔데믹으로 성장세마저 낮아지면서다. 특히 금리 인상 등 경제적 변수가 커지며 이전처럼 대규모 투자를 받기도 쉽지 않아졌다. 주요 업체들은 사업 효율화, 수수료 개편 등으로 하반기에도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적자 확대는 옛말

현재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의 적자 폭은 일제히 축소되는 양상이다. 계획된 적자를 외치던 쿠팡이 대표적이다. 쿠팡은 지난 1분기 1억677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1분기에는 영업손실 2억571만 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와우멤버십 요금 인상 등 과거 수익성 개선 노력이 먹혔다는 평가다. 

쿠팡 실적 / 그래픽=비즈워치

SSG닷컴과 지마켓의 적자 규모도 줄었다. SSG닷컴은 지난 1분기 영업적자가 지난해 257억원에서 올해 156억원으로 축소됐다. 같은 기간 지마켓의 영업적자도 194억원에서 올해 109억원으로 개선됐다. SSG닷컴은 명품과 뷰티 등 고마진 제품 중심 전략이 주효했다. 지마켓 역시 고수익성 상품과 마케팅 물류비 효율화가 영향을 미쳤다. 

롯데온도 적자 폭을 줄이고 있다. 롯데온의 지난 1분기 영업적자는 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0억원이나 감소했다. 현재 롯데온의 영업적자가 3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새벽배송 전면 중단 등 수익 구조 개선에 집중해왔던 덕분이다. 현재 롯데온도 뷰티·명품·패션 등 고마진 버티컬(전문몰)에 집중해오고 있다. 

시대가 변했다 

사실 업계는 이전까지 외형 확대에 주력해왔다. 수익성보다는 매출을 늘리는 데 혈안이었다. 각종 쿠폰에 여러 적립금까지 얹어주며 점유율 확보를 위한 출혈경쟁이 치열했다. 이 때문에 늘 적자에 시달렸다. 비용이 수익보다 많은 구간만 잘 버티겠다는 속내였다. 이후 시장을 장악해 규모의 경제로 흑자를 만든다는 계산이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다만 이제 엔데믹 등 시대가 변했다. 더 이상 코로나19 팬데믹 수혜를 기대할 수 없다. 폭발적으로 늘었던 성장세가 가라앉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무리한 확장은 자칫 리스크가 될 수 있다. 게다가 고금리에 투자 시장이 얼어붙었다. 이 때문에 과거와 같은 대규모 투자가 종적을 감췄다. 이젠 의도된 적자로 볼륨을 키우기 힘들다는 얘기다. 

이커머스 상장 열차가 멈춘 것이 대표적 사례다. 실제로 올해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컬리, 오아시스 등 주요 e커머스들은 상장을 중도 포기했다. 상장이라는 탈출구마저도 마련하지 못하면 이젠 정말로 무너지는 플랫폼이 나올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나온다. 이런 악조건 탓에 업계는 '성장'보단 '내실'로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반기에도 내실 경영

실제로 업계는 올해도 내실 경영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쿠팡도 공격보다 수성에 초점을 맞춘 모양새다. 쿠팡은 최근 로켓그로스(구 제트배송)의 과금 체계를 손질했다. 로켓그로스는 입점 판매자 대상으로 상품 입고부터 판매, 배송, 고객서비스(CS) 통합 풀필먼트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당초 통합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에서 개별 요금제로 변경했다.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마트 계열 SSG닷컴과 G마켓은 올해 50% 이상 적자 폭을 줄이겠다는 경영 목표를 세웠다. 수익성이 저조한 서비스를 과감히 중단하고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해 하반기에도 적자 폭 줄이기에 나선다. 롯데온도 백화점 고마진 채널을 중심으로 버티컬(전문몰) 서비스를 더욱 강화한다. 아울러 IT 역량 내재화, 물류비 절감을 위한 배송 효율화, CS 대응 시스템 고도화 등으로 적자를 계속해서 축소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티몬에 이어 올해 위메프와 인터파크 커머스를 인수한 큐텐도 최근 셀러 이용료 정책을 개편했다. 큐텐과 인터파크 커머스는 다음달부터 셀러에게 '시스템 이용료'를 새롭게 부과할 예정이다. 셀러의 매출 규모에 따라 이용료가 정해진다. 티몬도 서비스 수수료를 '플랫폼 이용료'로 변경해 과금 구간을 넓혔다. 이들 플랫폼들도 적자 규모가 큰 만큼 본격적인 수익화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쿠팡, 네이버처럼 규모를 키우는데 성공한 사업자를 제외한다면 현재 모든 이커머스의 관심사는 생존일 것"이라며 "배송 등 보편적 경쟁에서 밀려난 곳들은 버티컬 등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분위기"라고 풀이했다. 이어 "무너지는 플랫폼이 쉽게 등장하지는 않겠지만 올해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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