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발포주보다 싼 카스·테라…'가성비' 승부수 파급력은?

  • 2023.07.19(수) 07:40

오비맥주 카스, 24캔 19900원 행사 2차례 진행
하이트진로도 테라, 켈리 행사 연이어 진행해
대형마트 중심 행사로 전체 점유율 영향은 미미

그래픽=비즈워치

오비맥주의 카스와 하이트진로의 테라·켈리가 맥주 성수기인 여름철을 맞아 과감한 '가성비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정상가가 약 3만원인 캔맥주 350㎖ 24개입 1박스를 1만9900원에 판매하는 물량 공세다. 

다만 편의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크지 않은 대형마트 중심 행사인 탓에 대세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맥주 1캔에 830원?

포문은 오비맥주가 열었다. 지난달 15일부터 주요 대형마트에서 카스 350㎖ 24개입 제품을 1만9900원에 판매했다. 일반적으로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국산 맥주 355㎖ 24개입 박스는 2만9900원에 판매된다. 캔당 용량이 5㎖ 줄기는 했지만 할인폭이 30%대에 달한다.

전례없는 할인폭에 '홈맥' 마니아들이 마트로 집결했다. 당초 2주 이상 행사가 지속될 것으로 봤지만 9일 만에 준비된 수량이 동났다. 테라와 켈리의 협공으로 대형마트 점유율을 많이 잃은 카스의 반격이었다. 오비맥주는 지난 5일에도 한 차례 더 1만9900원 행사를 진행해 약 열흘 만에 준비된 물량을 모두 소진했다. 

지난 16일, 한 대형마트에서 특가 판매중인 하이트진로의 켈리/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하이트진로 역시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카스가 첫 행사를 시작한 지 일주일 뒤인 6월 21일부터 테라 350㎖ 24캔 박스를 1만9000원대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공식적으로는 테라 40억병 판매 돌파를 기념한 여름 한정판이지만 카스 할인 행사를 겨냥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카스가 2번째 행사를 시작한 7월에는 켈리도 '맥주 대전'에 참가했다. 1억병 판매 돌파를 기념해 24캔 1만9900원 행사에 돌입한 것이다. 국산 맥주 주요 브랜드 '빅 3'가 모두 30%대 할인 행사에 나선 셈이다.

선공 나선 카스, 물량공세 테라·켈리

카스는 행사 효과를 톡톡히 봤다. 6월과 7월 행사 모두 하이트진로보다 1주일 정도 빠르게 시작해 당초 준비한 물량을 빠르게 소진했다. 다른 업계라면 '조기 완판' 플래카드를 걸 만하다. 

최근 하이트진로가 일부 대형마트 점유율을 언급하며 '역전 가능성'을 내비친 데 대한 카운터로 카스의 대형마트 특가 행사를 준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기간에 대량의 물량을 판매할 수 있는 특가 행사를 통해 대형마트 점유율 회복에 나섰다는 것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6월 한 차례 진행한 행사의 소비자 반응이 좋아서 다시 한 번 진행했다"라며 "추후 추가 행사는 아직 예정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카스. 24캔 행사는 종료됐다/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하이트진로의 경우 행사 시작 타이밍은 카스보다 한 발 늦었지만 압도적인 물량 공세로 점유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오비맥주가 2차례의 행사를 각각 9일, 10일간 진행한 것에 비해 하이트진로는 이번 특가 행사를 여름 시즌 내내 진행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물량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오비맥주가 20여일간 행사를 진행한 것에 비춰보면 최소 2배 이상의 물량을 준비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테라 40억병, 켈리 1억병 돌파를 기념해 시즌성 한정 제품을 출시한 것"이라며 "여름 시즌에 판매될 정도의 물량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초특가 효과 있을까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가 판매하는 발포주 필라이트와 필굿의 마케팅 포인트는 '12캔에 1만원'이었다. 24캔이면 2만원이다. 발포주가 아닌 각 사의 메인 브랜드 맥주 가격이 발포주와 똑같은 셈이다. 

국산 맥주는 수입맥주에 비해 구매 시 브랜드 충성도보다는 가격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맛이 비슷비슷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큰 폭의 할인행사로 경쟁 브랜드의 고객을 빼앗아올 수 있다는 의미다.

가정용 맥주 시장의 최대 채널은 편의점이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다만 이번 행사가 실적보다는 이슈 모으기에 가깝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가정용 맥주 시장에서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8% 수준이다. 40%가 넘는 편의점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대형마트 내 주력 제품도 소캔이 아닌 500㎖대캔이다. 대형마트의 초특가 행사가 '대세'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행사로 인해 판매량이 늘긴 했겠지만 대형마트 시장 자체가 크지 않아 판도에 변화를 주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