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y Very Important Person
만원 주차장에서 빈 자리를 찾아 헤메는 일, 할인 쿠폰이 남아 있는지 앱을 열어 확인하는 일, 카페가 꽉 차 앉아서 쉴 곳이 없어 발을 구르는 일이 없는 사람들이 있다. 백화점의 'VVIP'다. 주요 백화점들은 모두 에비뉴엘 블랙(롯데)·트리니티(신세계)·쟈스민 블랙(현대)·PSR블랙(갤러리아) 등 최상위 등급 고객에게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등급을 부여한다.
백화점업계가 VVIP를 우대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매출에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데다, 불황의 영향도 거의 받지 않는다. 업황에 따라 마트로,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고객과 달리 언제나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을 보장한다. 다른 채널을 함께 이용하며 가격을 따지는 일도 많지 않다. 그보다 더 큰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채널'이지만 이커머스는 조금 다르다. 쿠팡에서 월 1000만원을 쓴다 해도 특별한 혜택이 주어지진 않는다. VIP 제도를 운영한다는 다른 이커머스들도 큰 차이는 없다. 기껏해야 구매 금액 대비 적립 비율이 1~2% 늘어날 뿐이다. VIP 제도라 부르기엔 초라하다.
그런 면에서 컬리는 초창기부터 충성고객을 대하는 태도가 다른 이커머스와는 달랐다. 컬리를 가장 먼저 알아본 VIP, VVIP를 잡아야 한다는 걸 일찍 깨달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진행한 뷰티컬리페스타에서는 VIP 고객을 위해 공식 행사 개막 전 사전 오픈을 진행했다. 지난 8월 '런던베이글뮤지엄'이 온라인 최초로 입점했을 때도 VIP 고객은 사전 구매가 가능했다. VIP를 위한 전용 몰도 상시 별도 운영 중이다.
예약 전쟁 없이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을
컬리가 이번에 진행한 '더 다이닝 위크'도 컬리의 VVIP를 위한 특별 행사다. 애초에 예약이 쉽지 않은 파인다이닝, 그 중에도 미쉐린 스타를 받은 레스토랑 7곳을 엄선해 컬리 전용 메뉴를 포함한 런치 코스를 50% 할인가에 준비했다.
단순히 VVIP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컬리의 충성 고객은 좋은 식재료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라는 점과 연관지어 파인다이닝을 체험함으로써 한국 미식문화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취지도 담았다. 자연스럽게 컬리가 '파인(fine, 품질이 높은)'한 플랫폼이라는 점도 연상이 된다.
레스토랑의 면면도 화려하다. 한국 파인다이닝의 최첨단에 있는 임정식 셰프의 '정식당', 한식의 파인다이닝화를 이끌고 있는 '온지음'과 '윤서울', 오픈 1년 만에 미쉐린 1스타를 받은 '빈호'를 비롯해 미쉐린 2스타 프렌치 레스토랑 '알렌', 1스타 레스토랑 '제로컴플렉스'와 '라망시크레'가 컬리와 손잡았다.
단순히 유명 식당을 저렴하게 예약해 주는 서비스가 아니라 컬리가 추구하는 콘셉트를 메뉴에 담아냈다는 점도 인상깊다. 컬리는 7개 레스토랑과 함께 다이닝 위크를 구성하면서 '사과'를 테마로 잡고 다양한 사과 요리를 선보였다.
빈호에서는 가지와 대하 요리에 시나노 골드 사과를 곁들이고, 정식당에선 튀근 문어에 잘게 썬 양광 사과를 올리는 식이다. 메뉴를 맛본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컬리에서 시나노 골드와 양광 사과를 주문하게 된다. 컬리가 바라는 '미식의 선순환'이다.
컬리 관계자는 ""컬리는 다른 온라인 플랫폼과 달리 고객을 락인시키고 충성도 있는 그룹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가 있다"며 "컬리멤버스, VIP제도 등 컬리만의 차별화된 프로세스로 충성고객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